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시켜주세요”...평균나이 65세 백전노장들, 일터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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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복지·마케팅 경험 살려
MZ세대와 협업, 업무 시너지
“새로운 시각 제공해 줘 도움”
일하고 싶은 시니어는 많지만
대부분 저임금 단순노동 종사
“주특기 살리면 생산성 개선”
저출생 현상과 맞물려 고령화 속도까지 빨라지면서 대한민국 경제 활력이 점차 식어가고 있다. 이에 노인 기준 연령 상향과 함께 정년 제한을 완화해 경제활동인구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일경제가 이철희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과 함께 분석한 결과 만 50~64세 장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2022년 기준 일본 수준으로 높이면 2047년 한국 경제활동인구는 현재 추계 대비 92만5500명 증가하게 된다. 일할 수 있는 체력과 능력이 되는 시니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경제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제일기획 자회사인 PT코리아에서 근무 중인 평균 연령 65세의 시니어 인턴들 모습. 기업·관가에서 일한 경력이 풍부한 이들은 MZ세대 직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호영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03/24/news-p.v1.20250317.ca913a9e2cb643128f828a41de0a1ae2_P1.jpg)
“에밀리, 로버트! 이거 좀 도와주세요.”
제일기획 자회사인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기업 PT코리아에 재직 중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이주은 씨(31)는 업무를 추진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사내 10명의 인생 선배를 찾는다. 에밀리, 로버트, 폴, 엘사, 토마스 등 트렌디한 영어 이름표를 단 이들의 정체는 정년이 지난 만 60세 이상의 시니어 인턴이다.
마케팅, 노인복지, 국방부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풍부한 시니어 인턴들은 지난해 말부터 PT코리아에서 시니어 관련 보고서 작성, 마케팅 솔루션 발굴 등 업무를 맡아 MZ세대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이씨는 “영어를 잘하는 시니어 직원분께 국제 광고제 수상작 분석을 영어로 부탁드린 적이 있다”며 “바쁘게 일하다 보면 젊은 직원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는데 선배님들이 꼼꼼하게 노하우를 알려주고 시니어 산업과 관련해서는 젊은이들이 알기 힘든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기도 한다”고 웃어 보였다.
35년간 교사로 재직하다 은퇴한 에밀리 이영래 씨(65)는 “MZ세대와 시니어 두 개의 톱니바퀴가 잘 돌아간다면 기업의 조직 관리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생길 수 있다”며 “시니어도 젊은 시절을 거쳐왔기 때문에 젊은 직원들이 어려움이 있을 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이 시니어의 전문 역량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PT코리아 사례는 아직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흔치 않지만, 앞으로 한국 기업이 가야 할 미래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험이 많은 70세 시니어 인턴이 30대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조언을 해주며 기업 성장을 이끈 영화 ‘인턴’의 한국판 사례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하고 싶은 시니어는 늘고 있지만 일자리는 미화, 경비, 가사도우미 등 저임금 단순노동에 집중돼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65세 이상 저임금 근로자(중위임금 3분의 2 미만) 수는 2019년 94만명에서 2023년 123만명으로 늘었다.
능력 있고 체력이 좋은 시니어 인력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이들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면서 저임금 단순노무직으로만 시니어를 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노인 기준 연령을 상향하고 정년 연장, 재고용 등 계속고용을 늘려 전문 시니어를 기업이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매일경제가 방문한 서울 서초구의 PT코리아 사무실에서도 시니어 인턴과 MZ세대 직원이 한 공간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함께 업무를 완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PT코리아는 전체 직원의 평균 연령이 만 31세로 젊은 조직이다. 이곳에 자리 잡은 시니어 인턴들의 평균 연령은 만 65세다. 34년이란 세월의 격차가 있지만 이들은 서로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며 공통 과제를 함께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시니어 인턴들의 풍부한 경험은 실무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과거 촬영감독으로 일했던 칼슨이란 닉네임의 박준수 씨(68)는 광고 촬영 현장에서 ‘명예 지휘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씨가 딸뻘인 후배 감독과 함께 작업하자 현장에서는 “경험과 감이 만나 새로운 시너지가 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철희 서울대 교수는 “장년층이 주된 일자리 혹은 유사한 일자리에서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시장 여건 변화는 장년층 고용을 증가시키고 동시에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출처 : 매일경제, 차창희 기자 외, 20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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