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에서 인생 2막 설계하는 ‘시니어 어벤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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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영리민간단체 희망나눔세상
은퇴후 기업운영 및 전략수립 등 전문성 기반 사회적경제기업 멘토로 활동
“사회적경제에서 은퇴한 신중년 역량 발휘”…전문인력 교육해 사회적경제기업 연계
“사회적경제기업 멘토링 하며 함께 성장하며 발전하는 기분”…보람·만족도↑
“국내에 프로보노라는 개념조차 없을 때, 우리가 회사에서 익히고 배운 지식과 경험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재능기부 방식으로요. 뜻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하기 시작했죠.”
시작은 2013년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한 컨설턴트 양성과정에서였다. 손홍택 전문위원을 비롯해 은퇴 후 진로를 고민하던 6명의 시니어들은 현장 경험을 재능기부 방식으로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초반에 임의로 진행됐던 활동은 방향과 목적, 참여자들의 의지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2015년 정식 법인으로 등록했다. 심사 검증을 받아 2016년 1월 비영리단체로 등록했다. 당시 함께하던 6명 중 3명은 각자의 사정으로 일을 중단했고, 4명이 합류하면서 총 7명이 함께하게 됐다. 비영리민간단체 희망나눔세상의 이야기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25일, 희망나눔세상에서 주요 구성원으로 활동하는 시니어 어벤져스. 김영석, 마태락, 박현철, 손홍택, 이광현 위원(가나다 순) 등 5명의 전문위원을 만났다.
대기업 임원으로 은퇴한 시니어, 사회적경제기업 멘토로 변신하다
희망나눔세상에 소속된 시니어들은 소위 ‘알만한 대기업’ 임원 또는 대기업 계열사 CEO로 활동하다가 은퇴한 사람들이다. (글로벌)마케팅, 전략(사업)기획, 해외진출, 기업경영 등 각각 다른 전문성을 갖췄다. 손홍택 위원은 “함께하는 위원들의 전문분야를 각각 다르게 구성했다. 마케팅, 사업전략, 재무회계, 인사노무 등 분야별로 전문성이 있는 사람들이 모였다”고 했다.
희망나눔세상의 활동은 ▲사회적경제기업 지원 활동 ▲신중년 대상 사회적경제 교육 및 연계 등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먼저 사회적경제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사회적경제기업은 인프라나 전문성이 부족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거나 기업을 확장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희망나눔세상 소속 전문위원들은 이처럼 전문성이 부족한 사회적경제기업을 지원한다. 좀 더 정확히는 멘토링, 코칭을 통해 기업 운영을 지원한다.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적경제기업에게 마케팅, 사업전략, 재무, 해외마케팅, 해외진출 등에 필요한 부분을 돕는다. 방향을 제시하고, 잠재력을 끌어낸다. 박현철 전문위원은 “사회적경제기업들 중에는 이미 컨설팅을 받았지만, 컨설팅 자료가 무슨말인지 모르는 곳들도 있다”며 “우리는 기업이 모르는 부분을 설명하고, 실무적으로 접근해 논의한다. 기업에게 멘토링, 코칭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은퇴한 신중년들이 사회적경제기업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도 있다. 손홍택 위원은 “신중년 은퇴세대의 경험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사회적경제라고 생각해서 사회적경제에 대해 교육하고 사회적경제기업에 연계한다. 전문인력 취업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나눔세상의 활동은 사회적경제 분야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SE프로’라는 이름으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신중년 프로보노 사업을 진행중이다. 한국중부발전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CSR기금을 통해 은퇴자들과 사회적경제를 연계하는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기위해 꾸준히 공부하죠”
기업을 멘토링하는데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을 묻자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기위해 공부하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손홍택 위원은 “요즘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다 보니 새로운 비즈니스가 많이 만들어진다. 변화에 대응하려면 계속 공부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경험이나 지식을 갖고 있더라도 오래된 감각으로만 이야기하다보면 밑천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기업별로 비즈니스를 공부하며, 노력하는게 숙제”라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은 또다른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김영석 위원은 “새로운 분야의 기업이 나오면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마태락 위원 역시 “하나의 기업을 만나기 위해 적어도 10시간 정도를 투자해 해당 기업에 대해 공부한다. 그래야 대화를 하며 적절한 멘토링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내가 누군가를 위해 고민하고, 그 과정을 통해 나도 성숙해지면 살아가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멘토링을 통해 변화하는 사회적기업을 볼때는 뿌듯함도 느낀다고. 김 위원은 “창업하는 기업가들의 대부분은 청년이다. 그러다 보니 회사를 안다녀본 사람이 많아 조직생활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 길을 알려주고 정보를 주면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손홍택 위원은 사회적기업가들의 마음가짐이 바뀌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했다. 사회적기업가들은 사회적가치와 경제적 이익에 대해 딜레마를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해 균형을 잘 맞출 수 있게 조언한다. 송 위원은 “너무 영리적으로 접근하면 안되지만, 기업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분도 포기하면 안된다”면서 “사회적경제기업에게 기업 마인드를 심어주고 자생력을 갖출 수 있게한다. 특히 나의 경우 개인 사업을 한 경험도 있어서 기업가들의 고충에 공감하며 멘토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후 자신의 상황 분석한뒤 방향 설정해야
“시니어들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고민할 때 자신의 상황을 분석하는게 중요합니다. 이후에는 자신의 경험과 기반을 가져갈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요.”
이광현 위원은 은퇴한 시니어들이 제2의 인생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황을 잘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시니어들은 ‘일단 해보고, 아니면 바꾸는 것’이 어렵다. 자신이 어떤 길을 갈 것인지를 설정하고, 모든 과정을 한번에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현철 위원은 “직장에서는 자신의 분야가 좁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나와서 보면 할 수 있는게 많다. 조직이나 회사를 나와 새로운 시각에서 보면 다른 것이 보인다”면서 “그것을 잘 분석해서 자신과 맞는 일을 선택 하는 것이 은퇴 후 후회없는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고 설명했다.
“시니어들은 나오면 막막하죠. 조직이나 기업의 울타리에 있다가 망망대해에 혼자 떨어진 기분이에요. 사회적경제가 지속가능성을 이야기 하는 것처럼 시니어도 지속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어요. 은퇴 한 뒤 같이할 수 있는 기회를 찾으면 좋지 않을까요?” -손홍택 전문위원
“기업에 있을때는 나름대로 자신의 권위가 있었더라도, 사회에 나오면 권위의 껍질을 벗어야 해요. 변화가 필요하죠. 권위를 내려놓고, 낮은 곳에서 일할 수 있는 마음이 있으면 인생을 살아가는데 훨씬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영석 전문위원
기사 출처 : 이로운넷, 박미리 기자,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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