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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신중년에게 추천하는, ‘현명한 소통법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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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5-03-3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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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어른 소통법] 늘 현명한 아내에서 배우는 소통

아내와 나는 한 살 터울이다. 내가 한 살 더 많지만 소통에서는 아내가 한 수 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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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철 작가)


아내가 잘하는 다섯 가지 소통

길게 말하지 않는다. 특히 내게 말할 때 그렇다. 말이 짧다. 짧은 만큼 명료하다. 군더더기 없이 단호하다. 되는 건 되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같은 말을 두 번 하지도 않는다. 한다면 하고야 만다. 타협이나 요행을 기대하지 말고 말할 때 잘 들어야 한다. 말이 갖춰야 할 요건이 쉽고, 짧고, 명료하고, 정확한 것이라면, 아내의 말은 이 모든 것을 갖췄다.

비교하지 않는다. 자신과 남을 견주지 않는다. 자신이 비교 대상이 되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누군가와 누군가를 비교하지도 않는다. ‘누가 누구보다 나아’, ‘누구는 어떤데 너는 왜 이래?’ 이런 말을 삼갈 뿐 아니라 비교를 일삼는 사람을 멀리한다. 아내의 말에는 누구와 누구의 차이점과 공통점이 있을지언정 장단점 비교는 없다. 열등감과 시기, 질투가 없다. 아내는 비교가 모든 불행의 근원이라고 믿는다.

칭찬을 잘한다. 적어도 내겐 그렇다. 칭찬으로 나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고, 부추긴다. 칭찬으로 나를 춤추게 만든다. 강원도 정선에 놀러 가 카지노에서 10만 원을 종잣돈 삼아 무려 50만 원을 벌어왔을 때도, 고장 난 텔레비전을 어찌저찌 고쳐냈을 때도 아내는 내게 ‘도대체 당신은 못 하는 게 뭐야?’라며 마치 주입하듯 칭찬했다. 말에는 종류가 많다. 칭찬, 질문, 대답, 연설, 강연, 토론, 대화, 발표, 설명, 설득 등등. 이 가운데 하나만 잘해도 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아내는 칭찬이란 성능 좋은 병기를 보유하고 있다.

자신에게 관대하다. 자신과 사이가 좋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자기 만족감이 높다. 아내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어따 대고 지적질이야?’, ‘그럴 수도 있지’, ‘이 정도면 됐어’, ‘어쩔 수 없지’, ‘아니면 당신이 하든가’ 하면서 자신과 소통한다.

투명하다. 속셈이나 숨은 의도가 없다. 꾸밈이 없는 맨얼굴 같다. 아내는 입에 발린 소리도 못 한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한마디로 솔직담백하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말실수를 해서 손해 보는 일도 있다. 그래도 나는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아내의 말이 좋다. 머리를 굴릴 필요가 없다. ‘나는 생일이나 기념일에 선물을 기대하지 않아’ 이런 말을 철석같이 믿어도 된다. 아내와의 사이에선 불신에서 비롯되는 거래비용이 없다시피 하다.


아내 소통의 세 가지 단점

아내의 소통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 가지 단점도 있다. 첫 번째로 아내는 예단하는 버릇이 있다. ‘누구는 어떨 것이다’라고 미리 판단한다. 자신의 경험으로 지나치게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자신의 판단을 굳게 믿고 쉽사리 바꾸지 않는다. 한번 찍히면 그걸로 끝이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라디오 인터뷰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우선적으로 출연자에 대해 선입견을 갖지 않으려고 했다. 실제로 사람을 만나면, 처음에 알았던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알아갈수록 다른 사람이었다. 처음부터 좋았던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알고 나서 나빴던 사람도 없었다.

두 번째로 변하지 않는 원칙이나 의식이 있다. 모든 행동과 실천은 여기에 따른다. 언뜻 보면 주체적이지만 내가 보기엔 집착에 가깝다. 이런 집착은 다른 생각을 포착하는 걸 방해한다. 젊을 때는 이런 고집이 주관으로 평가받는다. 그 단단함이 멋있었으나 나이 먹을수록 이런 주관이 아집으로 읽힌다. 단단함보다는 유연함이 더 가치 있을 때가 있다.

세 번째는 편향돼 있다는 것이다. 내 편과 네 편의 구분이 명확하다. TV에서 다른 편의 소리가 나오면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들으려 하지 않는다. 빛의 속도로 채널을 돌려야 한다. 대신 유유상종을 즐긴다. 결과적으로 한쪽에 치우친다. 중간은 없다. 객관적 중립, 양시양비론을 경멸한다. 그러면서 균형감 있게 말하려는 나를 ‘입장을 분명히 밝혀. 당신 같은 사람이 문제야. 이런 회색분자 같으니’라며 비난한다.


아내에게 물었다. 살아오면서 말로 얻은 게 많은지, 잃은 게 많은지. 대답은 의외였다. 이익보다는 손해를 많이 봤다는 것이다. 나는 말로 인해 손해를 많이 봤을까, 이익을 많이 봤을까. 단연코 나는 얻은 게 많다. 내 말의 손익계산서는 압도적으로 흑자다. 말로 적자 인생을 살아온 아내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간단하다. 말수를 줄이고, 남의 말을 잘 받아주며, 상대를 먼저 생각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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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철 작가)


나이를 먹으며 깨닫는 소통 전략

말수 줄이기 말로 손해 보지 않으려면 말을 최소화해야 한다. 말수를 줄이면 적어도 밑지진 않을 수 있다. 내 말의 바탕색은 늘 침묵이다. 나는 과묵해지는 것만으로 ‘진국’이란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말을 못 해 안달이다. 들어주는 데 익숙하지 않다. 왜일까. 짐작건대 몇 가지 이유가 있는 듯하다.

먼저, 자기가 할 말을 준비하느라 잘 듣지 못한다. 듣는 척만 하지 머릿속으로 다음에 할 말을 생각한다. 또한 남의 말을 듣고만 있으면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어떤 의견도 없는 사람으로 비칠까 봐 걱정이다. 혹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면 ‘지금 이 자리가 불편한가?’, ‘무슨 언짢은 일이라도 있나?’ 하는 오해를 사지 않을까 지레 걱정이다. 또는 듣고 있는 내용이 시답지 않아서, 혹은 다 아는 것이어서 지루하고 따분한 경우도 있다. ‘시간이 아깝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내가 한마디 해야지’, 그래서 ‘됐고’ 하면서 자기 말을 한다.

무엇보다 남의 말을 듣다 보면 자기도 할 말이 생각나고, 남의 말에 반론하고 싶거나, 자신을 변호하고 내가 한 일을 변명해야 하는 상황도 일어나다 보니, 이래저래 말을 많이 하게 된다. ‘투 머치 토커(Too Much Talker)’라는 비아냥을 듣고 싶지 않다면, 사람들과 밥 잘 먹고 집에 가서 ‘이불킥’ 하고 싶지 않거든 말수를 줄이자.

잘 들어주기 말수를 줄이면 잘 듣게 되고, 자기 말을 잘 들어주는 이를 싫어할 사람은 없다. 들어주는 건 돈이 들지도 않고, 실력이 필요하지도 않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화의 요체는 말하는 수사학에 있는 게 아니라 잘 듣는 심리학에 있다”고 했다. 대화를 잘하고 싶은가. 잘 들으면 된다. 또한 김 대통령은 말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한다고 했다. 이 말이 꼭 필요한가. 이 말을 해서 얻는 게 무엇인가. 이 말을 안 하면 무슨 문제가 생기는가. 지금 이 상황에서 필요한 말이 아니면, 말해서 얻는 게 없으면, 말을 안 해도 문제가 없으면 하지 말자는 뜻이다.

잘 받아주기 들어주는 것만으로는 온전히 들었다고 할 수 없다. 들어주는 걸 넘어 잘 받아줘야 한다. 나는 세 가지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사람, 일, 자신이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게 사람이다. 어떤 말을 ‘이해’했다는 것은 그 말을 알아듣는 것을 넘어 그 말을 한 사람을 받아들이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상대는 내가 아니다. 그의 말을 내 경험이나 생각에 비추어 판단하면 안 된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이다. 그렇게 그 사람을 이해하면 그 사람이 하는 모든 말을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사람 말고도 내게 주어진 일과 닥친 어려움을 ‘다 이유가 있고 의미가 있겠지’란 마음으로 수용하려고 노력한다. 나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함, 완악함조차 용서하고 용납하고자 한다. 젊었을 때는 ‘도대체 왜 내게만 일이 몰리지?’, ‘왜 이렇게 내게만 고난과 시련이 오는 거야’ 라면서 좌절하고 자책했다. 이제는 사람, 일, 자신을 최대한 받아들여 인정하고 수용한다.

상대를 우선하기 언어능력과 소통능력은 일치하지 않는다.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면 언어능력이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소통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남보다는 자신이 우선이다. 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언어능력으로 남을 이겨서는 소통 측면에서 성공할 수 없다. 언어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소통을 불통으로 만들고, 그로 말미암아 고통을 겪는 경우를 봤다.

소통을 잘하려면 나보다 상대방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나는 세 가지 측면에서 그렇게 실천하고 있다. 첫째, 남을 이기기보다는 져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면 졌을 때도 속상하지 않다. 긴장하지 않고 여유가 생겨 소통을 더 잘하기도 한다. 물론 이길 수 있으면 이긴다. 일부러 져주진 않는다. 그건 오히려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할 수 있다.

둘째,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배우겠다고 마음먹는다. 가르치려 들면 고자세가 되고 상대방이 알아차린다. 가르치는 것에서는 얻는 것도 별로 없다. 배우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런 태도를 취하면 상대방은 나를 겸손하게 본다. 겸손한 자세만으로 소통은 이미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셋째,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조연을 자처한다. 주역은 부담스럽다. 나는 단역이 좋다. 약방의 감초처럼 부담 없이 끼어들 때 말도 잘 된다.

‘명심보감’에 나온다는 이 말을 좋아한다. “선한 행동은 봄 동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나는 것이 보이지 않으나 날로 자라나고 있고, 악한 행동은 칼을 가는 숫돌과 같아서 닳지 않는 듯 보이나 날로 닳아 없어지는 것과 같다.” 이 글의 ‘행동’ 자리에 ‘말’을 바꿔 넣으면 딱 들어맞는다.

오늘 내가 한 말이 돌고 돌아 어떻게 내게 돌아올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반드시 어떤 결과를 낳는다는 건 분명하다. 이 사실 하나만 염두에 두고 소통하면 적어도 말로 인해 낭패 볼 일은 없을 것이다.


듣는 수준에 따른 5단계 유형

1단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아예 말을 안 듣는 불통 단계. 상대의 말을 무시하고 자기 고집만 앞세우는 유형.

2단계: 듣는 척하는 단계. 겉으로는 듣는 듯하지만 사실 흘려듣는 유형.

3단계: 선택적으로 듣는 단계.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듣고 싶은 얘기만 듣는 유형.

4단계: 실제로 관심을 갖고 집중해서 듣는 단계. 하지만 그저 듣기만 하는 유형.

5단계: 마음으로 듣는 단계. 들음으로써 무언가를 만들어내거나, 무엇인가 깨닫기도 하고, 어떤 말 한마디에 인생의 물꼬가 바뀌는 유형.

기사출처 : 브라보마이라이프, 강원국 작가,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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