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레저 활성화, 요·보트 매매 활성화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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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관리제부터 수리까지 인프라 부족해
[현대해양] 해양레저에 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요·보트를 포함하는 동력수상레저기구는 매년 3,000대 이상 신규 등록되고 있으며, 조종면허자의 신규 취득자도 매년 2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제2차 낚시 진흥 기본 계획안에 따르면 낚시 인구는 2010년 652만 명, 2018년 850만 명, 2022년의 약 973만 명(추정)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2024년에는 1,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막상 인프라가 수요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해양레저에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요·보트를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인프라를 먼저 갖춰야 해양레저의 활성화 역시 순조로울 것이라 조언했다.
동력 수상레저기구 3만 5,000대 넘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이후 프라이빗한 레저활동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자연히 요·보트 등을 이용해 소규모로 해양레를 즐기는 인구가 증가했다. 2020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0.7%를 기록했으나 해양레저산업은 오히려 부상했다. 신규 등록된 동력수상레저기구 수는 2019년 3,154대에서 2020년 3,357대로 증가했으며, 조종면허자 등록자도 같은 기간 1만 7,822명에서 2만 406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해양레저산업의 성장에 대한 밝은 전망과 달리 관련 인프라는 아직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김충환 경기도청 해양수산과 전문위원은 “해양레저산업의 비전에 대한 발표는 증가하고 있으나, 정작 체계적 데이터와 조직체계는 미흡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2022년 기준으로 동력 수상레저기구가 3만 5,000대를 넘는 상황이고, 1년에 3,000대 정도 등록되고 있기에 해양레저산업은 결코 작은 시장이 아닌데도 금융상품이나 인프라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요·보트 리스 구매 어려워
레저선박의 구매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수입자동차와는 달리 리스상품이 아주 적다는 특이점이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요·보트의 리스를 취급하고 있는 M캐피탈의 황숭철 차장은 “매년 취급하는 요·보트의 리스 건수는 100여 건에 불과하다”라며, “우리는 상품 금액이 3,000만 원을 넘는 경우에만 리스하고 있는데, 사실 (사업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외국에서 개최되는 보트쇼의 경우 가장 좋은 자리의 대부분을 리스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신뢰할 수 있는 가치 평가가 되고 있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자동차나 선박 등 상품의 경우 물건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금융서비스도 가능하다. 자동차의 경우 연식, 주행거리, 모델 등의 내역이 상세하게 파악된다. 또한, 중고시장이 발달해 부실채권이 발생할 때도 채권 회수가 가능하다. 그러나 요·보트의 경우 객관적 가치를 평가할 인프라가 미흡하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보트는 국내 중고시장이 발달하지 못해 부실채권이 생겨도 판매처가 없어 매각손실을 입고 헐값에 내다팔 수밖에 없다”라며 금융사가 요·보트 선박 구매상품을 출시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리스로 보트를 구매한 경우에 또 다른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 차장은 “리스 요·보트의 경우 관공서에서 무전기 허가를 내주지 않는 일도 있고, 각 마리나에서 받아주지 않는 일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 마리나 같은 경우 리스 요·보트의 계류를 막았었다. 우리가 며칠간 증빙 자료 등을 보내며 설득한 끝에 겨우 통과시켜줬으나 지금도 (부산 마리나쪽) 담당자에 따라 정책이 그때그때 바뀐다”라며 “전곡항의 경우에는 지금까지도 계류가 불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요·보트 명의가 리스사로 되어있는 경우 구매자의 소유라는 것을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요·보트 종합보험 전무
2022 경기국제보트쇼
리스가 어렵고, 가치 평가가 되지 않는 현재 상황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요·보트 종합보험’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해운조합 등에서 가입이 가능한 보험은 책임보험이며, 이 보험은 15~20피트 내외 선박의 경우 보험료가 10여만 원 대에 불과하다.
김충환 위원은 “일반적으로 자동차 보험료가 1년에 100만 원 정도인데, 요·보트의 1년 보험료가 10만 원이라고 하면 구매자들은 저렴하다고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하다고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라며, “보험가는 상품의 가치에 대한 평가 지표이고, 재산가액에 대한 보장이라는 의미이기에 종합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는 것은 오히려 구매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하나 구매해도 보험을 들기도 하고, AS가 잘 될지 확인하는 데 요·보트를 그런 안전장치 없이 구매하는 일이 망설여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해수부 관계자는 “요·보트 종합보험이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로 보고 있다”라며, “시장이 더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종합보험이 등장하게 되는 부분일지, 금융회사에서 신뢰성을 만드는 것이 우선일지 이런 부분에 대해 우리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시장 규모라든가 관련 수요 등에 대해서도 정확한 통계를 아직 잡을 수 없어 실제적인 시장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아직 관련 시장 조사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소득 및 국가 경제 대비 해양레저산업 수준은 어떠한가?'라는 문항에 대한 경기보트쇼의 일반 관람객의 만족도 조사(제공_김충환 경기도청 전문위원)
‘국민소득 및 국가 경제 대비 해양레저산업 수준은 어떠한가?’라는 문항에 대한 경기보트쇼의 기업 만족도 조사
국내실정에 맞는 종합보험 필요해
종합보험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삼성화재와 M캐피탈이 2011년 선체보험을 출시했으나 손실이 커져 1년 만에 판매를 중단했던 것.
삼성화재는 자동차와 비슷한 기준으로 선체보험을 적용했다 낭패를 봤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경우 주차를 하며 차를 파손시키는 일이 잦지 않다. 그러나 요·보트의 경우 계류장에서 배가 이안·접안 시 바람이나 조류 등으로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배는 들어 올려 조선소로 이동해 수리해야 하므로 상당한 비용이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듯 접근한 삼성화재는 당시 수리보험 청구를 감당하지 못했다.
황 차장은 “자기 부담금을 높이고, 엔진 보험 등 특성화시켜 접근한다든지 전손 등의 손해에 대해서만 보장을 해주는 식으로 보험이 다시 생기면 수요가 있을 것 같고, 보험사 입장에서도 괜찮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실제 요·보트 천국인 미국에서도 이안·접안 시 파손은 보상하지 않는 식의 보장방법을 채택하고 있다고.
요·보트 수리에 대한 부분도 지적됐다. 중고시장 가격이 투명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부품·수리공임 등이 표준화되지 않았기 때문. 자동차 중고거래시장에서는 제품 모델별·연도별 최종 가격이 설정돼 있고, 그 사이의 사고나 수리 상황에 따른 감가가 이뤄진다. 이런 부분은 모두 전산화되어 있다. 그러나 요·보트의 경우에는 공임비도 부품비도 천차만별이다.
김충환 위원은 “국토부에서는 침수차를 관리하는 전산 시스템이 있는데, 요·보트도 전산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수리를 하고 어느 정도 공임에 어떤 부품이 사용되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어야 견적이 나왔을 때 적정선인지 알 수 있고, 그러한 부분이 체크가 되어야 보험회사도 믿고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등록제 관리 부실하다”
금융사에서 상품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위해서는 상품의 등록관리가 분명해야 한다. 상품이 공식적으로 등록돼 있어야 확실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재산권 저당을 설정하는 등 재산권의 적극적인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보트의 경우 자동차와 달리 등록제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중 등록도 종종 문제가 된다고 할 정도로 리스크가 있다는 것.
대부분 요·보트는 수입 중고 제품이다. 예전에는 요·보트가 처음 국내로 들어온 후 선체에 찍혀 있는 차대번호로 선박을 등록했다. 그러나 페인트칠이 벗겨지는 등 선체 번호 식별이 어려워지면서 현재는 엔진 번호를 등록하는 것으로 변경된 상태. 그러나 엔진 번호의 위·변조가 쉽다는 문제가 다시 발생했다.
황 차장은 “배를 대표하는 것은 선체이기에 엔진 번호는 그 배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문제는 엔진에 붙어있는 스티커로 번호를 확인하게 되는데, 이 스티커는 위·변조가 너무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M캐피탈의 경우 배 사진을 보고 모델 출시 일자를 확인해 연식을 추정하는데, 개인적으로 요·보트를 매매한 사람들끼리는 출시일에 대한 의견 다툼 등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황 차장은 “이러한 부분은 정부에서 등록제도 정비를 해주면 좋겠다”라며, “자동차처럼 전국 등록사업소가 연결돼야하고 선체 번호도 해당 배의 특성을 확인해 정부 공인으로 타각을 하는 방향도 생각해봤다”고 전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자동차도 대포차가 있었던 것처럼 어느 시장이나 아직 시장이 활성화가 되지 않은 경우 이런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또한 선체 번호나 엔진번호 등록 관리는 해양경찰청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양경찰청 담당자는 “등록은 외국에서 수입되는 경우 소유자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지자체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선박등록과 관리가 부실하면 가치 평가 기준도 흔들린다. 그리고 이는 요·보트의 중고시장 부재와 맞물려 금융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요인이 됐다. 안정된 중고시장이 형성돼야 안전한 자산 매각이 가능하다.
기사 출처 : 현대해양, 김엘진 기자,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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