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
유튜버 활동 1년 6개월 만에 구독자 10만이라니, 대단합니다.
요즘은 ‘전 대법관’보다 ‘차산선생’으로 더 많이 불리는 것 같아요. 유튜브는 회고록이 발단이 되었지요. 은퇴 후 강연을 나갈까 하다 인기가 없을 것 같아 회고록을 쓰겠다고 가족에게 말했더니, 딸이 요즘에 회고록을 누가 보냐며 유튜브를 권하더라고요. 이 나이에 무슨 유튜버야 했는데, 어느 날 딸이 삼각대를 가져다주는 거예요. 그래서 한 번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들어 카메라를 켜게 됐어요.
채널 명은 어떻게 지으신 건가요?
제 호(號)를 따서 ‘차산선생법률상식’이라고 지었지요. 근로자의 연차휴가, 부동산 매매계약 후 해지 시 알아둬야 할 점 등 생활 속 법률상식을 쉽게 설명해서 5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한 달에 3~4편 업로드 합니다.
40년 넘는 법조계 경험을 영상에 녹인 거군요. 모든 과정을 직접 하십니까?
딸이 편집을 도와주지만 기획, 촬영 등 나머지 과정은 스스로 합니다. 처음에는 삼각대에 휴대폰 끼우는 것부터 배워야 했어요. 삼각대 다리를 늘릴 수 있다는 것도 몰라 한참이나 짧은 채로 촬영했죠. 지금은 촬영할 때 조명과 마이크도 능수능란하게 사용합니다. 이제 아마추어 딱지는 뗐어요(웃음).
그래도 딸이 편집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거예요. 또 손녀가 오프닝 영상에 출연하고 조카들이 마이크 달린 삼각대도 선물해주는 등 가족들이 물심양면으로 지지해줘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 3개월은 아무도 안 봤어요. 친구들 만날 때마다 저의 유튜브 채널을 보라고 소개했지만 조회 수가 두 자릿수를 넘기기도 힘들었죠. 그러다 유튜버들끼리 만나 제작 과정, 인기 비결 등을 이야기하는 행사인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 패널로 참석하면서부터 관심을 받기 시작했어요.
현재는 구독자 수가 엄청 늘었던데요?
유튜버 행사에서 제 유튜브 채널을 소개하고 난 후 구독자가 늘어났고,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후 더 늘어나 1년 6개월 만에 10만 명이 넘었습니다. 큰 욕심 없이 시작한 유튜브 채널이 점점 알려지니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댓글도 다 보시나요?
제가 법조계에서 일하니까 악플이 없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저는 댓글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읽어봅니다. 머법관(대법관), 강제 팬미팅 등 처음에는 이해를 못하는 댓글도 있었어요. 댓글에서 신조어를 알아갔고, 특히 재미있는 댓글은 유튜브 제작에 도움을 많이 주더군요.
600개가 넘는 댓글에하나하나 ‘하트’ 버튼을 누르면서 구독자들과 소통합니다. 특히 영상 제작에 도움이 되는 지적은 흘려듣지 않아요. ‘영상이 어둡다’는 댓글을 보고 조명을 설치하기도 하고, 댓글에 남긴 법률 관련 궁금증은 다음 주제를 선정할 때 반영하기도 합니다.
구독자는 주로 어떤 계층인가요?
20대~30대가 대부분이에요. 제가 예전에는 판결문을 손으로 썼다고 하니 다들 놀라더라고요. 세대 차이를 좁히기 위해 더 신중하게 주제를 선정합니다. 2030의 관심사에 맞는 주제를 고르려 노력하다 보니 촬영은 30분이면 끝나지만 주제 선정은 일주일이나 걸려요. 신문을 읽거나 TV를 볼 때도 ‘이번 영상 주제로 어떨까’ 하고 항상 주제 생각뿐이죠.
유튜브로 수익도 나나요?
처음 개설할 때부터 수익 창출 나는 채널로 신청하지 않았어요. 영상도 3~5분 정도밖에 안 되는데 광고까지 넣기 미안해 그냥 하고 있어요. 또 광고가 들어가면 짜증 나잖아요. ‘고급 정보를 공짜로 들을 수 없다며 광고를 넣어달라’는 댓글도 달리지만 광고 수익은 내지 않으려고요.
다음 목표가 궁금합니다.
5년 동안 유튜브를 꾸준히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일상이 궁금하다는 분들이 많아서 브이로그를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영상을 계속 찍는 것도 힘들고 편집도 오래 걸려 편집자와 시간을 조율하고 있어요. 그리고 언젠가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가지 주제에 관해 토론하고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팬미팅도 생각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더 재미있게 살고 싶거든요.
기사출처: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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