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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월 27만 원 노인일자리, 용돈벌이 허드렛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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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425회 작성일 22-09-0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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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시작합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이 긴축 재정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는데요.

이에 따른 예산절감 방안 중 하나로 공공형 노인일자리를 6만개 줄이고 대신 민간 채용을 유도하기로 했습니다.

[추경호/기획재정부 장관(8월 25일)]
"직접적인 단순 노무형 일자리는 소폭 줄이고 민간의 노인 일자리는 조금 더 늘어나는 그런 쪽의 흐름을 가져가기 위해서.."

지난 정부에서 크게 증가했던 공공형 노인일자리가 세금 낭비인데다, 취업자 수에 포함돼 고용통계를 왜곡한다는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월 27만원 받는 노인일자리, 그 자체를 줄여야 할 만큼 쓸모없는 일자리인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80살 이선자 할머니.

지난해 1월부터 역에서 길을 잃거나 개찰구나 출구 방향을 헷갈려 하는 노인들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10번, 하루 3시간씩 일을 하고, 월 27만 원을 받습니다.

[이선자 (80살)]
"(27만 원으로) 쌀도 사먹어야 돼요. 얼마나 고마워요. 일을 시켜 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고맙죠."

현재 이같은 공공형 노인 일자리는 60만 8천개.

정부는 여기서 6만 1천개를 줄이고, 대신 시장형 일자리 3만 8천개가 늘도록 보조금 등을 집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자리 갯수는 줄지만, 공공에서 민간으로 옮기면 안정성이나 처우 등 질적인 면에서 나아질 거라는 건데요.

그럼 현재 공공형 노인일자리 참가자, 어떤 분들일까요.

지난 2020년 기준 60대 참가자는 6만여명, 전체의 10%정도 밖에 안됩니다.

90%는 70대 이상이고, 85살 이상도 4만 명이 넘습니다.

원한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보통 몇대 일의 경쟁을 뚫어야 합니다.

선정 기준이 소득, 자산 등이어서 노인 중에서도 '더 늙고' '더 가난한' 노인들이 참가합니다.

용돈벌이가 아닌 생계를 위해 일하는 겁니다.

또 이들의 최종 학력은 94%가 '초등학교 졸업'입니다.

정부 계획대로 직업 교육이나 민간 채용을 유도하긴 쉽지 않습니다.

[최현수/보건사회연구원 정책연구실장]
"노인들 내에서도 더 열악한 분은 그 일이라도 하시면서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받고, 건강이나 여러가지 필요하신 분들은 (공공형 일자리가 없어지면) 갈 데가 줄어드는 거죠."
노인일자리가 생계수단 이외에 치매와 우울증, 고독사 같은 노인문제를 줄이는 복지와 사회적 안전망 역할도 한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병원이용 횟수가 줄고, 우울 의심비율도 4분의 1로 급감했습니다.

[김봉덕 (87살)]
"여기(공공형 일자리) 나오면 노인들하고 이렇게 이야기도 나누고, 또 오고 가고 할 때는 잘 가라고 그러고.."

결국 공공형 노인일자리를 "세금 축내는 일자리", "단기 알바"로 폄하하는 것은, 숫자로 잘 드러나지 않는 정책의 순기능이나 수혜 당사자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재정적 잣대만으로 내린 판단으로 보입니다.

그런 판단을 하기 앞서 노인 빈곤율 OECD 1위라는 우리 현실부터 살펴봐야겠습니다.

알고보니 전준홍입니다. 
기사출처: MBC 뉴스, 전준홍 기자,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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