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삶의 의미 찾는 시니어…69세에 행복감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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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25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20% 이상이 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과거 대다수 시니어(노년)가 여생을 소일거리를 하며 보내거나 집에서 손주를 돌보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 뉴 시니어(新노년)는 건강한 신체를 바탕으로 등산, 골프,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기도 하며 자신만의 패션 코드를 갖고 외적인 젊음을 추구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이들은 건강하고 아름답게 늙기 위한 ‘웰에이징(well aging)’을 추구한다. ‘이코노미조선’은 추석을 맞아 활력 있는 삶을 사는 뉴 시니어 전성시대를 조망했다. [편집자 주]
청년만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게 아니다. 중·노년도 새로운 걸 배우며 실수를 반복하고 한 단계 발전한다. 이들은 그간 축적한 경험과 기술도 지녔다. 청년에게는 없는 강력한 무기다. 고령화 시대 속 경제·사회 활동으로 활력을 유지하는 ‘액티브시니어(active senior⋅활력 있는 노년)’의 특징이다. 이들에게 더 이상 노년은 상실, 인생 마지막을 정리하는 시기가 아니다.
‘이코노미조선’이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미국과 일본의 인구·사회 전문가 3명을 9월 초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미국의 조너선 라우시(Jonathan Rauch)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과 제임스 레이모(James Raymo) 프린스턴대 사회학과 교수 그리고 일본의 가와이 마사시(河合雅司) 인구감소대책 종합연구소 이사장이다.
라우시 수석연구원은 중·노년은 위기가 아닌,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전환기라는 내용을 담은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를 지난 8월 국내에 출간했고, 레이모 교수는 인구 고령화, 가족의 변화, 사회적 불평등 등을 연구하는 인구통계학자다. 가와이 이사장은 ‘미래 연표: 예고된 인구 충격이 던지는 경고(2018)’를 쓴 일본의 인구·사회보장정책 분야 전문가다.
액티브시니어의 등장 배경은
제임스 레이모 “고령화 시대가 가장 큰 배경이다. 특히 건강한 노인이 늘면서 이들의 경제 및 사회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나이가 들어 은퇴한다는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자녀와 손자가 줄고, 부부간의 독립성이 강화되면서 노년이 됐을 때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가족 내 환경도 만들어졌다. 노동력 부족이 예상되는 급속한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층이 새로운 노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영향도 있다.”
가와이 마사시 “일본에는 건강한 노인이 많다. 그만큼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60~69세는 71.9%, 70세 이상은 47.5%가 일을 하고 있거나 자원봉사 또는 지역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또 60세 이상 노인 중 40%가 ‘일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돈을 벌기 위한 것, 그리고 일하는 것 자체가 건강에 좋고 노화를 방지하기 때문이다. 평균 수명이 긴 일본 사회에는 은퇴 후 연금과 현역 시절 모아둔 돈만으로는 노후를 제대로 보낼 수 없다는 불안감이 있다.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고, 지역 사회를 돕고 싶다는 의식도 강하다.”
기존 노년과 비교해 액티브시니어의 특징은
조너선 라우시 “사회 참여 경향이 강하다. 미국 사회에는 재정적 안정을 갖춘 노인이 많다. 그렇다고 이들이 일을 안 하는 건 아니다. 자원봉사, 멘토링, 시간제 근무, 지역 사회 활동 등 다양한 일을 한다.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활용해 다른 사람을 도울 방법을 찾는다. 다양한 기관, 학원 등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하는 의지도 강하다. 시니어들이 만족과 행복을 느낄 때는 사회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한 조직 또는 사회에 속해 있고 그 안에서 역할을 할 때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가와이 마사시 “일본의 액티브시니어들도 일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돈을 벌기 위한 일은 물론 자원봉사 등 지역 사회를 위해 일한다. 중요한 것은 이들은 일을 통해 성취하고, 사회에 참여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최근 눈에 띄는 액티브시니어가 있다면
조너선 라우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다. 사람들은 1942년생인 그가 대통령이 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했지만, 그는 반대론자들이 틀렸음을 증명했다.”
가와이 마사시 “일본 자동차 기업 ‘스즈키’의 스즈키 오사무(鈴木修) 상담역이다. 1931년생인 그는 이 회사를 40년 넘게 이끌었고, 올해 경영 현장에서 물러났다. 그와 동갑으로 게임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모리 하마코(森浜子) 할머니도 눈에 띈다. 모리 할머니는 최고령 게이머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액티브시니어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조너선 라우시 “현 상황이 불만족스럽더라도 그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게 먼저다. 천천히 단계를 밟아야 한다. 우선 교육에 재투자해야 한다.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늦은 성인기는 새로운 것을 배우기에 좋은 시기다. 젊었을 때만큼 유연한 두뇌가 아닐 수 있지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경험을 갖췄다.”
제임스 레이모 “건강을 챙겨야 한다. 내가 좋아하고 보람을 느끼는 활동을 하려면 우선 건강해야 한다. 젊었을 때는 모르겠지만, 노년에 접어들면 건강이 확 차이가 난다. 연금과 저축 등을 통한 재정적 안정도 중요하다. 가족, 직장, 지역 사회 등 네트워크도 유지하고 개발해야 한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이 들수록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게 문제 아닐까
조너선 라우시 “중년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인생 만족도 조사를 했다. 그동안 사람들은 청춘은 인생 최고의 시절이고, 중년은 위기의 시절, 노년은 슬픔과 상실의 시절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나 실제 조사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삶의 만족도가 청춘 시기에 높은 것은 맞지만, 계속해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50대 이후부터 반등해 69세쯤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만족도는 소폭 줄었다. U 자 모양의 인생 행복 곡선을 그린 것이다.”
50대에 반등하는 이유는
조너선 라우시 “젊었을 때는 만족을 느끼는 게 상대적으로 어렵다. 야망과 성취의 차이가 매우 크다. 40대에는 이러한 실망의 주기가 반복돼 전반적으로 비관적인 느낌을 자주 받는다. 또 노화 자체가 뇌에 ‘긍정 효과’라는 변화를 가져온다. 우리의 뇌는 나이가 들수록 긍정적인 자극에 더 많이 반응하고 부정적인 자극에는 덜 반응한다. 노화로 인해 쓴맛에 연연하지 않고 삶의 달콤한 부분을 더 쉽게 맛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액티브시니어는 본인도 노력해야겠지만, 정부 역할도 필요할 것 같다
가와이 마사시 “고령자가 일할 수 있도록 노동 환경을 정비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 4월 평균 수명 연장과 고령화를 고려해 근로자가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 의무’를 법제화했다. 현재 일본 기업의 정년은 65세다. 당장 70세 정년이 의무는 아니지만, 기업 측에 근로자가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라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65세 이상을 고용하는 기업에 보조금 등도 지원한다.”
제임스 레이모 “미국의 공공 프로그램을 보면 생애 첫 20년 동안 모든 교육이 이뤄지고, 다음 40년 동안 일을 하고, 마지막 기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은퇴 기간으로 설계됐다. 이는 현 고령화 시대에는 의미가 없다. 정부는 성인 교육, 직업 훈련 및 배치에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 20세까지가 아닌 모든 연령에 대한 교육과 직업 훈련을 지원해야 한다. 일할 수 있는 노인과 그러지 못하는 노인의 차이가 고령 사회에서 빈부 격차를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기사출처 : 이코노미 조선 박용선 기자. 20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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