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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 성공수기] 시민을 위한 행정이 벅찬 감동으로 다가와...장려상 변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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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344회 작성일 23-01-0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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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위한 행정이 벅찬 감동으로 다가와...장려상 변재림 

달성하든 달성하지 못하든 목표는 인생을 위대하게 만든다. 셰익스피어가 되려고 노력하고 그 나머지는 운명에 맡겨라.
- 로버트 브라우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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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유니시티 앞 간선도로변 화살나무 전정작업. 사진=변재림 제공


왜 조경인가?

지난 37년간 정들었던 곳을 뒤로하고, 2020년 2월에 정년퇴직하였다. 교직생활 37년 중 사립학교에서 14년 6월, 공립학교 교사 12년 6월, 교감 6년, 교장으로 4년을 역임하고 총 37년을 오직 한 길 교육에만 전념한 시간이었다. 인생 일모작은 도전의 연속이자 열정의 무대였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교육에 대한 막연한 열망이 아닌 내 나름의 교육철학을 학교 현장에 펼쳐보고 싶은 열망에 틈틈이 각종 연구대회에서 수상하며 승진을 향한 발판을 마련하였다. 마침내 2010년 3월 1일 자로 교감 승진하였고, 2016년 3월 1 일자로 교장 승진으로 평생의 내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학교 경영을 해 볼 수 있었고, 창원봉림고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하게 되었다. 정년퇴직을 앞둔 2019년 경상남도교육청 후원으로 내가 경영하던 학교가 학교 공간혁신 사업 대상으로 지정되어 학교의 자투리 공간을 멋진 소통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였다.

교육활동 공간의 재구조화가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창의적 사고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간혁신 사업을 추진하면서 조경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정년퇴직 후에도 조경 관련 국가기술자격 취득에 열정을 쏟게 되었다.

새로운 도전으로 이모작을 준비하다

2020년 2월 정년퇴직 후, 지인의 소개로 직업전문학교에서 국비 지원 조경기능사 자격에 도전하게 되었다. 조경기능사 과정형 평가로서, 이론과 오토캐드, 실습 등으로 이뤄진 약 5개월간의 과정을 밟았다. 매일 조경기능사 이론 수업 4시간, 오후에는 오토캐드(AUTOCAD) 도면 그리기와 주 2~3회 야외 현장실습 등으로 빠듯한 일정이었다. 가장 힘든 과정이 컴퓨터로 작업하는 오토캐드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도면 하나 제대로 작성하려면 처음에는 4~5시간은 족히 걸려 하루에 도면 하나 그리면 오후가 다 지나갔었다. 오토캐드 연습을 지속해 실시하니, 오후에 도면 2개를 족히 그려낼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하였다. 나는 담당하시는 분에게 부탁하여 새벽같이 등교하여 도면 하나 더 그려내고, 오후에 도면 2개 연습하는 식으로 집중력을 갖고 오토캐드 연습에 열을 올렸다.

이론은 매일 요점 정리를 하였고, 12과목의 중요한 부분을 단답형 주관식으로 문제지를 자체 제작하여 요점 정리하며 암기에 주력하고, 현장실습 또한 동료들과 휴일이나 주말에 집중적으로 꽃이나 나무 이식하는 법 등을 학습하였다. 마침내, 2021년 2월 중순 외부 평가위원으로 구성된 시험에서 이론, 컴퓨터 오토캐드, 실습 등 3가지 시험에서 합격하여 조경기능사 자격을 취득하게 되었다.

나는 기계와는 거리가 먼 일을 평생 해 온 터라 기계에 대한 자신감과 적응력을 키울 목적으로 2021년 하반기에는 국비 지원 중장비학원에도 등록하여 약 5주간의 지게차운전기능사와 굴착기운전기능사 실기 연습을 진행하였다. 필기시험은 산업인력공단에 지원하여 약 한 달간 이론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한 결과 통과하였고, 실기시험은 지게차운전기능사는 한번 만에 합격하였으나, 굴착기운전기능사는 세 번의 도전 끝에 통과할 수 있었다. 2021년은 나에게는 나이와 관계없이 자신감과 의지만 있으면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스스로 발견하게 된 소중한 한 해였던 것 같다. 시험마다 합격을 위해 새벽까지 학습에 열을 올렸었고, ‘조경기능사’ 자격에서 멈추지 않고 레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다.

그런데, ‘산업기사’ 지원에는 응시자격 요건이 있어서, 대학의 관련학과를 졸업하거나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41학점 이상의 학점을 취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또다시 도전의 고삐를 조이기 시작했다. 인터넷 강의 8과목(과목당 3학점)의 학점을 이수하였고, 경제이해력 테스트 시험(한국경제신문이나 매일경제신문에서 주관하는 ‘테셋’ 시험)에 도전하여 300점 만점에 188점을 획득하며 17학점을 인정받게 되었다.

대학 재학 중 경제학 강의를 수강한 적은 없었으나, 일상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셈이었다. 하루에 적게는 8시간, 많게는 16시간씩 인터넷 강의에 매달려 명문대 출신의 교수님 강의를 자유 노트에 몇 차례씩 수정하면서 노트 정리를 해 나갔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이해될 때까지 수십 차례나 구간 반복하며 강의를 수강하였다. 무수히도 많은 그래프와 경제 관련 법칙(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무차별곡선 이론 등)과 핵심 경제 상식 용어 150여 가지 등을 인터넷 경제용어 정의에서 검색하여 집중적으로 학습하였다. 마침내 2021년 5월 15일 대구 성지중학교에서 테셋 시험을 치렀다. 당시에 응시생 좌석번호 안내문에 수험생의 생년월일이 나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은 나밖에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마디로 기록을 세운 셈이었다.

새 일자리를 찾다.

2022년 새해 기필코 일자리를 찾으리라. 경상남도청, 창원시청 홈페이지 및 워크넷을 하루에도 수십 차례 검색하며 응시원서와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갖춰놓고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농업기술센터, 창원시청, 각 구청이나 행정복지센터 등 날짜별로 준비하고, 혹시 있을 면접시험을 대비하여 각종 화초 재배나 삽목의 특징, 봄과 가을에 꽃피는 화초 15가지씩 검색하여 특성 등을 정리하여 암기하고, 엔진톱이나 엔진 전정기, 예초기 등의 사용법과 에러 발생 시의 정비법 등을 유튜브를 통해 연구하고 요점을 정리해 두었다. 마침내 의창구청 산림농정과, 농업기술센터 및 웅남동 행정복지센터 등에 응시원서도 제출하고 실기나 면접 등도 치렀다.


2022년 3월 3일 의창구청 산림농정과 공원녹지관리원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된 것이다. 인생 일모작이 경상남도 내 중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며 미래 한국의 역군을 길러내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인생 이모작에서는 내가 사는 의창구 시민을 위한 행정에 참여하며 쾌적하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공원녹지를 관리하는 일이었다. 매일 출근이 내게는 얼마나 크나큰 감동인지 모른다. 인생 일모작이나 이모작이나 하는 일은 똑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대상만 다르다는 점이다. 일모작에서 해왔던 것처럼, 묵묵히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두고 꾸준히 내가 사는 지역을 아름답게 공원녹지를 관리하고 정화하며 시민을 위한 행정의 한 부분으로 인생이모작을 뜻깊고 소중하게 열어가면 되는 것이다.

새 일터에서 깊은 감동이 솟아오른다

의창구청 산림농정과 공원녹지관리원으로 첫 출근하며, 하루하루가 보람되고 값진 삶의 연속이었다. 가까운 친구나 지인들은 그 힘들고 위험한 일을 어떻게 해 나가려고 하는지에 대해 다들 걱정이 앞선다는 눈치였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이론적으로는 어느 정도 지식을 습득할 수는 있었으나, 실제 각종 공구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누구나 초보 과정이 있기 마련이고, 유튜브 방송과는 사뭇 다른 종류의 기계가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다. 엔진톱 하나도 기종이 다르고, 제조사에 따라 시동법과 에러 발생 시에 응급조처 방법이 천차만별이라 모든 것을 다 망라하기에는 힘든 부분이었다. 하지만, 하나씩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였고, 경력이 많거나 익히 기술을 습득한 노련한 분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적응해 나갔다.

우리 팀은 반장 4명에, 작업자 15명으로 구성된 의창구 관내 공원녹지관리 민원처리반인 셈이다. 시민들이 생활하면서 의창구청 관할 내 공원녹지와 관련하여 제기된 민원을 우리 팀이 투입되어 처리하는 방식이다. 작업하면서 가장 뜻깊고 보람된 부분은 창이, 의창대로와 원이대로 등의 중앙분리대의 대형 옥향나무나 철쭉을 정사각형, 직사각형 혹은 원형으로 엔진 전정기로 멋지게 전정하는 작업이었다. 한 마디로, 나에게는 예술작품 활동이나 다름없었다. 인생 후반기에 미력이나마 내 도움을 요청하는 곳이 있다면 어느 곳이든 달려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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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들초등학교 인근의 한들공원의 고사목 엔진톱 작업. 사진=변재림 제공


우리 팀이 한들초등학교 인근의 한들공원으로 고사목을 처리했다. 총반장이 크레인으로 높고 큰 고사목을 큰 줄기만 기계톱으로 잘라내면, 작업자들은 작은 기계톱으로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차에 싣는 일이다. 기계톱 작업자 2명, 크레인 운용 기사 1명, 자른 줄기를 옮기는 사람 2명, 상차에 싣는 사람 1명, 뒷 마무리하는 분 등 도합 6~7명 정도가 투입된다. 고사목이나 나뭇가지는 잘라서 파쇄장으로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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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쇄장 파쇄작업. 사진=변재림 제공


상차에 실을 때 때에도 파쇄장에서 작업자의 안전과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 나뭇가지의 잘린 부분이 상차의 앞으로 향하도록 가지런히 싣는다. 싣는 작업이 끝나면, 밧줄로 단단히 고정한 다음 파쇄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은 숙련된 작업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작업을 진행한다. 보행자가 없는 공원에서 작업하기도 하나 오가는 보행자가 있고 차량 통행이 잦은 시내 도로에서도 작업이 이뤄지기에 상당한 주의를 요하는 일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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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유니시티 앞 간선도로변 화살나무 전정 작업. 사진=변재림 제공


창원시 중동 간선도로변 공원에서 엔진 전정기를 활용하여 화살나무를 전정하는 작업을 했다. 몇 년간 잘 자란 나무를 전정하게 되면 때로는 벌집을 발견하기도 한다. 도로상에서 하는 작업은 어느 하나 쉬운 작업은 없다. 때로는 고지톱이나 고지가위로 자르기도 하지만, 높이 자란 나무를 전지할 때는 크레인을 동원하기도 한다. 창원시 도로변의 가로수는 은행나무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느티나무나 은행나무 등은 작업하기 까다로운 수종은 아니나 대왕참나무는 단단하기로 이름난 수종으로 자르기도 어렵고, 파쇄 또한 어려운 수종이다. 그래서 우리 팀원들은 기계톱이나 엔진 전정기 사용 시에 늘 집중하고 관리를 철저히 한다.


위험하고 숙련을 요하는 작업 작업인 것은 사실이나 시민을 위한 행정에 내가 공원녹지관리원으로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자긍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 지역을 아름답게 가꾼다는 점과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서다. 인생 일모작에서는 평생을 교육에 몸담아 왔고, 교육은 의도된 인간 행동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변화된 모습이 시간적 여유를 두고 서서히 나타난다.

반면에, 인생 이모작으로 시작한 공원녹지관리는 작업의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일이기에 작업자가 훨씬 역동적으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전거 분리대의 옥향도 수없이 많이 전정해 보았다. 엔진 전정기로 작업하는 순간은 얼굴과 등줄기 등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도 그 즐거움과 희열을 잊을 수가 없다.

퇴근하면, 가족들은 종일 무슨 일을 하기에 온몸에 땀범벅이 되어 귀가하느냐며, 직접 확인해 봐야겠다며 우겨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면 잠시 승용차로 전날 우리 팀이 작업했던 현장으로 드라이브 삼아 예술작품 활동한 장소로 직접 구경도 시켜주곤 했다. 우리 팀이 전정 작업하였던 창이대로는 나의 출퇴근 길이었기에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중앙분리대의 잘 정돈된 철쭉과 옥향나무는 이곳을 오가는 수많은 시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고, 식물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행복감을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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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화공원 내 난간 도색작업. 사진=변재림 제공


공원녹지관리원으로 적응해 가던 중, 나는 중동 유니시티 사화공원으로 파견 나가게 되었다. 나와 내 파트너는 총반장의 지시로 2022년 4월 20일부터 날씨가 쾌청한 날이면 사화공원에서 각종 조형물에 오일스테인 칠을 하는 작업 지시를 받았다. 쾌청한 날씨이면 우리는 어김없이 사화공원으로 출장가서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페인트 칠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처음에는 페인트 냄새로 다소간 역겨운 부분도 있었으나, 차츰 적응해 갔으며, 이 작업 또한 내게는 예술작품 활동이나 다름이 없었다. 낮이면 산책하는 어르신들, 밤이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안식처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명소로 서서히 변모해 갔다.

우리의 작은 수고로움이 공원을 쾌적하고 산뜻한 장소로 변모시켜 간다고 생각하니, 더없이 보람되고 가슴 벅찬 감동이 몰려왔다. 전망대, 자연학습장, 각종 벤치, 데크로드, 길게 이어진 난간, 어린이 물놀이 학습장, 어린이 모험 체험장, 야외 공연장 등 셀 수 없이 많은 조형물에 형형색색의 물감을 입혀 나갔다. 퇴근 시간이면 손과 팔, 심지어는 얼굴까지 성한 데가 없을 정도로 오일스테인을 묻혀 누군가 지인이 지나쳐도 못 알아볼 지경이었다. 그런데도, 가장 감격스런 시간은 작업이 끝난 뒤 작업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총반장께 보고하는 시간이었다.

뙤약볕 아래서 동료와 함께 혼신의 힘을 기울여 작품활동한 결과물을 예쁘게 촬영하여 보고하는 시간이 내게는 가장 큰 감동을 주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함께 호흡하고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공유하는 공원을 우리 손으로 말끔히 정리하여, 방문하는 수많은 시민에게 안식처를 제공해 준다는 것을 상상하기만 해도 하루의 무더위를 잊어버리기에 충분하였다.

혹자는 전직 교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 할만한 일인가? 하는 사람도 간혹 있을지 모르겠으나, 내가 태어나 자란 이 고장에서 마지막까지 내 역할을 할 곳이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며, 또한 그 일이 시민을 위한 행정이니 얼마나 뜻깊은 일인가? 인생 일모작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태도와 가치관을 갖도록 인성교육에 매진해 왔다면, 인생 이모작은 우리 지역을 세계적 명소는 아니더래도 경남의 명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남은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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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도시사업소 앞 데크로드 도색작업. 사진=변재림 제공


지금 그리고 내일을 힘차게 열며

오늘도 잠자리에 들며, 내일 날씨가 좋으면 사화공원에서 어느 조형물에 색을 입히지? 아니면 어제 날씨가 흐렸으니, 내일은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겠지? 어느 지역으로 가게 될까? 이왕이면, 엔진 전정기로 작품 활동하는 곳이면 더 좋으련만. 고지톱이나 고지 가위로 작업하는 일도 많으나, 교목은 작업 후에 작품이 한눈에 들어오질 않기에 키가 작은 관목 정도가 작업 후에 느끼는 성취감이 더 크다고 하겠다. 간혹 친구나 지인들이 요즘 뭐하며 지내느냐고 묻는다. 나는 스스럼없이 작품활동 한다고 말해준다. 무슨 작품이냐며 대단히 궁금해한다. 사화공원에서 각종 조형물에 오일스테인 입힌다고 하면, 대뜸 그게 무슨 작품활동이냐며 되묻는다. 물론 조형물은 이미 공원 조성할 때 설치된 것들이나, 내 손과 붓끝으로 색을 입히는 순간 내 마음을 담은 내 작품이 되는 것이고, 작품들 또한 공원을 방문하는 수많은 시민에게 전시회를 여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자랑스레 말해준다.

로버트 브라우닝이 “달성하든 달성하지 못하든 목표는 인생을 위대하게 만든다. 셰익스피어가 되려고 노력하고 그 나머지는 운명에 맡겨라.”라고 하였듯이, 내게는 이모작으로 삶의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지난 7월부터 주경야독으로 산림산업기사 자격 준비에 꾸준히 힘을 쏟고 있다. 내가 쏟는 노력의 끝이 어디일지는 몰라도 한해 한해의 목표가 설정되니, 예전보다 더 알차게 보내게 되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매 순간 임하게 된다. 공원녹지관리원으로 시작하여 더 멋진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고 있음에 늘 감사하며 앞으로도 내 삶이 더 깊어지리라 확신한다. 

기사 출처 :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20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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