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활기찬 2막 인생을 위해 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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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신님은 2019년 6월 제주해양경찰서에서 경정으로 명예퇴직 후, 2019년 7월 학교시설관리직을 시작으로 2021년 현재는 대단지도시형주택에서 시설관리자로 근무하고 계십니다. 전기, 기계설비, 소방 등 다양한 종류의 건물의 시설 운영에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가제트 만능 팔’을 가지신 정수신님의 열정적인 인생 2막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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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발자취
저는 제주 토박이로서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인근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부가 아닌 농부이셨던 부모님 슬하에 5남 1녀 중 넷째로 태어나 큰 어려움 없이 유년시절을 보내다가 초등학교 2학년 무렵 열 살이 채 못 되었을 때 아버지를 여의게 되어 자연스레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어머님 농사일을 도우며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집 근처에 있던 수산고등학교 기관과를 졸업한 후 전문대학 기관과를 졸업했습니다. 군 전역 후 외항선 기관사로 근무하다 지인의 소개로 해양경찰에 입사하여 34년 동안 근무하였고 지난 2019년에 ‘건강상의 이유’로 명예퇴직을 하였습니다. 해양경찰 업무 특성상 잦은 철야 근무와 함정근무, 파출소에서의 업무들은 시간이 갈수록 체력을 한계 상황으로 몰아갔고, 누적된 스트레스로 심신이 피폐해졌고, 혈당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혈당 수치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다 보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명예퇴직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어떤 이들이 제게 ‘어떤 특별한 계획이 있어’ 명예퇴직을 했냐고 종종 묻곤 하는데, 사실 그런 ‘특별한 계획’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퇴직을 한 것은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건강을 회복하게 되면 내가 가진 경험과 기술들로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던 거지요. 제가 간과한 사실이 있다면 제 나름의 ‘계획’이라는 것이 구체적이지 않았고, 현실을 정확히 몰랐다는 것뿐입니다.
오랜 기간 공직생활을 하다 퇴직하여 처음으로 현실을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는 앞이 깜깜하고 내 역할을 찾을 수 없게 될 까봐 전전긍긍하고 불안하여, 급기야 자신감은 나락으로 떨어져 ‘내가 왜 일찍 퇴직했지?’ 하고 후회 한 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건강관리만 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기에는 저는 아직 젊고 열정이 있었지요.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다시 배우고, 다시 도전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오늘날의 ‘일 좀 하는’ 시설관리자로 근무하게 된 것 같습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 결단하여 명예퇴직을 하였고, 퇴직 후 매일 남들처럼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근무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퇴직 전 좋지 못했던 건강상태도 규칙적인 운동과 수면을 취하다보니 차츰 회복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건강하고 제 삶에 만족하고 행복합니다.
미지의 길 : 준비 – 현실 – 또 다른 길
퇴직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꽃길만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한 번도 경험 하지 않은 미지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저는 퇴직하기 몇 년 전부터 퇴직 후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퇴직 2 년 전부터 얼마간 인터넷 정보를 검색하고 사회 선배님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난방설비업체’ 창업을 계획했고, 보일러설비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퇴직 한 후 깨닫게 된 사실은 ‘자격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운전면허증만 있다고 영업용 차량 운전 자격이 주어지지 않듯이, 위험천만한 설비 현장 경험과 경력도 없는 종이 자격증만 소지한 자를 어떤 정신 나간 업체에서 채용하겠습니까! 운이 좋아 채용이 된다하더라도 며칠 다니다가 60대가 하기 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절로 못하겠다는 소리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그래서 좌충우돌 도전하다 설비업체 창업의 꿈은 접고, 다른 길인 ‘건물시설관리자’로 진로변경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망 직종 : 시설관리자 업무와 진로
기관 및 통신 직별 해양경찰이라면 전기회로도 해독 가능하니 시설관리업무를 수행함에 대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시설관리자의 주 업무는 전기, 소방관리 업무이고, 그 이외는 해경 퇴직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다만 유념해야 할 것은 공직에 있다가 퇴직하면 사회경력이 전무한 상태이고, 자격증이 있어도 장롱자격증이라 인정해 주지 않는 사실입니다. 해경 재직 시의 기계 장비 등 시설 관련사항은 사회에서는 인정하지는 않으니 경력과 경험은 없다고 봐야죠. 시설관리계통으로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는 50대 이상의 고령자들입니다. 일반 기업 다니다가 여러 사유로 명퇴를 당한 사람들이다보니 절박한 경제사정으로 학원 수강 등을 통해 기능사 등의 자격을 갖춘 후 취업하려는 것이죠. 그래서 아무런 준비 없는 60대 이상은 그들과 경쟁이 되기 어렵습니다.
시설관리방면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전기기능사와 소방안전관리자 2급 정도 준비한다면 기본으로 충실하다고 봅니다. 전기기능사가 준비기간이 길고 어려워서 부담스럽다면 가스기능사, 에너지기능사, 공조냉동기계기능사 등도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이니 준비한다면 취업에 도움이 될 겁니다. 통상 면접시험 시 자격증 50%+경력50% 비중을 두고 채용하지만, 선임되지 않은 기능사 이하 경우 경력위주로 채용하기 때문에 희망하시는 분들은 전기, 에너지, 가스기능사 자격증 중 1개 이상을 취득하시고 양성교육 자격증인 소방안전관리자 2급, 사용시설안전관리자를 취득하면 시설관리자로 재취업하실 때 매우 유리합니다. 제주의 경우 퇴직자 중 2명이 일반시설관리자로 근무하고 계시며, 일반시설관리자인 경우 연속 근무가 가능하므로 현재 근무지에 만족한 상태입니다.
삶을 위한 시간 : ‘농사지으러 갑니다’
제게는 오래 전 구입한 토지가 있습니다. 퇴직 후에 전원생활을 해볼 요량으로 구입한 것이어서 퇴직 후 여가시간을 이용해서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지인의 추천으로 처음엔 석류를 심었지만, 바람이 많이 부는 제주 기후특성에 맞지 않아 실패했고, 이후 매실나무를 10년 넘게 재배하고 있습니다. 농부가 되어 수확이 많았을 때는 소득도 올리는 기쁨을 맞보기도 하고, 과잉생산일 때는 소득이 감소해서 아쉬움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어떠하더라도 부지런히 계속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여가 시간에 집 가까이 있는 밭으로 가서 고추, 무, 배추 등 각종 채소를 가꾸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그 재미를 저 자신 외에도 친구나 지인들과 더불어 만끽하고 싶어서 농막까지 설치했습니다. 휴일 때는 퇴직한 여러 선배님과 함께 담소도 나누며 올레길을 걷기도 합니다. 퇴직하고 많은 이들이 등산이다 골프다 하며 취미생활이나 놀러다니는 것을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취미와 여가 활동은 ‘농사짓는 것’입니다. 농사를 일이 아닌 ‘좋은 취미’로 생각하고, 이런 ‘좋은 것’을 해볼 수 있는 ‘그런 데’가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코로나 19로 취미나 여가 활동하기에 많은 제약이 있다고 하는데, 저는 농사를 지으며 ‘나 혼자’ ‘비대면’으로 충분히 여가를 즐겨온 것 같습니다.
후배들을 위한 조언
첫째는 건강관리입니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사람을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라고 하듯 재직 시에 힘들고 번거롭더라도 제대로 건강관리를 하셔야 합니다. 아프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건강하다고 과신하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는 재직 시에 준비하라는 겁니다. 재취업이나 창업을 할지, 귀농·귀어를 할지 등 약 5년 이상 기간을 정해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 실패가 없을 것입니다. 인생 2막을 위해선 인생 설계 준비가 중요합니다.셋째는 자신에게 맞는 일 찾기가 최우선 과제입니다. 인생 2막은 준비와 실천을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해야 합니다. 어떤 일이 내게 맞는 지, 그 일을 하려면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하는 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합니다. 저는 해경 재직 시 기관 직별로서 기계 설비 분야에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시설관리자를 준비를 하였습니다. 에너지관리기능사, 소방안전관리자 1급,사용시설안전관리자, 온수보일러시공자, 난방시공자격증을 소지하고 현재 대단위도시형주택 시설관리자로 근무 중입니다. 넷째는 퇴직 후 사회생활은 0에서 시작이라는 겁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나를 소개할 명함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어서 사회적 고립감과 심리적 소외감으로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퇴직 후 적응을 위해 재취업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한다면 새로운 일, 새로운 사람들을 통해 삶이 보다 풍성해집니다. 마지막으로 해양경찰퇴직지원센터 및 재취업한 선배들과의 소통을 통한 정보 및 조언을 통해 노하우를 전수받아 인생 2막을 멋지게 설계하고 목적을 달성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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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꼭 해경인님의 댓글
꼭 해경인 작성일
정수신님~
퇴직 준비를 어쪔 그리도 잘 하셨나요?
퇴직후 이어지는 삶이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
건강 관리 잘 하시고, 많은 분들이 이 글보고 동감을 하셨으면 합니다.
가끔 한 숨 쉬며 먼 하늘도 보시구요~~~~
긍정의 힘님의 댓글
긍정의 힘 작성일
30여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도전에 성공하신 오빠를 멀리서 응원합니다. 어쩜 그리 퇴직 후의 준비를 잘하셨데요? 대단한 열정입니다.
오빠의 경험과 조언이 퇴직하신 분들에게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평안하시길 빕니다.
김용규님의 댓글
김용규 작성일
수신님의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퇴직후 인생 2막을 뚜벅뚜벅 걸어 가시는 모습이 끈기있고 활기차 보입니다
제가 퇴직후 재취업자 입장에서 바라본 사회는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더군요.
공직의 직위가 때로는 재취업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런 경력이 오히려 장애로 느껴지는 역작용의 경우도 많은 법입니다
현직때 지녀왔던 내가 난데하는 자존심은 내려 놓고,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한 인생 2막 주자의 자세가 아닐런지요...
그런 관점에서 볼때, 재직중 꾸준한 준비와 자기관리만이 퇴직후에도 밝은 삶을 보장해 준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고, 평소 유비무환의 자세로 생활하는 것이 작금의 초고령화 사회, 백세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시니어들의 지혜가 아닐까 싶네요
수신님의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박기출님의 댓글
박기출 작성일
정수진 경우회원님 ~
재취업을 축하합니다.
30여년동안 해양경찰청 함정에서 기관장과 전기 보수와 가스 냉동기등 취업에 필요한
각종자격증등 기관부에서살림살이를 도맡아 일해오다
지난해 명예로운퇴직과 동시 각학교에서 시설관리 등 건물관리 농사일등 학교시설관리직으로 재취업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다니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정수진님 화이팅 ~~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남은인생 보내시길 응원합니다
사랑합니다
김진만님의 댓글
김진만 작성일
정수신님~
퇴직 후 인생을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시는 모습 존경스럽스니다.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