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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공무원, 모델 대회 퀸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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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280회 작성일 23-09-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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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새 인생 개척한 소시민 이야기] 시니어 모델 김인경씨 


우리는 패션쇼 무대에서 날씬한 젊은 모델들이 활기차게 걷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그들이 멋있다고 느끼며 나도 한번 저곳에 설 수 없을까 하는 막연한 꿈을 꾼다. 최근 이룰 수 없는 꿈이었던 모델 세계에 열정 넘치는 은퇴자들이 대거 뛰어들어 막연했던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 작년 말 35년간 몸담았던 공직 생활을 접고 본격적으로 모델 대회에 참가하여 당당히 대회 최고상인 '퀸(Queen)'이 된 김인경 씨(59)를 지난 8월 초 만났다. 그는 은퇴하더라도 마음과 몸은 아직 청춘이기에 제2 인생에 도전하여 활력 넘치는 삶을 살라고 조언한다.    
   

큰사진보기시니어 모델 김인경, 모델 대회에서 최고상인 '퀸(Queen)'이 되었다.
▲  시니어 모델 김인경, 모델 대회에서 최고상인 '퀸(Queen)'이 되었다.


    
- 2년 일찍 퇴직하셨는데 그 이유와 퇴직 소감 한 말씀?

2년 후의 내 건강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어요. 뭐든지 젊었을 때 하라고 하잖아요. 건강할 때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조금 일찍 명예퇴직했어요. 퇴직하고 나니 아쉬움보다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알게 모르게 출·퇴근 자체가 스트레스였어요. 스트레스 없는 삶,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내 삶을 내가 주도적으로 살 수 있는 길을 찾은 거예요.

- 현직에 있을 때부터 여러 '모델 대회'에 출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명예퇴직 신청하면 받게 되는 퇴직 준비 휴가 2개월을 활용하여 퇴직 전 준비 단계로 대회가 있으면 닥치는 대로 참가했어요. 다행히 대회 출전할 때마다 상을 주시니 초보 모델인 저로서는 고마운 일이지요.

- 어떤 과정을 거쳐서 현재의 일을 하게 되셨나요?

평소 내 몸이 재산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모델 하기 전부터 기본으로 운동을 꾸준히 하는 등 몸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 생활해 왔었어요. 어느 날 지인과 대화하던 중에 시니어 모델에 관해 알게 되었어요. '나도 퇴직 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에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모델 기본인 '워킹'을 먼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년 상반기에 휴가를 이용하여 ○○대학교 시니어 모델 4개월 과정을 수료하였고,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모델에 도전했어요.

- 매일 반복되는 일은 아닐 것 같은데 일의 진행은 어떻게 되나요? 


모델 대회에 참가하면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시니어 모델들과 디자이너 등등 많은 사람을 만나 인맥을 쌓을 수 있어요. 패션쇼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디자이너들과 모델 대회를 주관하는 관계자들도 알게 되어 자연스럽게 모델 대회나 패션쇼에 참가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요. 처음에는 물불 안 가리고 모두 참가하려고 열심히 쫓아다녔죠. 하지만 그동안 대회 수상을 여러 차례 하고 경력도 쌓으면서 이쪽 분야 일을 많이 알게 되니까 이제는 조금 선별해서 참가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 일이 대부분 자부담이어서 경제적인 뒷받침 없이는 하기가 어렵더라고요. 모델 대회나 갈라쇼(축하 공연)에 서기 위해서는 참가비, 헤어 비용, 메이크업비, 의상비 등을 내야 해요. 주최 측에서 해주는 게 아니에요. 돈뿐만 아니라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할 수 있어요. 여기 나와 보니까 시니어 모델 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요. 그렇게 많을 줄 몰랐는데 그 나름대로 다 멋있더라고요.

- 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사람이 있으면 어떤 준비를 미리 해야 하나요? 


우선 모델이 되려면 가장 기본은 바른 자세와 '워킹'이에요. 그냥 걸으면 되지 않느냐 할 수도 있지만, 워킹에도 규칙이 있어요. 일반 모델학원이나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시니어 모델 과정을 열고 있으니, 거기서 배우면 돼요. 시니어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이 우선이겠죠?
     

큰사진보기시니어 모델 김인경씨
  시니어 모델 김인경씨


   

- 이 일만의 매력은 뭔가요?

TV를 보면 배우들은 자기 인생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 보잖아요. 모델도 마찬가지예요. 평소 내 모습이 아닌 화려한 화장과 아름다운 헤어 스타일에다 평소 입어보지 못한 드레스나 한복을 입고 많은 관객 앞에서 뽐낼 수 있잖아요. 저는 모델 한 지 얼마 안 됐지만, 패션쇼에 나가면 4~5년 된 선배 모델들이 많아요. 그분들에게 물어봤어요. "수입은 있어요?", "수입은 무슨? 모델 일은 '마약'과 같아. 너무 돈이 많이 들어서 안 하고 싶은데 안 하면 몸살이 나. 그만두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만큼 매력이 있기 때문에 하는 거겠죠.

- 모델 종사 후 가장 힘든 순간이 있었다면?

저는 '시니어'라고 해서 높은 구두 안 신고 걷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한 12cm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워킹해요. 그게 너무 힘든 거예요. 그런데 구두 굽이 높아도 편하게 나온 게 많아서 다행이더라고요. 제가 그 높은 신발을 신고 모델 일 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또 행사에 나가면 머리를 한 상태로 그리고 화장한 상태로 끝날 때까지 있어야 해요. 그것도 한복 같은 경우는 머리가 엄청나게 무거워요. 왕실 머리 장식은 붙이는 것도 많아서 몇 시간 동안 그 상태로 있으면 목이 굉장히 아파요. 그걸 견뎌내야 해요.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제7회 UN 평화 모델 대회 때 대회 출전 겸 갈라쇼를 같이 출전해도 된다고 해서 2개 다 신청했는데, 대회 진행 순서는 있지만 순서가 계속 바뀌니 대회 참가 의상을 입을 시기와 갈라쇼 의상을 입을 시기를 판단하기 힘들어서 엄청 당황스러웠어요. 다행히 적절한 시간에 의상은 갈아입었지만, 대회 결과는 '동상'을 받았어요. 그런데 시상식이 끝나고, 대회 주최 회장이 마지막 인사말 하시기 전에 착오가 있었다며 저를 '금상'으로 정정하고 다시 호명하여 시상을 해주셨어요.
 

큰사진보기최근 화보 촬영한 김인경 모델. 이젠 유명 연예인 못지않다.
  최근 화보 촬영한 김인경 모델. 이젠 유명 연예인 못지않다.




한 번은 전 직장 동료들이 점심을 함께하자는 연락이 와서 갔어요. 제가 모델 하는 걸 아는 모 여자 과장이 제가 아주 이쁘게 꾸미고 나타날 걸로 생각하고 자기도 한껏 꾸미고 온 거예요. 저는 간단한 외출복으로 소박하게 입고 갔더니 그 과장이 하는 말이 "아니! 모델이 왜 그렇게 입고 와?". "모델이라고 맨날 모델인가 무대에서만 모델이지". 한참 웃었어요.

- 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요?

수입은 전혀 없어요. 오히려 참가비 등을 내고 무대에 서고 있어요. 유명 모델들과는 달라요. 시니어 모델들은 무대에 서는 자체가 영광이에요. 유명해지면 수입이 생길 수도 있겠죠.

- 전망은 어떨까요?

지금까지 모델이라 하면 20, 30대 젊은 층이었지만,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 시점 전후로 시니어 타깃 산업이 주목받고 있어요. 그중 시니어 모델은 더욱 관심을 많이 받고 있지요. MBN TV 프로그램 '오래 살고 볼 일'이라는 시니어 모델 선발대회까지 생겨났고, 그 후 시니어 모델들의 활동은 더욱더 활발해졌어요. 100세 시대를 자신감 있고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직업이죠.

- 이 분야를 선택하려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해 주신다면?

시니어 모델은 키, 몸무게, 외모 전혀 상관없어요. 평소 모델에 관심이 있고 돈과 시간 투자를 할 수 있으면, 한번 도전해 보세요. 퇴직 후 삶의 활력소가 될 거예요. 연예인 만큼은 아닐 수도 있지만, 성취감 하나는 확실히 보장할 수 있고 더불어 자세가 바르게 잡히니 건강에도 도움이 돼요. 몸매에도 자신감이 생기니 매사에 긍정적이고 생기가 넘쳐요.

 

큰사진보기모델 대회에 출전한 김인경 모델
  모델 대회에 출전한 김인경 모델
ⓒ 김부규


 

- '이 얘기는 꼭 해야겠다' 하는 게 있으신가요?

일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퇴직 후에 하고 싶었던 거를 하세요. 저는 악기로 색소폰과 피아노를 배우는 중이고, 운동으로는 수영, 폴댄스, 골프를 하고 있어요. 틈틈이 모델 일도 하고요.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살고 있지만, 아주 즐거워요.

-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카르멘 델로피체(92세)는 미국의 최고령 시니어 모델이에요. 이분처럼 나이 들어서도 당당하게 모델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기사출처: 오마이뉴스, 김부규 기자,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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