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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씨앗, 모종과 씨름하며 연 매출 10억의 라벤더 농장을 만들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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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355회 작성일 23-02-2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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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로 관광지를 만들어 이윤을 얻는다. 강원도 고성에서 라벤더 농장을 가꾸는 하덕호 대표의 얘기.

기사 내용

 

 

 

귀농은 선택의 연속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what)’이다. ‘어떻게(how)’는 그 다음 문제다. 강원도 고성의 하늬라벤더팜 하덕호 대표(59)는 라벤더(what)를 경관농업(how)으로 색다르게 접근했다.

 

‘경관농업’은 경관을 상품화하는 농업을 말한다. 농업을 관광과 접목시킨 관광농업으로 경관을 특화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북 고창의 청보리밭, 광양의 매실농장 등이 대표적인 경관농업이다.

 

보성의 차밭 역시 경관을 상품화한 경우다. 농업이 작물을 생산하는 1차 산업이라면 농업의 현장을 경관화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다. 입장료를 받고 가공 상품을 판매하며 나아가서 축제나 이벤트로 확장해서 지역 전체가 공생하는 사업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하덕호 대표는 보라색 라벤더꽃이 만들어내는 경관의 가능성을 본 것이다.

 

 

 

 

“허브용품 판매 사이트를 운영하던 중에 허브농장에서조차 라벤더를 쉽게 볼 수 없다는 점에 착안했어요. 책이나 인터넷을 찾아 봐도 허브하면 라벤더를 꼽는데 정작 우리나라에서 라벤더를 키우는 곳이 없더라고요.”

 

자료를 조사하다 노지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먼저 운영하던 숍 옆의 땅을 빌려 시험 삼아 심어보았다. 2002년의 일이다. 라벤더 모종을 사와 키우기도 하고, 독일에 사는 친구에게 부탁해 원산지인 프랑스의 라벤더 씨앗을 받아다 키우기도 했다.

 

 

 

 

“일본에 라벤더 마니아가 많아요. 라벤더 하나로 100~200가지 품종을 키우기도 하고, SNS를 통해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요. 검색하다가 나가노에 있는 가와카미 아키라라는 농학박사와 연락이 닿았어요. 자기 부모님이 하던 사과농장 한쪽에 블루베리와 라벤더 농사를 지으면서 라벤더로 화장품을 만드는 공방도 운영하고 도쿄 등에 원료 공급도 하더라고요.”

 

그를 찾아가 20여 가지 라벤더 모종을 얻었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라벤더 종류였다. 모종(이라지만 흙이 묻어있지 않은 꽃대를 자른 것)을 하나하나 물에 적신 티슈로 싸서 비닐로 다시 감쌌다. 최근에는 농산물 검역이 철저해졌지만, 당시만 해도 새로운 식물의 씨앗이나 모종을 직접 혹은 우편으로 들여오는 경우 검역이 철저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돌아와서 꺾꽂이를 해서 품종을 확보했지요. 그러나 고성으로 옮겨와 밭에 심었더니, 계절이 바뀌면서 다 죽었어요. 일본에서 아무리 선별해서 가져왔어도 우리 기후에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이죠.”

 

덕분에 씨앗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꺾꽂이에 의한 번식은 생물학적 특성을 그대로 잇지만 씨앗으로 꽃을 피우면 벌들이 수정을 도우면서 다른 유전자적 특성을 가진 새로운 꽂이 나오는 것. 지금 그가 키우는 라벤더 역시 2006년에 씨앗으로 가져와 키운 잉글리시 라벤더다.

 

 

 

 

자동차회사 직원에서 허브 판매자로

 

 

하덕호 대표가 허브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독특하다. 원래는 대기업 자동차회사에서 부품 구매와 개발 부서에서 일했다. 8년 정도 일한 다음에는 사원연수원으로 옮겨 신입사원 교육과 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했다. 13년을 근무하고 퇴사한 것이 1999년, 그의 나이 서른여덟 살 때의 일이다.

 

“2년 정도 쉬면서 여러 직업 훈련도 하고, 아직 젊다고 생각했는지 컴퓨터 프로그래밍 같은 걸 배우러 다녔어요.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지 몇 년 안 되기도 했고 막 온라인 마켓이라는 것이 생겨나던 때여서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 하다가 쇼핑몰 사이트를 만든 거죠.”

 

 

 

 

허브를 아이템으로 정한 큰 이유는 없다. 당시 웰빙과 유기농이 막 유행하기 시작할 때라 건강과 관련한 허브를 사업 아이템으로 정한 것. 일단 민트나 로즈마리 같은 것들을 아파트 발코니에 길러 보면서 ‘허브앤조이’라는 사이트를 열었다.

 

“허브용품을 팔았지만 궁극적으로는 라벤더 농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003년부터 땅을 보러 다녔지요. 그 시기에 허브용품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었거든요.”

 

 

 

 

당시에도 숍이 있는 의왕에서 작은 규모로 라벤더 페스티벌을 열기도 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와서 보고 즐기는 방식이 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넓은 땅이 필요했다. 그래서 땅을 보러 다녔는데 위로는 삼척부터 울진, 속초와 양양을 거쳐 고성에서 지금의 자리를 구했다.

 

처음부터 매물로 나온 땅은 아니었으나, 다른 땅을 보러 왔다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 부동산에 부탁해서 성사가 되었다고. 1만5000평, 조경농원이 있던 자리였다. 당시 시세가 평당 3만원 정도였는데 나무 이전비를 더해서 평당 4만원에 구입했다.

 

“농촌의 자연환경과 농업 환경이 어우러진 경관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일본의 홋카이도에 ‘팜 토미타(Farm Tomita, www.farm-tomita.co.jp)'라는 곳을 모델로 삼았습니다. 설립자인 토미타 카토쿠마 회장의 수기도 여러 번 읽으며 참고했고요. 거기에 나가노에 있는 장미정원인 바라쿠라(barakura.co.jp)의 콘셉트를 적절히 조화시키고자 했습니다.”

 

 

 

 

라벤더로 풍경을 만드는 농사

 

 

땅을 사고 라벤더 농장과 어울리는 건물부터 지었다.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기후를 고려하지 않은 나무창을 설치한다던가 하는 잘못된 판단도 있었지만 콘셉트는 고수했다. 건물의 모양과 지붕의 스페인식 기와, 바닥 타일까지 유럽의 농장을 연상시킨다.

 

재정적인 부담으로 땅 일부를 팔면서도 매수자에게 집과 지붕의 모양을 약속 받기도 했다. 덕분에 하늬라벤더팜의 풍경이 훼손되지 않고 근사한 그림이 됐다.

 

라벤더 농장을 시작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라벤더를 알렸다. 혼자 라벤더를 키우기보다는 라벤더 마을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다. 2007년에는 자비를 들여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견학도 다녀왔다. 고성군의 예산 지원으로 주민들이 라벤다 모종을 구매해 재배하고 수확한 라벤더는 하늬라벤더팜에서 수매하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라벤더는 예상했던 것보다 재배가 잘 되었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2010년에는 키우던 라벤더가 대부분 죽기도 했다. 

 

“기후를 고려해서 최적지라고 판단한 곳이었지만 최근의 기후 변화로 인한 상황에는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일주일 정도 내리는 비는 괜찮아요. 한 달 정도도 견디는데 그때는 45일에 걸쳐서 2~3일에 한 번씩 비가 내렸지요. 뿌리가 썩어서 다 다시 심어야 했어요. 2017년에는 라벤더 축제에 손님이 많아서 좋아했는데 사람들이 밭고랑을 너무 많이 밟아서 물빠짐이 나빠졌는지 그 다음 해에는 축제를 취소해야 했지요.”

 

 

 

 

라벤더 축제를 열다 

 

 

라벤더 축제는 2008년부터 시작했다. 초반에는 알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이트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알렸지만 지역 방송사에서 한번 찾아주면 하루 반짝 사람이 몰리는 정도. 이제는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지난 6월에 연 올해 축제에는 20여 일간 1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찾았다.

 

“많을 때는 하루에 9200명까지 몰리기도 했어요. 도로 한쪽으로 관광버스가 60대가 늘어서기도 했고요. 올해 축제를 경험하면서 적정 관람 인원은 하루 3000~5000명 정도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걸 기준으로 입장료나 관람 방식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요.”

 

 

 

 

축제를 준비하는 5월부터 시작해서 축제가 열리는 6월, 그리고 축제를 마무리하고 라벤더를 수확, 추출하는 7월이 지나면 비교적 한가해진다. 농장은 10월까지만 개방하고 11월부터는 본격적인 농한기에 들어간다. 12월부터 2월까지는 놀고 쉬고 구상하고 여행도 한다. 충전하는 시간이다.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하고 라벤더 농사나 귀농에 대해 물어오는 분들도 많아요. 솔직하게 얘기해 드리는 편입니다. 10억원 가까운 연 매출을 올리며 경관농업의 가능성을 확신하게 된 지금은 향후 어떻게 다듬고 변화할 것인가가 고민입니다. 여름 한철만 잠깐 찾는 공간이 아니라 사계절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컨추리 가든’으로 콘셉트의 변화를 줄 계획이지요. 세련된 수목원이 아니라 시골에 있는 작은 정원처럼 꾸밀 계획입니다. 아울러, 온실 역시 지역 인근의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 공간으로 꾸미려고 해요. 저의 귀농은 문화적으로 소외된 환경에 일조하겠다는 생각입니다.”

 

 

 

 

해외에서 씨앗이나 모종을 받으려면 

 

 

우편으로 씨앗을 받는 경우, 현지의 검역증을 반드시 첨부해야 하며 이 역시 소량(소립종 100g, 중대립종 500g, 모종의 경우에는 묘목 기준 10주)만 가능하다. 검역증을 첨부하지 못할 경우에는 선적 전 사전 승인을 요청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식물검역소에서 종자를 검사한 후 합격을 해야 하며, 일주일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사전 승인 요청은 식물검역 온라인 민원시스템으로 접속한 다음 민원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문의 032-740-2088~91).

  

 

 

 

하늬라벤더팜과 같은 농장을 하고자 할 때, 지자체의 지원을 받으려면 

 

 

농민, 귀농인 상관없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 경우 해당 지자체의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사업 준비 단계부터 사업 타당성과, 실제 진행 과정에서의 농민의 노력과 투입된 전체 예산 등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지원 필요 여부를 가늠한다.

 

하늬라벤더팜은 하덕호 대표의 개인 사업이지만 귀농 농민으로서의 노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지원을 받은 경우로, 고성군의 대표적인 축제로 알려지기 시작한 지금은 고성군에서 라벤더 축제를 군 차원의 행사로 확대하기 위해 관련 용역 중에 있다.


기사출처: 전성기, 기획 및 사진 이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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