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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리는 택시기사 이상길씨 "소통 통할 때 보람 느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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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310회 작성일 23-09-0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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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살 예방의 날'…생명사랑 택시 활동 

위험 징후 승객에게 상담, 정보·기관 연계도 

"대화를 하다 보면 누구나 아픈 기억 있어" 

"얘기하고 방법 찾아갈 때 기분 가장 좋아"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누구나 아픈 기억이 하나씩은 있어요. 서로 대화를 하면서 해결 방안을 찾아갈 때 기분이 좋죠."

오는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앞두고 보건복지부의 도움을 받아 생명사랑 택시 활동을 한 이상길(55세)씨와 지난 6일 전화 인터뷰를 나눴다.

2004년부터 택시기사로 활동한 이씨가 생명사랑 택시 사업을 결심한 것은 2018년.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뇌병변으로 고생한 부친의 영향으로 장애인 택시 활동을 하던 이씨는 인천의 한 LPG 충전소에 들렀다가 우연히 생명사랑 택시 모집 공고를 접했다.

이씨는 "장애인 택시를 하면서 오히려 평범한 일반 사람들보다 그네들 생활 속에서 내가 배울 수 있었던 게 굉장히 많았다"며 "장애인도 도왔었는데, 더 힘든 사람들을 돕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다 싶어서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생명사랑 택시는 일정한 교육을 받은 기사가 위험 징후 또는 도움이 필요한 승객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거나 필요한 정보, 기관 등을 연계하는 사업이다. 


이씨는 "힘들어하는 사람이 보이거나, 목적지를 대교나 공동묘지로 하거나, 시간대를 고려했을 때 엄한 곳으로 가자고 하는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대화도 하고 직접적으로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육을 받았지만 처음 보는 승객을 대상으로 위험 징후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씨는 "사람이 탔는데 힘든 일 있냐 이렇게 직접 물어보기도 어렵고, 어떤 이야기를 했을 때 '당신이나 잘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전환점이 된 사건이 생겼다. 택시에 탈 때부터 어둡고 경직돼보이는 승객과의 만남이었다. 이불이 담긴 가방을 들고 탄 승객은 집을 나와 거처를 구하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씨가 조심스레 승객에게 말을 건네자 최근에 겪은 보이스피싱과 파혼 등의 일을 이씨에게 털어놓았다고 한다. 이씨는 이 승객에게 따뜻한 말로 위로를 해주고 인천자살예방센터에 연계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승객은 며칠 후 원래 살던 집으로 돌아갔다.

이씨는 "내가 마음을 열고 차분해지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준비를 하면 언제든지 손님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터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가 만나고 도움을 주는 승객은 다양하다. 표정도 밝고 쾌활한 승객이었는데 최근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경우, 병원에 혼자 진료를 받으러 다니는 노인, 술에 취해 넋두리를 하는 승객 등도 포함이다.

그는 "칭찬 한 마디를 해주면 거기서부터 대화가 시작되고 단계별로 나아가다 보면 내가 마음을 여는 만큼 손님도 마음을 연다"며, "목적지가 짧은 손님의 경우엔 명함이나 팜플릿을 주기도 하고, 또 꼭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더라도 가끔 약주하신 분들이 힘든 얘기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이야기도 들어주면서 서로 속마음 이야기를 하면 편안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렇게 승객과의 소통이 이뤄질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대화를 하다 보면 누구나 아픈 기억들을 다 가지고 있는데 어디 가서 얘기 못하는 부분들을 나한테 얘기하고, 서로가 대화를 하면서 방법을 찾아갈 때 기분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운 고통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어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기사출처: 뉴시스, 구무서 기자, 20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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