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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하루 13시간 근무지만 퇴직 5년 만에 내 길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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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288회 작성일 23-09-2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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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새 인생 개척한 소시민 이야기] 누룽지 온라인쇼핑 1인 창업 구풍회 대표 

- 2017년 7월 25일 공무원 조기 퇴직(52세) 

- 2023년 2월 1일 꼬소米(미) 누룽지 온라인쇼핑 1인 창업
- 자격증 : 굴삭기, 소형선박 조종면허
- 온라인쇼핑 소자본 창업 강의(2022년 11월 ~ 현재)
 

온라인 판매사업은 최근 7년 사이 4배나 성장했다. 2023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연간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2015년에 5조 원이었다가 2022년에는 20조 원이었다.

반면 오프라인 대표주자인 대형마트의 매장 수는 정점이었던 2019년에 비해 2022년에는 11% 정도 감소했다. 그러나 진입장벽이 낮은 온라인 판매사업 쪽으로 창업자들이 몰려들었지만 대부분 쓰디쓴 실패를 맛보았다.

실패의 값진 경험을 쌓아 성공 가도에 첫발을 내디딘 누룽지 사업 창업자 구풍회 대표(58)를 지난 6월 초에 만났다. 그는 직장 퇴직 후 노는 문화에 푹 빠졌다가 소일거리 삼아 도전해 본 온라인 판매가 이렇게 사람을 바꿔 놓을 줄 몰랐다고 한다. 어떤 매력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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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소米(미) 누룽지 구풍회 대표


 "오전 9시 출근해 오후 10시 퇴근, 기분 좋아"   


- 퇴직 후 소감 한 말씀?

"저는 직장 생활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시간에 얽매이는 것도 싫었어요. 퇴직하면 정말 자유롭게 살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가족을 위해 퇴직할 때까지 버틴 거죠. 2015년에 애들 교육이 끝나고 2017년 가족회의에서 제가 퇴직하고 싶다고 했더니 직장에 다니는 아내와 애들이 흔쾌히 받아줬어요. 8년쯤 일찍 퇴직한 거죠.

퇴직하기 2년 전 강원도 평창 해발 730m 숲속에 전원주택 하나를 미리 마련해 뒀었어요. 거기서 혼자 살았어요. 퇴직 전에도 노는 걸 좋아해서 기타 동아리,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면서 전국일주하기, 마라톤, 등산, 스쿠버 다이빙 등등 취미 생활을 많이 했었어요. 


퇴직 후에는 노는 것이 사실은 쉽지 않더라고요. 좋아하는 놀거리도 매일 하면 질리잖아요. 그래서 굴삭기 자격증, 소형선박 조종면허(스쿠버 다이빙 선박 운전)를 취득해서 중간중간 지인 일을 도와주면서 용돈을 벌었어요.

전원주택에서 4년 살고 여러 가지 여건이 맞지 않아 집을 팔고 인근에 땅을 사서 전원주택을 새로 지었어요. 새집이 완공되면 다시 내려가서 여한 없이 살아 보려고 했는데 누룽지 사업에 빠질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사업을 하게 되셨나요?

"평창에 새 주택이 신축 중이라 있을 곳이 마땅치 않아 여기 가족이 있는 집으로 왔어요. 본가에 와서 도시 생활하려니까 너무 답답하고 힘들었어요. 뭘 할까 소일거리를 찾다가 온라인 판매사업에 뛰어들었고, 온라인 무자본 창업 교육을 작년 1월부터 8월까지 3차례(400만 원)나 받았어요. 온라인 사업 창업은 쉽지만, 판매는 쉽지 않아요. 소비자가 내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어야 해요. 저도 그 능력을 갖추려고 배우는 데 1년 가까이 걸렸어요. 

처음에는 큰 밑천이 없으니까 무자본 창업으로 다른 사람이 파는 걸 받아다 팔았어요. 중국에서 들여온 생활용품을 이것저것 계속 늘리는 과정에서 누룽지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게 되었죠. 전통시장에서만 누룽지 판매를 하고 계시는 분과 공급계약을 맺고 2022년 9월부터 온라인 쇼핑으로 팔기 시작했어요.

생각보다 주문이 많이 들어왔어요. 누룽지를 11월까지 팔았는데 공급자분이 주문량이 너무 많아서 혼자 감당할 수 없다며 그만하겠다는 거예요. 중간에 포기하려니까 너무 아까웠어요. 다른 공급자를 찾기도 어려워서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그냥 제가 직접 도전하기로 했죠.

가게 얻고 누룽지 기계 사고 기본적인 집기 몇 개 사니까 시설기준에 적합하더라고요.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연습했어요. 작년 12월 말쯤에 처음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에 상품등록을 했어요. 

연초에 사업자등록 등 모든 절차를 마치고 2월 1일에 정식 개업한 후 2월과 3월에 조금씩 주문이 들어오더니 4월부터 매출이 확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4~5월은 매출이 엄청났어요."
   

- 이 일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10시 넘어서 퇴근해요. 아침에 출근하면 현미 쌀을 한 번 더 도정해요. 현미는 밥이 깔깔해서 먹기가 좀 안 좋아요. '5분도'로 도정한 다음 현미밥을 1시간 정도 만들어요. 그다음 누룽지 기계(전기 프라이팬)에 넣고 굽는 거죠. 7분 정도면 한 판(누룽지 12조각)이 나와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 택배로 보내요. 오프라인 판매는 안 해요. 매출이 생기면 그에 따르는 회계, 세금 문제 등 업무는 소규모라 하나씩 배워가며 저 혼자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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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룽지 기계로 누룽지 만드는 모습 


- 현재는 어떤 게 가장 힘드신가요?

"누룽지 만드는 일은 기술적으로 어렵지는 않아요. 하지만 누룽지가 만들어지는 물리적인 시간이 꼭 필요해요. 그 시간을 줄일 수가 없어요. 기다리는 시간, 그게 제일 힘들어요.

온라인 판매는 제가 1년 동안 계속해 왔고 나름대로 노하우도 쌓였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어요. 그러나 누룽지 제조와 주문받고 택배 발송 등 그 시간을 1인 기업이라 혼자 해야 하는 게 제일 힘들어요."

- 이 사업만의 매력은 뭔가요?

"누룽지를 제가 직접 제조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다른 온라인 쇼핑몰보다 훨씬 마진이 좋아요. 다른 데서 1천만 원 매출 내는 것보다 여기서 500만 원 매출 내면 이게 더 많이 남아요. 그게 매력이에요. 제가 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거든요. 이 맛에 제조업 하는구나 하고 신세계를 발견한 것처럼 신이 나요."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특별한 건 아니지만 쿠팡이나 네이버에 들어가 보면 제 사진이 올려져 있어요. 제 얼굴 사진을 올린 이유는 얼굴까지 내면서 파는데 안 좋은 제품이나 가짜를 팔겠냐 하면서 소비자에게 제 진심과 신뢰를 전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특별한 건 아니지만 쿠팡이나 네이버에 들어가 보면 제 사진이 올려져 있어요. 제 얼굴 사진을 올린 이유는 얼굴까지 내면서 파는데 안 좋은 제품이나 가짜를 팔겠냐 하면서 소비자에게 제 진심과 신뢰를 전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온라인은 판매자가 하는 말을 100% 믿고 사는 거거든요. 처음엔 고민이 좀 되었지만, 제가 이 사업에서 나쁜 짓 하는 게 아니니까 자신 있게 노출했어요. 신뢰받는 제품으로 당당하게 나서자는 마음이었어요. 그게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퇴직 후 뭘 한다는 게 쉽지 않아, 미리 준비해야"
 

꼬소미누룽지 사업장 전경
▲  꼬소미누룽지 사업장 전경
ⓒ 김부규


  
- 초기 사업자금은?

"창업자금으로 누룽지 기계 3대, 밥솥, 도정기 등 기계 포함해서 총 1500만 원 정도 들어갔어요. 판매시설 기준이 누룽지 기계, 싱크대, 제품 진열장 등 의외로 간단했어요. 추가로 5평 가게 임대료가 보증금 없이 월 40만 원에 전기사용료가 월평균 15만 원 정도 들어가요."

- 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요?

"제가 사업한 기간은 짧지만 올 4월부터 매출이 증가해 월 500만~600만 원 정도 순수입이 나왔던 것 같아요. 혼자서 하는 거라 할 만해요.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는 거에 비해 적다고 할 수도 있지만, 수요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서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요."
 

연간 온라인 쇼핑 거래액 추이
▲  연간 온라인 쇼핑 거래액 추이
ⓒ 김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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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은 어떨까요?

"먹거리 사업이라 전망은 좋아요. 밥 대용이나 간식으로 충분히 먹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아주 좋다고 봐요. 경기가 안 좋을수록 라면이라든지 간편식품이 더 잘 팔려요."

- 누룽지 사업을 하려면 어떤 준비를 미리 해야 할까요?

"식품 사업이기 때문에 한국식품안전협회에서 식품 위생 교육(8시간)을 받아야 해요. 교육필증이 있어야 식품 사업자 등록과 영업 신청도 할 수 있어요. 처음에 사업 시작할 때 신체검사는 필수예요.

그 외에는 특별히 준비할 게 없어요. 특히 제가 무자본 온라인 쇼핑 사업을 하기 위해 작년에 8개월 동안 받은 코칭 수업이 사업 노하우로 차곡차곡 쌓였기 때문에 쉽게 도전할 수 있었던 거예요."

- 예비 퇴직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퇴직 후 처음에는 회사에 안 가도 되니까 자유로울 것 같죠? 그게 오래 못 가더라고요. 꼭 일이 아니더라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뭔가를 미리 준비했으면 좋겠어요. 나가서 뭘 한다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현직에 있을 때 미리미리 어떤 교육이든 받아보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지금 너무 바쁘고 몸은 힘들지만 기분은 최고로 좋아요." 


기사출처: 오마이뉴스, 202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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