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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퇴직 뒤, 공감·표현으로 친밀한 관계 맺기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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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366회 작성일 21-09-1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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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관계’ 행복한 노후의 핵심요소

은퇴 뒤 관계변화, ‘넓게’에서 ‘깊게’로

일상 유지와 일·활동 참여에 영향 커

새 관계 맺기, 자신의 가치 인정부터

자신만큼 상대도 소중하게 여겨야

상대 감정,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공감을 표현하고, 실천으로 옮겨야

노년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가족관계


보상 기대하거나 받으려 하지 말아야

부부관계는 말·밥·몸 동무가 되어야

적절한 관계 위해 자기중심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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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는 행복한 노후 생활을 위해 건강, 돈 못지않게 중요하다. 미국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팀의 70여년간의 연구 결과인 인간성장보고서 ‘행복의 조건’에 따르면 인간관계가 긴밀할수록 더 행복하고 건강하며 오래 산다. 좋은 관계는 성공적인 노화의 핵심 조건인 셈이다.

은퇴 시기에 즈음해 사람들은 관계의 변화를 겪는다. 특히 한 조직에 오랫동안 소속되어 일하다 퇴직하는 신중년들이 겪는 변화의 폭은 더 크다. 당황해하고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신중년의 전환 준비를 돕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 생애전환지원본부의 고선주(56) 본부장은 “관계의 변화를 예측해보고 대비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9월3일 마포구 공덕동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서울&>과 만난 고 본부장은 은퇴를 맞이하는 신중년의 인간관계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고 본부장은 가족의 건강성 강화 등을 연구했고 가족정책을 세우는 일을 해왔다. 2016년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중부캠퍼스 관장을 맡고 이후 캠퍼스사업본부장을 거쳤다. 가족학 박사인 그는 신중년을 대상으로 관계의 전환을 주제로 강의도 한다.

그는 먼저 신중년이 퇴직 뒤에 맞닥뜨리게 되는 이전과 다른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퇴직하면 인간관계는 양적으로 줄어들면서, 관계의 넓이가 아닌 깊이가 중요하게 된다. 이전에 조직의 수직적 관계에서 판단과 결정을 위한 소통을 주로 해왔다면, 퇴직 뒤 ‘지위라는 옷’을 벗고나면 누구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 고 본부장은 “소통방식을 바꿔 친밀한 관계 맺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관계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일상생활뿐 아니라 새로운 일·활동의 참여에도 영향을 받는다. 많은 신중년은 은퇴 뒤 다음 세대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수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방법이 문제가 된다. 공감에 기반을 둔 코칭이 되지 않아 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다. 실제 중장년을 채용하려는 곳에서는 소통할 수 있는 융화력을 매우 중요하게 본다.

고 본부장은 “관계 변화에 대한 대응의 출발점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부터”라고 말한다. 은퇴 뒤 대체로 자존감이 떨어진다. 오라는 데는 없고 찾는 사람도 줄어든다. 특히 갑작스러운 퇴직의 경우 처음엔 분노를 느끼고 자책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는 “조직에서 나왔다고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처럼 자책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또 “자존감이 있어야 다른 사람과의 관계 맺기도 할 수 있다”며 “스스로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관계 맺기를 위한 공감능력의 핵심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과 ‘공감하고 있음을 표현하라’ 두 가지다. 우선 상대의 감정을 정확하게 느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상대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줘야 한다. 힘들어하는 상대와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고, 기뻐하는 상대에게 웃음으로 함께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는 “조언이나 판단의 표현은 상대방이 원할 경우에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감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채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고 본부장은 “공감능력 키우기는 일상생활을 함께하는 가족관계에서 연습하면서 키우는 것이 좋다”고 했다. 가족관계는 노년기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준다. 하지만 은퇴 뒤 가족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적잖다. 특히 많은 남성이 평소 아내를 통해 자녀, 친지, 이웃 등과 관계를 맺어왔다. 그동안 생활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관계 맺기, 양육, 돌봄 기능을 거의 아내가 도맡은 경우가 많다 보니 가정에서 남편의 아내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는 “그간의 가족 부양을 위한 자신의 노력에 대해 보상을 기대하거나 받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나 배우자로서 책임과 의무였고, 그동안 심리·정서적으로 되돌려 받았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우자를 도와주고 기다려주는 자세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서로의 독립성을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고 본부장은 “배우자를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은 동상이몽일 수 있다”며 “배우자에 대해 관심을 갖고 관찰하며, 반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우자도 나이가 들어가기에 서로 돌봄이 필요해진다. 통계청 자료(2020년)에 따르면 남성은 15.7년, 여성은 20.8년 동안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돌봄을 받아야 한다. 노년기엔 자기 돌봄과 배우자 돌봄은 필수다. 그는 “돌봄을 받는 것과 주는 것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남성들이 청소나 식사 준비 등 생활기술을 꼭 익혀야 한다”고 권했다. 고 본부장은 “신중년 부부관계의 이상적인 모습은 ‘말·밥·몸’ 동무가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소소한 대화를 함께 나누는 말동무, 식사를 같이 준비하고 먹는 밥동무, 건강관리를 함께하는 몸동무가 되는 것이다.

자녀 관계도 달라져야 한다. 자녀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돕고, 성인이 된 뒤에는 독립된 인격체로 승낙과 양해를 구해야 하는 존재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녀에 대한 지원은 자신의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노년기 인간관계에서도 ‘너무 느슨하지도 너무 밀접하지도 않은 적절함’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너무 밀착된 관계에선 각자의 자아가 자리하기 어렵다. 자기중심을 잡고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를 찾아 좋아하는 것에 에너지 쏟아야 한다는 것이 고 본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노년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의 관계”라고 강조했다.


기사출처 : 한겨레신문 이현숙 선임기자. 20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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