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아야 할 세대, 중장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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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논설위원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 중에 가장 주목을 받는 세대는 청년 등 20~30대이다. 언론이나 각 정당은 청년층 표의 향배, 청년층 대상 정책을 아낌없이 내놓고 있다. 그런데 정말 문제는 청년층에게만 있을까? 우리 경제의 핵심인 중장년층에 대한 관심이 매우 아쉽다.
중장년층은 개인의 생애주기별로도 또한 우리나라의 지속적 경제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먼저, 개인별로 보면, 윌리엄 새들러의 생애주기별 분석에서도 볼 수 있듯이 중장년층 단계는 생애주기에서 매우 길고 중요하다. 태어나서 학창 시절인 10대까지의 시기를 포함하는 배움의 단계인 퍼스트 에이지(First Age), 일과 가정을 위한 정착의 단계로 20~30대의 시기인 세컨드 에이지(Second Age), 삶을 재편성하는 단계로 인생에게 가장 긴 시간인 40대에서 70대 중반까지의 서드 에이지(Third Age), 성공적인 노화를 추구하는 포스 에이지(Fourth Age) 등 생애주기 단계에서 가장 길고 핵심적인 기간이다.
우리나라에서 중장년층인 40~64세에 해당하는 인구는 총인구의 39.4%에 해당하는 1966만4000명이고,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⅓ 수준에 달한다. 저출생이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생산가능인구의 절대적 규모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중장년층의 경제활동은 우리의 지속적 경제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지난 10년 동안 중장년층 비중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는데, 향후 10년 동안에도 중장년층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으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중장년층은 일반적으로 50대를 기점으로 고용 불안을 겪게 된다.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법제화되어 있지만, 2017년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연령은 남성이 51.6세, 여성이 47세로 평균 49.1세에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중장년층 대부분은 취업과 실업 상태를 반복하며, 일자리의 질과 임금 수준이 저하되는 불안전성을 겪게 된다. 더욱이 중장년층은 부모와 자녀에 대한 이중 부담과 자신의 노후 준비로 인하여 다른 세대보다도 경제적인 부담 및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이 시기에 퇴직이나 실업과 같은 부정적 생애 사건은 중장년층 개인과 가족에게도 빈곤과 해체를 야기하게 한다.
향후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중장년층이라고 하더라도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화에 따른 산업의 구조조정으로 더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변화 속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출현하고 기존 일자리의 감소는 중장년층에게 충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디지털 역량이 다른 OECD 국가에 비하여 그다지 높지 않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중장년층의 인적자본 수준이 높아져 가고 있고, 양질의 이·전직 교육훈련이 보완된다면 중장년층의 경험과 숙련을 활용할 가능성은 낮지 않다. 산업구조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나 작업환경을 스마트화하면 중장년층의 생산성이 상승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중장년층의 경우 교육훈련을 통한 역량 강화를 통하여 현재의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다가 퇴직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경우에는 현재의 직장보다 낮은 직위로 이동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직업이동을 생각하기 전에 스스로의 역량을 향상시켜서 현재의 직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하여 퇴직까지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디지털화에 대비한 재직근로자에 대한 직업교육훈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의 디지털화에 대비한 교육훈련은 대부분 청년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술구조 변화 등에 대응한 일자리의 변화 속에서, 경제와 개별 가정의 핵심인 중장년층이 미래를 대비하는 다양하면서도 적절한 직업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이때 직업교육훈련은 개인별 능력진단 및 상담을 통하여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적어도 중장년층에 진입하는 40세 이상의 재직자에게는 주기적으로 능력진단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사출처 : 뉴제주일보 고혜원 논설위원. 202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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