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메타버스 시대, 직업교육으로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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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우리나라는 중화학·철강·기계산업 등을 중심으로 연평균 8%이상의 고도성장을 이루었다. 산업 현장 요구 인력을 양성?공급한 직업훈련은 고도성장의 견인차였다.
우리나라 직업훈련 제도는 제2차 경제개발계획 수립시기인 1967년 직업훈련법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재정적 여력이 없던 시절 국제 원조로 국립 중앙직업훈련원 설립하고 훈련 교사 양성부터 시작했다. 독일 벨기에 등 선진국 제도를 배우고, IBRD(국제개발은행)에 빚을 내 지역별 훈련원을 설치해 나갔다. 이들이 오늘날 한국폴리텍대학의 전신이다.
직업훈련은 정부 부처별 산업 육성 정책과 개별 산업 현장의 인력 수요 사이에 브릿지 역할을 하며 대한민국 산업의 고도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고도성장기가 끝나고 IMF를 기점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던 사회 시스템이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다.
2000년 초반 초고속통신망 보급과 정보 소통의 급증으로 IT산업이 빠르게 성장했고, 기업이 생존을 위해 IT를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좁아진 취업 시장은 교육과 산업의 괴리를 드러냈고, 대학은 ‘학문’+‘취업’으로, 직업훈련도 ‘훈련’+‘교육’으로 상호 수렴적 변화가 있었다.
2021년 현재 우리는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며 수많은 데이터를 쏟아내고, 기업은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단련시켜 소비자 욕구에 실시간 대응하며 인간의 지능을 대체해가고 있다.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초연결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했고,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기업으로, 자동차 산업은 모빌리티 산업으로 스스로를 재규정하고 있다. 기업은 새로운 생존 전략을, 노동자는 새로운 직업능력을, 직업교육은 새로운 시대적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향후 직업능력의 핵심은 현실과 가상, 사물과 인공지능을 아우르는 초연결 능력이다.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코딩 교육을 받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대학의 종말이 예견되는 현실이다. 직업교육도 그러할까? 그렇지 않다. 직업교육은 산업의 인력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사회의 일자리 안전망을 책임지고, 교육의 실패까지 보완하는 중요한 국가 기능이기 때문이다. 대학은 선택이지만 일자리는 필수다.
직업교육 강국인 싱가포르는 생애 전주기를 아우르는 체계적 직업교육과 4차 산업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2015년부터 정부, 기업 대표, 노동조합, 전문가가 모인 실무협의체 ‘스킬스퓨처 싱가포르(SSG)’가 그 핵심이다.
우리도 직업교육 체계에 대한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위해 산업계, 정부, 노동계, 교육계가 모두 참여하는 “국가직업교육협의체”를 구성하고, 산업간 융복합과 이에 따른 노동시장의 변화, 신산업 육성 등에 필요한 종합적인 인력양성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로서 정부 산업 정책은 산업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고, 맞춤형 교육훈련과정 설계로 신산업 육성이 곧 일자리와 연계될 수 있는 것이다.
훈련기관도 고도화가 필요하다. 산업간 융합이나 신산업분야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 시설 투자가 필요하며, 특히 공공훈련기관은 전국 단위의 촘촘한 직업훈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로 재편해야 한다.
메타버스와 융합의 시대에 우리의 직업교육 시스템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이 시대의 선배들이 반드시 챙겨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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