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샬 캐디, 건강에도 좋은 시니어 일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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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한국인재육성센터 대표 "투철한 서비스 정신이 성공 열쇠"
김영미 한국인재육성센터 대표는 골프 캐디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84년 지방 골프장 업계와 인연을 맺은 그는 골프장 중간관리자를 거쳐 베트남·중국 등 해외 골프장 총괄지배인과 대표, 예스케이컨설팅 교육부문 대표를 맡는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안양베네스트GC 근무 당시에는 이재용 삼성 회장의 지정캐디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마샬 캐디(Marshall Caddy)'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마샬 캐디란 하우스 캐디와 노 캐디의 중간적 형태다. 모든 라운딩 과정을 보조하지 않고 카트 운전, 홀까지의 거리 정보등 기본적인 편의만 제공한다.
김 대표는 지난해 4월부터 서천범 한국골프소비자원 원장과 손잡고 경력단절 여성과 5060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마샬 캐디 교육을 진행중이다. 그는 마샬 캐디가 "중장년층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중장년층도 도전 가능…지원자 대부분 구력 20년 넘어
거리 정보는 물론 클럽 전달, 심지어 디봇 수리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기존 하우스 캐디에 비해 마샬 캐디는 상대적으로 업무가 단순해 체력 소모가 크지 않다는게 장점이다. 중장년층이 도전하기에도 벽이 그리 높지 않다.
주요 타깃도 재취업에 대한 니즈가 많은 중장년층이다. 하지만 벽이 만만치 않았다. 골퍼들 입장에서는 나이가 지긋한 중년 캐디에게 서비스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는 게 이유였다.
실제로 2019년 5월에 벨라스톤CC가 처음으로 마샬 캐디를 도입했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고객들이 ‘캐디 바꿔달라’, ‘라운드 안하겠다’고까지 했다는 거예요. 아이디어는 좋은데 당시만 해도 현실과는 괴리가 있었던 거죠.”
그럼에도 김 대표는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살피며 가능성을 믿었다. 마셜 캐디 지원자 대부분이 골프 구력 20년이 넘는 골퍼들이었기 때문이다. 오랜 사회생활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함은 분명 마샬 캐디만의 차별성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벨라스톤CC도 초창기의 시행착오를 경험 삼아 골프장 대표와 직원들이 매뉴얼을 개선한 덕에 마샬 캐디 제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마샬 캐디 배정 요청하는 골퍼도 늘어
본격적으로 회원제 골프장을 중심으로 문을 두드린 끝에 조금씩 성과도 거두고 있다. 지난 6월 회원제 골프장 한 곳, 대중 골프장 한 곳과 전속 계약을 맺고 마샬 캐디를 공급하고 있다.
고객들의 반응에도 변화가 엿보이고 있다. 처음엔 거부감을 갖던 골퍼들도 점차 마샬캐디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마샬 캐디를 배정받기 위한 회원간 ‘예약 경쟁’도 벌어진다는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일부 고객은 다음 라운딩 때도 마셜 캐디와 동반하길 원하기도 합니다.”
월 수입 250만원선…신체적·정신적 만족감 높아
김 대표는 "근무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탄력적으로 일할 수 있어 개인 상황에 맞춰 일정을 조정할 수 있어서다. 월 수입은 업무 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250만~300만원선이다. 2부까지 근무한다면 500만원대의 수입도 가능하다.
특히 소득 못지 않게 정신적인 만족감을 위해 활동하는 마샬 캐디도 많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마샬 캐디는 신체적·정신적으로 모두 좋은 직업이에요. 실제로 당뇨가 없어지고 가족들과 사이가 좋아졌다는 분도 봤어요.”
지원자는 18홀을 기준으로 2주~3주 동안의 실무 교육을 거친 뒤 정식으로 배치받게 된다. 교육은 김 대표가 직접 맡는다. 골프 이론부터 코스 공략, 캐디 동선, 서비스 교육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이 제도 괜찮네'라는 평가 받는게 일차 목표
김 대표는 교육 과정에서 서비스 정신을 특히 강조한다. 국내 최초로 캐디와 총지배인, 골프장 대표까지 거친 경험에서 비롯된 철학이다. 그는 “고객이 마샬 캐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업무 외 일이더라도 일단 수용하라고 가르친다”며 “일차 목표는 ‘이 제도 꽤 괜찮네’라는 인식이 현장에 퍼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마샬 캐디 제도의 정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셜 캐디 한 분, 한 분의 자세"라고 강조한다. "자신을 하나의 ‘전문 직업인’으로 인식하고 골퍼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럼 인정은 저절로 따라오는 게 아닐까요.”
한편 김 대표는 내년부터는 일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마샬 캐디 양성 시스템을 확산해 보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마샬 캐디 시스템은 골프 대중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이라는 효과도 거둘수 있습니다. 국가가 정책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기사출처 : 아시아경제, 2022.10.28, 이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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