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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드론 그랜파, 57세 스타트업 인턴…시니어는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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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335회 작성일 21-12-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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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 일구는 ‘액티브’ 시니어들

은퇴 후 드론 레크리에이션 강의를 하고 있는 ‘드론 그랜파’ 강호식씨. 정준희 기자

은퇴 후 드론 레크리에이션 강의를 하고 있는 ‘드론 그랜파’ 강호식씨. 정준희 기자

“100세 시대에 가만히 집에만 있으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 퇴직 후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재취업을 했죠. 그러던 어느 날 아파트의 소나무를 드론으로 소독할 수 있다는 뉴스를 보고 그길로 드론 학원에 등록했어요. 왕복 4시간 거리의 학원에 다니면서 드론에 푹 빠졌습니다. 일을 그만둬야겠단 결심이 설 정도였죠. 딸에게 고민을 털어놓자 ‘아빠는 누굴 가르치는 걸 좋아하잖아. 아빠 그거 딱 맞아’라며 응원해주더라고요. 그때 제 나이 62세, 드론 강사로서의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직장에 있을 때의 수입과 비교하면 적은 강사료지만, 수강생들의 피드백이 곧 제 원동력입니다.”

생활비 벌고 자아실현 위해 재취업

33년간 직장생활을 한 강호식(65)씨는 훨훨 나는 드론을 만나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KBS에 공채로 입사했던 강씨는 기술과 행정 업무를 넘나들며 경력을 쌓았다. 정년퇴직을 앞두고 계약 연장 제의도 받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단 생각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우연히 만난 드론에 빠진 그는 14세 청소년들과 경쟁하며 드론 교관 자격증을 따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드론 활용법을 가르치는 ‘드론 그랜파’가 된 배경이다.

과거 유치원 선생님이었던 곽정숙(65)씨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시니어 돌봄 전문가로 변신했다. 아동과 노인은 엄연히 다른 존재지만, 둘 다 돌봄이 필요한 존재라는 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생님으로서 갈고 닦은 손재주와 소통 능력은 경로당 코디네이터, 시니어 케어 매니저로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는 10년 차 시니어 돌봄 전문가다. 곽씨는 “치매에 걸리면 요양 시설부터 알아보는 문화를 바꾸고 싶다”며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대상자 중심의 돌봄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퇴직 후 치킨집 창업을 고민하던 시니어 세대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활동적인 제2, 제3의 인생을 사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로 변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5~79세 가운데 재취업 의사를 밝힌 사람은 68.1%로, 10년 전(2011년 58.7%)과 비교해 약 10%포인트 증가했다. 은퇴 후에도 자아실현을 위해 사회 일선에 나선다는 의미다. 이들은 노후 생활비를 마련(58.7%)하고,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33.2%) 재취업에 도전한다. 경로당 방문, 지하철 종점 여행이 유일한 취미였던 전통적 시니어와는 다른 모습이다.

시니어 모델 패션쇼 참가자들. [뉴시스]

시니어 모델 패션쇼 참가자들. [뉴시스]

이들은 온라인 소비시장에서도 큰손이다. 그동안 2030 세대가 주 고객이었던 배달 앱, 온라인 쇼핑몰에는 최근 50대 이상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지난 8월 하나금융연구소 ‘세대별 온라인 소비행태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년 대비 배달 앱 서비스 결제 규모는 50대에서 163%, 60대 이상에서 142%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몰 쿠팡의 결제금액 증가율도 60대 이상(148%), 50대(123%) 순으로 높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액티브 시니어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호황을 누린 세대”라며 "일정 수준 이상 자산이 축적돼 있어 노년에도 자기자신을 위해 소비할 여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고 전했다.

수동적이고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전통적 시니어와 달리 자기의식과 목표 지향성도 뚜렷하다. 강씨는 “젊은 사람을 선호하는 강사 직종 특성상 진입 장벽이 높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다 보니 극복할 수 있었다”며 “여러 분야를 경험한 수강생들과 교류하며 삶의 지혜를 배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곽씨는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액티브 시니어의 길을 선택했지만, 돌아보니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앞으로도 인생 3모작, 4모작에 계속 도전할 계획”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시니어 전문성 발휘 돕는 정책 부족”

퇴직 후 30대 스타트업 대표와 일하는 이장희씨.

퇴직 후 30대 스타트업 대표와 일하는 이장희씨.

현대,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에서 20년간 광고,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던 이장희(57)씨는 영화 ‘인턴’(2014)의 주인공이 됐다. 30대인 스타트업 대표와 함께 일하게 된 것. 그는 퇴직 후 자신의 경험을 활용할 방법을 찾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중소기업 전문인력 사업에 도전했다.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제의한 곳도 있고, 외부 강의 요청도 물밀 듯 들어왔다. 하지만, 치매 환자였던 할머니와 거동이 불편하셨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시니어 헬스케어 기업 ‘세븐포인트원’의 인턴직을 선택했다.

그는 “젊었을 땐 경쟁에서 이기는 게 최고인 줄 알고 앞만 보면서 달려왔지만 그게 행복의 전부는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며 “내가 가진 능력이 우리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정년 없이 앞으로도 계속 일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8월 인턴을 수료한 그는 현재 세븐포인트원의 마케팅 총괄(CMO)을 맡고 있다. 이씨를 고용한 이현준 세븐포인트원 대표는 “2030 세대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들을 미리 챙겨주고, 사업 진행 방향을 예측할 수 있게 해 준 존재”라며 “회사가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청년 못지않은 열정으로 어떻게든 회사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에 대표인 저도 많이 보고 배운다”고 답했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 명을 돌파했다. 전체 인구 중 고령 인구의 비중도 16.4%로 늘어나 한국은 2025년이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될 전망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부양해야 할 인구도 점점 늘어난다”며 “액티브 시니어의 커리어와 노동력을 활용한다면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니어 인턴 사업에 참여한 플레이시드스쿨 홍원희 대표는 “시니어 인구는 늘어나는데, 이들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은 아직 부족하다”며 “청년들이 사회에 진입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니어 인력을 활용한다면 세대 갈등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사출처: 중앙일보, 오유진 기자, 20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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