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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삶은 우연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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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6건 조회 9,486회 작성일 21-10-2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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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복술님은 20182월 속초해경서에서 경감으로 명예퇴직 후, 다양한 학교관련 자격증을 취득하신 후 

20193월부터 현재까지 주문진중학교에서 학교보안관으로 근무하고 계십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할 미래를 위해 꾸준히 준비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시는 최복술님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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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우연: 주문진에서 진해 그리고 포항으로

 

주문진에서 태어나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유년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진해 해군에 입대하여 8년간 복무했다. 제대 후 우연히 지인을 통해 포항해양과학고등학교 특채모집에 대해 알게 되어 지원하였다. 동해안 저 윗자락 주문진에서 저 아랫자락인 진해로, 다시 포항으로 간다는 것은 모험이고 도전이었지만, 호기롭게 고향을 떠난 10년 은 늘 바다와 함께였다.



두 번째 우연: 해경 입사

 

어느 날 우연하게 포항해양과학고 동문회에서 해양경찰 채용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되었다. 사실 그 때까지도 해양경찰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보다 자세한 정보를 알고자 집에 돌아와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고 해경이 되기 위해 준비했다. 그렇게 서른 살이 다 되어 갈 무렵 난 해양경찰이 되었다.

  

 

무거웠던 해경 제복을 벗다

 

제복은 단순한 옷 이상의 의미가 있다. 특히 경찰 제복은 다른 직업군에서 착용하는 단순한 유니폼이 아니라, ‘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공공의 질서 유지 및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것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것이다. 경찰 제복을 착용함으로써 해양경찰로서 수행해야할 막중한 의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하므로, 그 의무를 충실히 하지 못함으로 인해 국가의 안전과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위협이나 손실, 피해 등이 발생하면 안 된다. 그런 이유로 군복 8년에 이어 해경제복 27, 35년간 걸쳤던 제복은 무게감과 책임감으로 늘 어깨를 짓누를 만큼 무거웠던 것 같다.

 

업무상 잦은 밤샘 근무와 함정근무, 파출소와 출장소에서의 경비업무들은 시간이 갈수록 나의 체력을 한계 상황으로 몰아갔다. 몸은 자고 있어도 머리는 활동하는 가수면 상태로 대기하다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로 일어나 조치를 해야 하는 밤샘 대기 근무는 너무 힘들었다. 급기야 건강에 적신호인 당뇨까지 발생하게 되다보니 무엇보다도 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결단을 내려야 했다. 그렇게 정년을 7년가량 남겨두고 20182월 퇴직을 하게 되었다.

 

35년간 걸쳤던 제복을 벗어버리고 평상복을 입으며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숨통이 트이고 가볍던지. 퇴직 후 매일 남들처럼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잠을 자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퇴직 전 좋지 못했던 건강상태도 올바른 수면을 취하다보니 차츰 회복되었다.

 

 

세 번째 우연: 학교보안관이 뭐지?

 

쉬고 싶어서 50대 중반 명퇴를 했기 때문에 퇴직 하고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으니 당연히 어떤 준비도 하지 않았다. 퇴직 후 여생을 무위도식하며 지낼 재산을 축적한 것은 아니었지만, 큰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연금과 약간의 아르바이트만으로도 속초에서 소박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20182월에 명퇴 후 몇 개월을 보내고 있을 무렵, 속초경우회에 가입하면서 해양경찰퇴직지원센터를 알게 되어 회원등록을 하게 되었다. 센터에서는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을 취득하는 데 교육비 지원을 해주었고, 자주 다양한 채용공고를 보내주기도 하고, 구인 업체 담당자에게 나를 추천해주기도 했지만, 좋은 결과는 쉽게 오지 않았다.

 

그러는 중에 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지인을 통해 연락이 왔다. 나의 근황을 묻던 그는 자신의 학교에 학교보안관이 채용되어 근무하는 데 근무조건을 비롯하여 참 괜찮은 것 같다하며, 다른 것 하는 것보다 학교보안관을 하면 어떻겠냐고 얘기를 해주었다. 사실 그 때까지도 나는 학교보안관이라는 직업을 전혀 몰랐다. 통화 후에 학교보안관이 뭔지, 인터넷을 통해 그 직무나 근무조건을 비롯해서 지원 자격이나 우대사항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런 후 바로 학교보안관으로 근무하기 위해 안전교육지도사, 학교폭력예방상담사 자격증을 취득을 위해 공부했고, 자격증 취득 후 20191~2월에 강원도 교육청과 속초교육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학교 채용공고를 보고 내 모교이기도 했던 주문진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지원했다. 최종적으로 주문진중학교에 합격하여 2019.3.4. 학교보안관으로 근무 시작해서 3년 가까이 근무 중이다.

 

속초 집에서 주문진중학교까지 편도 50킬로를 차량으로 출퇴근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평일 낮 근무에 업무강도도 약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는다. 가급적 집과 가까운 속초에 위치한 학교로 옮기도 싶긴 하지만, 내가 자라고 성장한 주문진의 까마득한 후배들 400여 명이 시끌벅적 학교 생활하는 것을 지켜보고, 그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 생활하는데 조금의 보탬을 주고 있다는 것에 적지 않은 자부심과 뿌듯함이 있다.

  

네 번째 우연을 준비하다

 

오랜 기간 장거리 출퇴근하면서도 폭설로 도로통제가 되어 결근한 날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결근한 적이 없을 정도로 성실한 모습을 보여줘서 인지 학교 관계자들과의 관계도 좋은 편이어서 내가 그만두겠다고 하지 않는 한 만 65세까지 계속 근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익숙한 업무 시간을 할애하여 학교보안관으로서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한국지식교육협회 주관으로 실시하는 [학교안전지도사] 자격도 취득했다. 또한 최근 환경오염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니 심각한 환경오염문제의 예방점검과 감시 관리를 통해 단속지도 업무를 수행하는 [환경오염예방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측면에서 얼마 전 취득한 자격증은 [노인통합관리지도사 1]이다. 50대 후반인 나 역시 머지않은 미래에 노인이 될 것이므로, 노인분들을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관리하는 전문가가 반드시 많이 필요할 것 같아 준비한 자격증이다. 이 외에도 새로이 도전하여 배우고 싶은 자격증들이 있다. 물론 비용과 시간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혹자는 퇴직해서 연금도 받고 애들 다 키웠고, 앞으로 5년 이상 학교보안관으로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데, 뭘 자꾸 힘들게 배우고 도전하느냐고 의아해 할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변화할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사람이 되고자 할 뿐이다. 지금의 도전과 배움이 나중의 결과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적어도 도전하는 과정에서 나는 더 이상 늙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후배들을 위한 조언


돌이켜보면 내 인생의 굵직굵직한 진로에 대한 결정들은 우연에 의해 이루어진 것 같다. 작고 사소했던 우연이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내가 그 우연한 얘기들을 귓등으로 듣고 무시하고 더 알아보지 않았다면, 그 우연한 정보들을 내 것이 되도록 뭔가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그 우연은 그냥 지나쳐버려 다른 사람에게 가버린 놓쳐버린 기회들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우연을 이해하는 사람이 결국 승자가 된다고 한다. 남들이 부르는 행운은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퇴직 후에 우리의 새로운 인생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모르나, 분명한 것은 계획대로 되는 것이 인생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뜻밖의 예기치 못한 일들을 경험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이다. 나는 50대 후반으로 고향으로 회귀하는 연어들처럼 다시 주문진으로 돌아와 40 여 년 전의 내 나이 또래 아이들을 위해 학교보안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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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님의 댓글

행운 작성일

투박하지만 진솔함이 묻어나는 멋진 글이자 인생이네요.
퇴직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란것을 느꼈습니다.
작고 사소했던 우연이 가져다 준 행운처럼, 앞으로 남은 인생의 시간들도 행운으로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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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님의 댓글

석양 작성일

멋진인생사시는군요..남은생도멋지게.행복하고.건강하게즐기고사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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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호님의 댓글

박일호 작성일

국가를 위해 헌신하며 수고하셨습니다.
            항상 즐거운 시간들이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건강하시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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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수님의 댓글

최윤수 작성일

퇴직후에도 끊임없는 노력하시는 모습에 지금의 제가 부끄러워지기도 합니다. 저또한 항상 노력하여 선배님처럼 자랑스러운 후배가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제2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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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잎클로버님의 댓글

네잎클로버 작성일

34년간 일 했던 시간 소중히 간직하고
앞으로 길은 꽃길만 걸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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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무지개님의 댓글

쌍무지개 작성일

모든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