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전성시대' 취업 대신 창업한 엄마들…"일하며 뿌듯함 느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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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40%가 여성기업…새일센터 창업 4년 새 22%↑
"사회에 도움돼 뿌듯"…"취업 어려워 창업했는데 보람"
창업자 40·50대가 68%…창업 선호 이유는 '일·가정양립'
여가부, 지원 확대…현장서는 "맞춤형 지원 강화할 필요"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022 부산 여성 취·창업박람회'가 열린 지난 2022년 9월 21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상담을 받고 있다. 2022.09.21. yulnet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9/21/NISI20220921_0019272140_web.jpg?rnd=20220921145228)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022 부산 여성 취·창업박람회'가 열린 지난 2022년 9월 21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상담을 받고 있다. 2022.09.21.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기혼여성의 고용 현황'에 따르면 미성년 자녀와 함께 사는 15세~54세 여성의 고용률은 62.4%였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6년 이래 역대 최고치다.
늘어나는 건 비단 취업뿐만이 아니다. 여성의 창업도 덩달아 늘고 있다. 국내 여성 중소기업수는 325만9211개로, 전체 중소기업의 10곳 중 4곳(40.5%)이 여성 사장님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취업 대신 창업에 나선 여성들은 왜, 어떤 이유에서 창업을 택했을까.
뉴시스는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경력단절을 창업으로 극복한 워킹맘들을 만나봤다.
버려지는 참외 보고 창업 결정…취미였던 '텃밭 농사'가 급식사업으로 이어지기도
대구에서 고등학생과 초등학생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김미정(42)씨는 지난해 '사장님'이 됐다. 사회초년생이었던 24살 결혼을 하면서 일을 그만뒀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정수기 필터 관리사로 틈틈이 일을 했으나 직업을 갖고 싶다는 열망은 계속됐다.
그러다 한 고객이 '여성을 위한 창업센터가 있다'고 한 말이 그의 이목을 끌었다. 시댁이 경북 성주에서 참외농사를 하고 있어, 인터넷을 통해 참외를 팔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이 김씨를 여성가족부 산하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로 이끌었다.
"마침 제가 갔을 때 창업교육 신청기간이 있었고, 사업계획서 쓰는 법부터 모든 것을 다 배울 수 있었어요." 김씨는 전했다.
3개월 간의 교육을 거치면서 단순한 참외 판매 아이템은 '참외 분말 차 개발'로 이어졌다. 다만 실제로 창업을 할 자본금을 마련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김씨는 정부에서 주최하는 여러 경진대회 수상을 거치며 1년 간 자본금을 모았고, 지난해 7월 참외분말과 두유로 만든 그릭요거트를 파는 '코멜프'를 설립했다.
김씨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템으로 창업을 준비하다보니 사회 문제에 눈을 뜨게 됐다. 참외분말을 상품화해보자 마음 먹은 것도 버려지는 참외들을 줄여보기 위해서였다"며 "현재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해도, 사회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느낌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여성가족부 산하 대구달서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에서 창업교육을 받은 김미정씨는 지난 2024년 코멜프를 설립했다. 2025.03.08.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08/NISI20250308_0001786412_web.jpg?rnd=20250308033305)
[서울=뉴시스] 여성가족부 산하 대구달서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에서 창업교육을 받은 김미정씨는 지난 2024년 코멜프를 설립했다. 2025.03.08. *재판매 및 DB 금지
52세에 창업에 나서 벌써 11년째 경기 광명시에서 구름산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윤명숙(63)씨도 엄마 사장님 중 한 명이다.
윤씨는 "50대가 돼서 다니던 직장이 없으면 새로 취업하기가 어렵다"며 "취업이 어렵다보니 자연스럽게 창업을 생각하게 됐다"고 창업 이유를 밝혔다.
윤씨 역시 김씨처럼 자본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택한 것이 지역에서 함께 봉사활동을 하던 지인들과 공동 창업이었다. 취미로 텃밭 농사를 지으며 야채를 기르고 함께 모여 된장을 담그다보니, 자연스레 그 야채와 된장을 자신들이 가진 재능과 결합해보자는 아이디어가 생겼다. 바로 급식 및 도시락 사업이다.
윤씨는 "처음에 광명시 사회적경제센터의 '사회적경제 창업 아카데미'에 참여해 필요한 법적, 제도적 요건 등을 많이 배웠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설립할 수 있었다"며 "경기도, 광명시, 고용노동부 등의 지원사업이 기업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그 역시 김씨와 마찬가지로 "창업한 덕에 먹고살고 있고, 일에서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식품, 먹거리 사업이다보니 주부로서 집에서 요리하며 보냈던 시간을 전문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며 "오히려 여성이자 엄마의 이미지가 사업에 유리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일·가정 양립 가능하고 나이차별 없고"…새일센터 창업, 4년 새 22% 늘어
그동안 여성은 '유휴인력'으로 여겨져왔다. 전통적으로 결혼을 하면 여성들은 일을 그만두는 게 관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전 연령대에서 여성 고용률이 늘고 있다.
이는 국가적으로 봐도 긍정적인 흐름이다. 우리나라는 생산연령인구(15세~64세)가 2017년부터 감소하고 있어, 경력단절여성과 같은 유휴인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경력단절여성들의 창업 욕구가 큰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한국벤처창업학회가 2016년 발간한 '직업교육과 경력단절여성의 창업의지, 재취업욕구의 관계 연구' 보고서에는 창업교육을 받은 경력단절 여성 1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이들이 창업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일·가정양립'(29.5%)이었다. '시간활용' 때문이라는 응답도 23.8%에 달했다. 이어 '연령에 구애받지 않아서'라는 응답은 21.0%였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7층 여성가족부의 모습. 2022.01.11. kmx1105@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1/11/NISI20220111_0018326842_web.jpg?rnd=20220111143211)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7층 여성가족부의 모습. 2022.01.11. kmx1105@newsis.com
실제로 여가부에 따르면 새일센터를 통해 창업하는 경력단절여성은 2021년 1630명, 2022년 1707명, 2023년 1865명, 2024년 1982명으로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4년 사이 22%나 증가했다.
지난해 새일센터 창업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전체 1982명 중 40대가 837명(42.2%)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25.9%), 30대(20.2%), 20대 이하(6.1%), 60대 이상(5.5%) 순이었다.
이에 정부도 경력단절여성의 고용을 위해 창업 지원을 늘리고 있다. 여가부는 올해부터 여성창업 활성화를 위해 창업 전담인력이 배치된 새일센터 40개소의 단계별 창업 지원을 강화했다. 창업계획부터 준비, 예비창업, 창업 후 사후관리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디지털콘텐츠 기획이나 스마트 헬스케어 스타트업 등 최근 유망직종에 대한 창업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무작정 지원 확대보다는 경력단절여성의 특성에 맞게 보다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정희 대구달서새일센터 상담사는 "창업교육과정이 300시간 정도 되다보니 문턱이 높아 찾아오는 교육생이 한정적인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또 국민취업지원제도와 달리 참여수당이 없어 진짜 창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만 온다"고 전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여성 고용 변화 추이 분석' 보고서에서 여성전용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엄마창업캠퍼스' 신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육아하는 엄마들의 창업을 돕기 위해 미취학 아동에 대한 놀이공간을 마련하는 등 맞춤형 지원을 하자는 것이다.
노 연구위원은 "교육시간 자체를 줄이는 것은 장단이 있다. 이에 육아를 하면서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 뉴시스, 고홍주 기자, 2025.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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