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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주거래처, 네잎클로버가 준 억대 매출의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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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513회 작성일 20-09-2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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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접고 귀농, 화훼업에 뛰어들 무렵 IMF가 터졌다. 그로부터 십수년이 지나 세계 최초 자연 번식 방법으로 유전자 변형없는 식용 네 잎 클로버를 탄생시켰다.

일명 스타벅스 클로버의 주인공 홍인헌 씨의 찐 2라운드.


홍인헌 대표(59세)를 화훼업의 길로 이끈 것은 우리나라 화훼계 선구자로 꼽히는 매형의 역할이 컸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홍 대표는 20대 중반, 그간 배운 노하우를 발판삼아 화훼업을 제대로 해보겠다는 다짐과 함께 서울로 올라왔다. 그러나, 현실은 매서웠다. 여의치 않은 자금 사정으로 꿈을 접었다. 미국과 일본에 의류를 수출하는 중소기업에 취직했고, 중국 시장 바이어로 현지에 나가 5~6년간 일을 했다.

 

“스웨터를 제조해서 수출하는 회사였어요. 의류업을 하던 친누님을 통해서 제조 공정을 어느 정도 익히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해외 시장 바이어로 취직할 수 있었죠. 하지만 그 시장 역시 사장 사업일 때라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첫 사업 시작 그러나 IMF에 막히다  


때마침 고향에 1만 평 규모의 유리 온실을 짓고 장미를 키우기 시작한 형의 제안으로 국내 유통을 담당하게 됐다. 화훼상가가 밀집해있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첫 매장을 내고 내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곧바로 IMF가 터졌다. 월급쟁이로 살다 막 첫발을 내디딘 상황에 닥쳐온 위기치곤 너무 컸다. 쫄딱 망할 수 밖에 없었다.

 

“좌절만 할 수는 없으니까, 바로 살길을 찾아나섰죠. 그간 거래해온 업체들과 다시 사업을 구상한 게 꽃 배달이었어요. 장미 유통 쪽에서는 거상이었으니 시도할 수 있는 일이었죠. 꽃 배달 업체에서는 주문과 영업 관리를 맡고, 저희는 제작과 배송을 맡아 사업을 이어갔습니다.” 

 

꽃 배달 사업을 하던 중 유통업체 홈플러스와 거래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당시 홈플러스는 이제 막 국내 시장에 진출한 참이었다. 매장 입구에 화훼 코너를 배치하여 고객을 사로잡으려던 홈플러스가 먼저 직매입 거래를 제안했다. 유통 재고의 부담을 덜 수 있으니 나쁠 게 없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1장 1단이 있는 법. 단 시일 내에 판매를 해야하는 화훼 특성상 재고 부담으로 담당 영업자들은 매장 발주를 줄였고, 싱싱한 꽃이 있어야 할 자리에 시든 꽃만 놓여있으니 판매가 줄어드는 악순환이었다. 수년간 적자가 이어졌다. 담당 부서 관계자들과 잦은 미팅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해기로 했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였다. 그때, 오랜 시간 묻어뒀던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국산 토종 네 잎 클로버의 탄생  


우리나라 화훼시장에서 고객 수요가 높은 상품은 대부분 수입 품종이다. 화훼업에 뛰어들며 홍 대표는 이 점에 집중했다. 비싼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해외 품종 대신 우리 토종의 상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키우고 세계 시장에 내놓겠다는 포부였다. 그러기 위해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무리 없이 먹힐 수 있는 상품이어야 했다. 오랜 고민 끝에 떠올린 게 네 잎 클로버였다. 행운의 상징, 모두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선물로도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홍 대표는 시도한 방법은 야생의 네 잎 클로버를 채집해 줄기를 잘라 다시 심는 삽목 방식의 선발 육종법이었다. 다시 심은 줄기에서 네 잎 클로버가 나오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반복하는 데 쏟은 시간만 5년. 2011년, 세계 최초로 자연 번식 방법으로 네 잎이 자라는 클로버 종자 개발에 성공했다.

 

“힘든 시간이었고, 중간에 관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애초에 ‘이건 시간이 오래 걸릴 일이다’라고 마음을 다잡고 시작했어요. 너무 여기에만 매달리지 말고 생업을 하며 계속 도전해야 무너지지 않을 거로 생각했죠.”

 

유전자 변형이나 방사선 사용 없이 자연 번식으로 품종 개량에 성공한 쾌거였다. 국립종자원에 품종 등록을 마쳤고, 바로 홈플러스와 손잡고 수능 시험 기간에 맞춰 수험생 선물용 네 잎 클로버 화분을 시장에 선보였다.


“많은 기대를 했죠. 오랜 고생 끝에 얻은 결과였으니까요, 하지만 온실에서 쨍쨍한 햇빛만 받고 자라다 실내로 들어온 클로버가 갑자기 실내로 들어오니 잎이 노랗게 변하고 생기를 잃었어요. 판매 가치가 떨어졌죠.”

 

특별한 날, 네 잎 클로버를 먹는다면    


연구를 통해 해결책은 찾았다. 그러나 온도와 조도 등 주변 환경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품종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시설 개조가 필요했고, 거기에 투자할 돈이 없었다. 그때 ‘먹거리’가 떠올랐다.


“네 잎 클로버는 특별하잖아요. 전 세계인의 생일 케이크에 하나씩만 올려도 숫자로 따지면 엄청나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당시, 클로버는 외국에서는 식용이 가능하지만 국내에는 가축 사료용으로 들어와 식용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식용 판매를 위해서는 식약처 허가가 필요했다. 유럽·미국·일본 등의 논문을 직접 찾아가며 클로버가 구황작물이라는 사실과 클로버의 영양 성분을 담은 자료들을 모아 제출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2012년 국내에서도 식용 작물로 등록되었고 2013년에는 2033년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 국립종자원의 품종 보호권도 받았다.

 

끊임없이 문을 두드린 호텔, 그리고 스타벅스와의 제휴 


처음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네 잎 클로버를 음식으로 내놓는다는 것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 시절 해외에서 바이어로 보낸 홍 대표는 직접 발로 뛰며 이러한 판매처들을 찾아가 설득에 나섰다. 일단 샘플을 써보고 평가해달라는 부탁에 서서히 시장의 반응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서울 시내 주요 호텔 납품을 시작으로 점차 자리를 잡기 시작해 2017에는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 신상품 음료 재료로 사용되며 크게 주목을 받았다.

 

“스타벅스에서 요구한 물량이 하루 5만여 개였어요. 그런데 저희 공급 능력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2만여 개를 겨우 납품하는 상황이었죠. 그런 와중에 스타벅스와의 협업이 엄청난 홍보 효과를 불러일으켰어요. 중앙일보 경제 1면을 장식하니 해외 교민들에게서도 구매 문의가 쏟아졌죠.”

 

한 번 이슈가 되자 시장의 반응은 저절로 따라왔다. 홍 대표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아이템의 성공이었다. 빠르게 늘어난 시장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산 능력을 키우는 사업 확장이 필요했다. 투자금 마련을 위해 와디즈에서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했다. 총 1억 5천만원의 투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시설 투자비로 넉넉한 돈은 아니었지만 시도 자체로 대단한 경험이었어요. 나와 연고도 없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내 사업의 미래를 보고 투자한 거잖아요. 내 아이디어로 탄생한 상품이 인정을 받은 거고, 요즘 세상에는 이런 것도 있구나, 이런 방법도 있구나, 새로운 경험이 신기하고 감사했죠. 덕분에 생산 설비를 확충할 수 있었으니까요.”


귀농과 창업, 중요한 것은 아이템과 인내력  


“무작정 귀농을 한다고 길이 열리는 게 아녜요. 요즘은 지자체에서 많은 자금 지원을 해주지만 정확한 아이템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어요. 아이템이 있어도 정착해서 키워내기까지 몇 년의 시행착오는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유지할 힘과 여유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돈이나 정신적으로나.”

 

IMF, 생각보다 미진했던 대형 유통 체인과의 제휴와 같은 고비를 극복한 힘은 결국 남에게 없는 아이템과 어려운 시간을 버텨낸 인내력, 그리고 판로를 뚫기 위해 발로 뛴 적극성이었다. 홍 대표는 이 점을 강조한다.

 

“귀농의 목표가 사업적인 성공이 아니라 귀촌과 도시에서 벗어난 삶에 있다면, 굳이 혼자 모든 걸 하기보다는 이미 어느 정도 틀이 잡힌 사업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어요. 저같이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생산을 도울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본인의 목표에 맞는 방법을 찾아보길 추천합니다. 


보통 잎채소보다 단백질이 10배, 클로버의 무한 가능성  


국내 시장의 성공을 기반으로 올해는 글로벌 확장에 나서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그러던 중에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졌다. 코로나로 수출 길이 막히자 홍 대표는 다시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판로를 뚫었다. 홍 대표의 제안에 흔쾌히 국내 편의점 유통 업체가 제휴 의사를 밝혀왔다.

 

“클로버 100g에는 단백질이 40g이 함유되어 있어요. 보통 잎채소의 단백질 함량이 2~3g 정도로 없다시피 하는 것과는 다른 점이죠. 따라서 채식을 하는 분들의 단백질 보충에 좋은 채소입니다. 편의점에 가면 1인 샐러드를 많이 팔잖아요. 이런 클로버의 장점이 먹힐 줄 알았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홍 대표는 바쁜 현대인을 위한 녹즙과 분말 파우더 형태의 제품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영양성분이 많은 클로버를 장아찌로 담가 먹는 레시피와 같이 재료법 소개에 대한 부분도 고민하고 있다.

 

“현재는 자사 몰이나 쿠팡과 같은 온라인 마켓 그리고 마트 등지에서 채소 상품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생산량이 더욱 확대되고 제휴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게 된다면 더 다양한 방식으로 식용 네 잎 클로버를 선보이고 싶습니다.”

 

 

기획 문수진 글 김태정 사진 박종범(스튜디오 텐)


기사 출처 : 전성기,  20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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