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가 코앞”… 오금 시린 5060 ‘5禁 원칙’만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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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이여, 모아둔 돈이 너무 적은가?
재무설계 1타강사 이천씨의 금쪽 조언 (상편)
[왕개미연구소] #내돈부탁해
50~60대는 인생에서 돈 걱정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다. 불안한 미래를 앞두고 ‘젊었을 때 조금만 더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천하면 좋았을 텐데...’라는 후회가 찾아온다.
이천 희망재무설계 대표는 최근 조선닷컴 인터뷰에서 “10억, 20억 같은 자산 중심이 아니라 월 200만원, 300만원 등 소득 중심으로 계획을 세우면 은퇴 준비도 두려운 일은 아니다”라며 “보유 자산과 은퇴 생활비를 확인한 다음, 부족한 금액이 있다면 채워나가는 작업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큰돈을 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부터 버리고, 자신이 보유한 연금이나 금융 상품을 활용해 행복한 노후를 만드는 노하우를 차근차근 익혀가라는 것이다.
27년차 재무설계 베테랑인 이 대표는 지금까지 사회 각계각층 사람들을 대상으로 2000번이 넘는 상담을 진행해 왔다. 조선닷컴 [왕개미연구소]의 재무설계 상담소인 ‘내돈부탁해’ 코너에서 활약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최근 <내 은퇴통장 사용설명서>를 펴낸 이 대표에게 연차 꽉찬 50~60대가 꼭 피해야 하는 5금(5禁) 공식에 대해 들어봤다.
1️⃣1금(禁) : 퇴직 임박해 보험 갈아타기는 피하라
50대가 되면 건강 걱정이 커지면서 더 오래, 더 많이 보장해주는 보험으로 갈아타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할 수 있다. 하지만 퇴직이 임박한 시점에 무리한 보험 가입은 피해야 한다. 현역 시절보다 훨씬 적은 수입으로 생활해야 하는 시기에 수십만원짜리 보험은 가정 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 일자리가 사라지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어 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집 한 채만 보유하고 있어도 부담이 상당하다.
가입 시기에 따른 보험료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10~15년 전에 암 진단비 2000만원을 보장받기 위해 냈던 보험료, 지금 내려면 보험료가 두 배 이상 차이난다.
보험료 부담을 덜기 위해 가입 중인 보험 포트폴리오를 ‘리모델링’하는 작업은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것을 해지하고 다른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위험하다. 보험사에 돈을 내면 내가 아파야만 보험금을 청구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모은 돈은 오롯이 내 돈이라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노년 질병이 걱정된다면, 현재 가치로 3000만원 정도를 의료비 통장에 따로 떼어 놓고 몸이 아플 때 활용하는 방법을 권한다.
2️⃣2금(禁) : 노후 두려워도 연금보험은 답이 아니다
“오래 산다는데 부족하지 않을까?” 퇴직이 얼마 남지 않으면 두려운 마음에 연금보험 가입을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5060 세대의 연금보험 가입은 독이 든 성배다.
보험사의 연금보험은 매달 내는 보험료에서 차지하는 사업비가 12% 정도로 크다. 가령 월 보험료가 50만원이라면 6만원 정도가 사업비다. 44만원을 매달 적립해서 원금이 되려면, 현재 공시이율 기준 가입 후 7~8년은 지나야 한다. 50대에 새로 연금보험에 가입해 실질적인 연금 혜택을 누리려면, 80세쯤 연금을 수령해야 비과세와 복리 효과로 원금 대비 효과적인 노후 대비가 된다.
연금보험은 연금을 받을 동안에도 수익률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 관리비용 명목으로 0.5% 안팎 수수료를 떼어가며, 최저보증이율이 낮은 경우엔 목돈을 다른 상품으로 굴렸을 때보다 성과가 낮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0~2021년 기준 연금 상품 수익률은 연금저축펀드가 13~17%대로 가장 높았고, 연금보험은 1% 안팎에 그쳤다.
연금이 적어 불안하다면, 세액공제+노후준비 효과가 있는 연금저축펀드와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 IRP에서 운용하는 것이 불안하다면 예금 같은 안정형 상품을 고르면 된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3년짜리 저축은행 예금이 5.7~5.8%에 달해 높은 편이다. 퇴직 후에는 납입을 언제든지 중단해도 되고, 여유 자금이 있다면 계속 납입해서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면 된다.
3️⃣3금(禁) : 방치하면 쪼그라든다... 5% 목표로 굴려라
재무 측면에서 보면, 은퇴 생활의 핵심은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이다. 이 중에서 개인이 적극적으로 운용해서 적립금을 조금이라도 불릴 수 있는 상품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다.
요즘 같은 고금리 시기에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3~5년짜리 장기예금에 집중해 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게 굴리다가 저금리 기조로 돌아서면 만기에 적립금을 빼서 일정금액을 투자형 상품에 예치하면 된다.
목표 수익률은 5%가 적당하다. 누구든 관심과 노력만 기울이면 연평균 5% 이상 수익률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투자 기간이 길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줄어든다.
아래 표는 5% 수익률로 운용할 때의 투자 성과다. 퇴직연금 적립액이 2억원인 박 부장이 10년 예치 후 11년차부터 매달 174만원씩 뽑아 쓰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40년 동안 연평균 5%로 굴리면, 매달 174만원씩 인출하고도 2075만원이 남는다. 1억원과 3억원 역시 같은 방식으로 따져보면 된다.
그런데 수십년 직장 생활의 보상인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경우가 많다. 건수 기준으로는 96% 이상이 일시금 수령이다. 목돈을 오랜 시간에 걸쳐 연금 형태로 쪼개서 받겠다는 사람은 전체의 4%에 그친다. 특히 적립액이 적을수록 일시금 수령을 선호했다. 금액이 크지 않다 보니 한번에 찾아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돈은 흐지부지 연기처럼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퇴직연금=연금수령’ 원칙을 꼭 기억하자.
기사출처: 조선일보, 이경은 기자, 202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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