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보에 100캐시…‘디지털 폐지’ 줍기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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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기 앱 넘어
설문조사 패널 등
‘앱테크’ 인기
“보상받으려는 심리 작용한 것”
[대한경제=서용원 기자]“기왕 걷는 거, 돈까지 받을 수 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해서 하고 있어요.”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직장인 문모(31)씨는 스마트폰 만보기 앱 ‘캐시워크’를 이용해 하루에 100캐시씩 적립한다. 캐시워크는 사용자 걸음 수를 측정해 100걸음당 1캐시를 적립해주는 앱이다. 하루 최대 100캐시까지 적립할 수 있다. 적립한 캐시는 앱을 통해 편의점, 카페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으로 교환할 수 있다.
문씨는 “하루가 지나면 적립액이 없어지기 때문에 자정 전에 반드시 적립버튼을 누른다”며 “지금까지 7만4600캐시 정도를 모았다”고 말했다.
문씨가 만보기 앱을 이용해 적립한 금액. /사진: 문씨 제공 |
12일 <대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1원이라도 더 모으려는 ‘디지털 폐지줍기’가 유행이다.
디지털 폐지줍기는 스마트폰 앱 등으로 1원, 10원 등 소정의 포인트나 현금을 모으는 ‘앱테크’다. 이른바 ‘티끌 모아 태산’인데, 폐지를 주워다 파는 것처럼 온라인 상에서 간단한 행위로 적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특징에 ‘폐지줍기’라는 별칭이 붙었다.
대표 사례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만보기’다. 일상생활만 해도 혜택이 쌓이기 때문이다.
문씨가 사용하는 캐시워크는 구글 ‘Play 스토어’기준 1000만 다운로드를 넘었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앱 내 ‘KB 매일걷기’를 통해 일주일에 3만5000 걸음을 걸으면 100포인트를, 7만 걸음을 걸으면 500포인트를 지급한다.
마찬가지로 다운로드 1000만회 이상을 기록한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도 앱에서 하루 최대 140원을 적립해주는 만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광고 시청 후 적립금 받기, 설문조사 참여하고 보상받기 등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폐지줍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황모(28)씨는 특정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네이버 포인트’를 10∼15원가량 적립할 수 있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이벤트를 기회가 될 때마다 참여한다. 네이버 포인트는 네이버 페이 등을 사용할 때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다.
황씨는 “내 집 마련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아끼고 벌고자 소액이라도 모으고 있다”며 “1000명 넘는 사람들이 모인 카카오 오픈채팅방에서 디지털 폐지줍기 관련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채팅방 참여자들이 네이버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링크를 공유하고 있다. /사진: 황씨 제공 |
디지털 폐지 줍기는 주부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28)씨는 캐시워크와 KB매일걷기를 넘어 설문조사 업체 패널도 참여하고 있다.
김씨는 “육아 하면서 틈틈이 참여하고 있다”며 “금전적으로 부족한 면은 없지만, 아이들 간식이라도 공짜로 하나 얻을까 싶어서 하게 됐다. 적립액은 주로 빵 등으로 교환한다”고 밝혔다.
인기가 많아짐에 따라 디지털 폐지줍기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 강남에 사업장을 둔 A(32)씨는 명함 저장 앱인 ‘리멤버’ 커뮤니티 게시판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게시물을 주기적으로 작성한다.
그는 “앱에서 한 달에 한 번꼴로 많은 조회수나 댓글, 좋아요 등을 받은 게시글ㆍ댓글 작성자에게 1000∼2000원가량의 네이버 포인트를 제공한다”라며 “이것을 받고자 재미있는 글을 지어내서 쓰곤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무지출’을 넘어 1원이라도 더 벌려는 행위를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분석한다.
청년층을 연구하는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취업, 내집마련, 재산축적 등 과거 세대에 비해 청년들이 노력에 합당한 보상을 받기 어려운 시기”라며 “하루 1만걸음 걷기, 미라클 모닝 등은 목표를 달성해 소정의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청년들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디지털 폐지 줍기를 넘어 더 큰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대한경제신문, 서용원 기자, 202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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