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액티브시니어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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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일생은 희로애락(喜怒哀樂)으로 점철되어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네 가지 감정을 뜻하는 말로,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을 뜻한다. 시작은 기쁨이고 마지막은 즐거움으로 보고 있다. 노여움과 슬픔을 극복하면 기쁘고 즐거운 것이 인생이라 할 수 있다.
‘고중유락(苦中有樂)’이라는 말이 있듯이, 인생은 원래 즐거운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세계 인구가 이렇게 많이 늘어날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늙고 죽는 것도 즐겁다는 말이냐고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늙고 죽는 것이 꼭 즐거운 것은 아니겠지만 그 의미를 잘 안다면 얼마든지 달관할 수 있을 것이다.
장자(莊子)는 아내가 죽었을 때, 항아리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소동파(蘇東坡)의 시에 ‘죽고 사는 것을 항상 보니, 이제 눈물이 없네’라는 구절이 있다. 그러나 노여움과 슬픔을 극복하고 인생을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자면, 삶에 대한 일정한 계획과 수련이 필요하다.
어떻게 살고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부와 성공, 명예와 권력을 남기고 갈 것인가? 경제적으로 중산층, 정신적으로는 상위층으로 살다가 갈 것인가? 아무리 좋은 선택을 하였다 하더라도 죽음을 피해 갈 수는 없다.
부에 대한 욕망과 욕심이 많은 세 사람의 강도가 어울려 길을 가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어 함께 찾아가 보았더니 숲속에 황금 덩어리가 있었다. 세 강도는 놀라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이 금덩어리를 팔면 우리 셋이 큰 부자는 못 되겠지만 한평생 먹고사는 데는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세 사람은 발걸음을 고향으로 돌리기로 했다.
산 밑에는 넓은 강물이 흐르고 강가에는 작은 나룻배 하나가 있었다. 금을 보자기에 숨겨 싸 가지고, 세 사람은 배를 저어 강을 건너고 있었다. 그때 앉아 있던 한 강도가 옆에 있는 강도에게 귓속말로 노를 젓고 있는 저놈을 죽이면 금이 우리 두 사람의 몫이 되고 우리는 부자 행세를 하면서 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넌지시 속삭였다.
한 강도가 슬그머니 일어나 노를 젓고 있는 강도를 강물로 밀어 넣고 둘이 합세하여 몽둥이로 때려 죽여 버렸다. 두 강도는 껄껄 웃으면서 이제는 팔자를 고쳤다고 좋아했다. 그리고 강을 건너서 길가에서 서로 상의했다.
금괴를 갖고 거리로 들어갔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까 한 강도는 나무 그늘 으슥한 곳에서 금괴를 지키기로 하고 배가 고프니 다른 한 강도는 거리로 들어가 점심 도시락을 사 오기로 약속했다.
도시락을 준비하러 갔던 강도가 생각하기를 ‘내가 저놈을 죽이고 금괴를 차지하면 큰 부자가 될 텐데 어떻게 하면 죽일 수 있을까?’라고 했다. 그래서 도시락을 준비하고 술을 사서 술병에 독약을 타서 가지고 돌아왔다. 금괴를 지키고 있던 다른 강도도 같은 생각을 했다. 도시락을 사러 간 강도가 칼을 놓고 갔는데 그 칼로 그놈을 죽이면 금괴는 몽땅 내 차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시락을 사러 갔던 강도가 도시락을 꺼내놓고 술병까지 가지고 온 것을 본 강도는 칼을 들고 다른 강도를 죽이려 싸움을 벌였다. 칼이 없는 강도가 크게 부상을 당하고 쓰러졌다. 금괴를 다 줄 테니 목숨만은 해치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으나 싸움을 건 강도는 그를 죽여버렸다.
칼을 숲속에 내던지고 숨 가쁘게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그는 죽은 강도가 준비해 놓은 술을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얼마 후 그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 신음하다가 목숨이 끊어지고 말았다. 세 강도의 욕망과 욕심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돈은 악마와 같이 우리를 유혹한다. 그 유혹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삶과 인격을 잃어가는지 모른다. 우리는 강도니까 그랬을 것이라고 여기지만 사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사회가 뽑아준 정치사회 지도자들이 돈의 유혹에 빠져 인생을 그르친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부자들도 재산 싸움에 가정적 불행이 그치지 않는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묻는 이야기이다. 점점 양심과 도덕적 가치와 질서는 설 자리를 잃고 만다.
그러면 어떻게 살 것인가?
내 인생은 내가 스스로 찾아서 살아야 한다. 이 시대의 시니어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가치를 찾아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인 중 한 사람은 러시아의 대문호인 ‘톨스토이(Tolstoi, Lev Nikolaevich)’일 것이다. 러시아 소설가이자 시인, 개혁가, 사상가이다. 러시아 문학과 정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톨스토이’는 1828년 9월 9일에 남러시아 툴라 근처의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태어났다. 명문 백작가의 4남으로 태어나 어려서 부모를 잃고 친척 집에서 자랐다. 학력은 카잔대학교 법학과에 다니다가 중퇴했는데, 그 이유는 인간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억압하는 대학교 교육 방식에 실망을 느껴서라고 한다.
톨스토이가 쓴 글 중에 “노년을 즐기련다”에서 “이제는 허전하고 쓸쓸함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즐거움의 날개라 했다. 노년엔 날개를 달아서 이 한세상을 내 품 안에 다 안아 보리라.
삶에 허덕이기보다 삶을 즐길 줄 아는 마음으로, 어쩔 수 없었던 흐름이었기보다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내 삶으로 지나간 과거의 흔적을 더듬어 아파하기보다 지나간 일들이 내게 준 교훈을 도구 삼아서 이젠 하나하나 잘 다듬어 더 잘 해가리라.
삶을 때로는 적절하게 늦추기도 하고 더 한 템포 빠르게 나가기도 하면서, 내 스스로 맞추어 나가는 내 삶의 내가 주인이기를. 이젠 그리움으로 한세상 살기보다 이제 표현하고 즐기면서 가꾸어 가는 삶의 연출이기를”이라고 했다.
노년은 그렇게 아름다움도 만들어가는 한 단계 더 높은 고품위여야 한다. 노년의 그러한 아름다움을 더 세련되게 디자인해서 만들어가는 리모델링이 되어야 한다. 살면서 뭐든지 적당히 즐기려 하는 마음으로 선물처럼 다가온 오늘도 마술 같은 하루로 수없이 웃는 하루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을 사귈 때 사랑과 믿음으로 대하지 않는 것은 아무 생각 없이 벌집에 손을 집어넣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미지 : 다음>
시니어의 후반기 인생은 백전노장이 산전수전을 다 겪고 이제 황혼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깃발 펄럭이던 청춘은 소중한 추억이요, 가슴에는 회한과 아픔이 남아 있다. 아무리 노년의 즐거움과 여유를 강조해도 우리들 가슴에는 낙조의 쓸쓸함이 깃들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더구나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신체의 어느 부분이나 삶의 리듬이 모두 예전과 같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삼삼오오 허물없이 모인 자리에선 화제가 단연 건강이다. 나의 청춘만은 영원하리라 믿었는데 어느새 고개 숙인 남자의 대열에 끼이게 된 것이다.
“노년은 쾌락(탐욕)으로부터 버림받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덕의 근원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가 죽기 전에 쓴 "노년에 대하여"에 나오는 말이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히던 돈, 명예, 술, 여자, 사치 등의 유혹에서 과연 우리 시니어들은 벗어난 것일까? 아니면 해방된 것일까?
아니다.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순리에 따라 우리가 좀 늙었을 뿐 그 기능이 한계에 이른 것일 뿐 사람에 따라 보는 관점에 따라 해답이 다르겠지만, 우리가 외면받은 것이 아님은 확실하다.
무슨 짓을 해도 부끄럽지 않다는 나이. 남의 눈치 살피지 않아도 된다는 원숙의 경지에서 더 이상 잘난 척, 아는 척, 가진 척 할 필요도 없이 마음 편히 내 멋대로 살면 되는 것을 괜한 몽상이나 망상할 필요 없다. 어느 한 곳이 불능하고 불통이라 해도 다른 곳이 다 건강하니 축복이고 은혜라 여기고 살아가면 된다.
스스로 절망과 무기력의 틀 속에 가두어 두지 말고 어느 곳에 있을지라도 자신의 쓸모와 즐거움을 찾아 나서야 한다. 인생은 70부터이고 고목에도 꽃이 핀다 했는데 그까짓 회춘이라고 안 된다는 법도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걷고 뛰고 산을 오르면서 젊게 산다면 인생 70에서 연장전 30년~50년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자유롭고 여유 있고 슬기로운 해방의 시기를 즐기며 사느냐, 회한 가득하게 사느냐는 시니어의 몫이고 자신의 선택일 뿐이다.
인간의 죽음은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는 것과 같다. 겨울의 땅에 서 있으면 겨울이 가는 것이 아쉽지만 봄의 땅에 서 있으면 봄이 오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느끼면 된다.
기사 출처 : 아웃소싱타임스, 김민수 기자,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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