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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와 능력 별개… 고정관념·연령장벽 넘어 ‘세대 공존’ 절실 [심층기획 - 고령사회 ‘연령 통합’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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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325회 작성일 21-12-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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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초고령사회 연령주의 극복

15~64세 생산인구 10년 뒤 72→66% ‘뚝’
연금·의료비 등 노인 부양 부담 더 커져
60대는 90%가 “능력 펼칠 일자리 없어”

액티브 시니어·MZ세대 대기업 간부 등
고정관념 틀 벗어나 세대 간 공존 중요

“고령화 해결 위해선 패러다임 변화 필수
누구나 지식·능력 발휘할 환경 조성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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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뒤 한국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인구 감소도 시작됐다. 저출산·고령화로 우리 사회는 그간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충격과 마주할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인구를 증가 반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할 수 있는 일은 사회와 경제, 문화 전반을 변화시켜 도래할 충격에 연착륙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일할 수 있는 인구를 늘리고, 제한된 자원·재정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나이를 따져 공부하고, 일하고, 결혼하고, 정부 지원을 받는 지금의 시스템은 앞으로도 유효한 것일까. 세계일보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공동으로 사회제도와 고용제도, 복지제도에 존재하는 연령 장벽을 짚고, 이를 극복해야 하는 이유와 방안을 모색하는 3회 시리즈를 싣는다. 


#1. 광고의 한 장면. 젊은 여성이 빈티지 재킷을 ‘무료나눔’한다는 메시지를 보고 신청한 뒤 재킷 주인을 만나러 간다. 카페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이는 백발의 멋쟁이 여성이었다. 재킷으로 멋을 내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이용해 나눔을 하는 일이 젊은층의 전유물이라는 관념을 뒤집었다.

 

#2. 최근 공개된 한 대기업의 인사는 세간을 놀라게 했다. 40대 부사장과 30대 임원이 등장한 것이다. 최연소 상무는 올해 1984년생 만 37세다. 자신의 분야에서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50대가 즐비한 임원진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 사회에서 ‘나이’는 개인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나이가 몇 살이냐에 따라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 등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나이로 할 일을 구분하기에는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내 나이가 어때서’를 외치는 ‘액티브 시니어’가 등장했고, 수평적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구인 초고령사회에서는 더 다양한 세대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 일하고, 공부하고, 노는 데에 나이가 제약이 되지 않는 사회로의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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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도 청년도 “연령 장벽 알아”

 

12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등에 따르면 그간 우리 사회는 연령에 따라 시스템이 형성돼 왔다. 10대 청소년기에는 공부하고, 2030대 청년은 사회에 진출해 돈을 벌고, 결혼한다. 4050대 장년이 되면 가족을 부양하고, 60세 이상은 ‘노인’으로 은퇴한다. 이 경로에서 벗어나면 신기하다는 시선을 받는다.연령에 따른 고정관념도 있다. 노인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라거나, 조직에서는 연차 어린 막내급이 잡일을 도맡아야 하고,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40대 이상 여성은 함께 일하기 어렵다는 식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사람들도 이 같은 ‘연령 장벽’이 있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인식 및 가치관 심층조사'를 보면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연령에 진학, 취업, 승진 등 진로·생애경력개발을 수행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는 항목에 전체 응답자의 86.3%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노인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기술이나 지식을 젊은 세대에게 전수하고 조언하는 것이다’에는 74.1%가, ‘청년은 더 진취적으로 자기 계발에 매진해야 한다’는 88.5%가 동의했다.

 

나이 때문에 차별을 느끼기도 한다. ‘노인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에 87.6%가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은퇴 후 가장 활발하게 일자리를 원하는 60~69세 연령에서 ‘그렇다’는 응답률은 90.2%에 달했다. 청년층도 마찬가지다. ‘젊은 사람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항목에 78.5%가 동의했다. ‘젊은 사람이 재혼하지 않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에 대한 동의율은 26.9%였는데, ‘노인이 재혼하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동의율은 44.3%로 한층 부정적이었다.

 

◆초고령사회 세대 공존 필요

 

이처럼 나이에 근거한 고정관념은 잘못됐다. ‘나는 에이지즘에 반대한다’(저자 애슈턴 애플화이트)는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 ‘영(young)’이 매력적이라거나 시대를 앞서간다거나 어리석다는 뜻이 아니고, ‘올드(old)’도 추하다거나 시대에 뒤처진다거나 현명하다는 뜻이 아니다.

 

문제는 이 같은 인식과 사회·제도를 그대로 안고 가기에 대한민국이 급속히 늙어가는 중이란 점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을 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20년 총인구의 72.1%에서 2030년 66%, 2070년 46.1%로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인구의 15.7%였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49년 39.8%, 2070년 46.4%로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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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준비 없이 초고령사회를 맞이하면 소아·청소년과 노인을 뒷받침하는 생산연령인구가 부족해지고, 이에 따라 생산성이 줄어 결국 경제가 활력을 잃는다. 연금과 의료비 등 노인부양의 부담도 커진다. 평균수명 증가로 노후가 길어지고, 정년 이후에도 일하기를 원하지만 기회를 찾을 수 없다. 노년 세대는 젊은층에 결혼 적령기를 강조하고, 젊어서의 고생과 희생을 당연시하면서 세대 간 갈등이 커진다.

 

지식·능력에 기반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 이유다. 연령 구분과 차별이 없다면 고령층은 새로운 일을 통해 이른바 인생 2모작과 3모작을 꾀할 수 있다. 청년들도 스스로 원하고 필요할 때 공부하고 일하며, 일터에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평가절하되지 않는다. 연령을 가리면 청소년, 어린아이들도 사회의 생산적 구성원이 될 기회가 늘어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연령에 적절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하다. 초고령사회에 노인인구를 포괄하기 위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이뤄질 수 있는데, 청년 입장에서는 노년층에만 많은 혜택이 주어지고, 자신들은 소외당하는 듯한 인식을 받을 수 있다. 함께 일할 수 있게 세대 간 소통을 통해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연령기준 변화, 정년 연장, 평생 교육 체계 마련 등 제도 변화도 논의돼야 한다.

 

정순둘 이화여대 교수(사회복지학)는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 경제, 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사회에서 정의한 결혼, 출산, 은퇴 등의 인생단계가 변하고 있는 만큼, 우리 사회에서의 연령기준을 바꾸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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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출처 : 세계일보 이진경 기자. 20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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