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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길게는 80세까지 일할 수 있는 보안경비, 친화력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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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281회 작성일 23-09-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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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인생 개척 소시민 이야기] 아파트 보안경비직 이상우씨 


이상우씨
- 2016년 6월말 육군 전역
- 자격증 : 심리상담사 1급(2013), 아동·노인심리상담사(2013), 사회복지사 2급(2015)
- 2016년 9월 서울역 인근 고급 아파트 보안경비직 취업

인터뷰하고 싶었던 직종 중에 가장 많이 섭외 시도를 했던 분야가 보안경비 분야다. 내가 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에게도 부탁을 해봤지만, 모두 거절하셨다. 또 큰 빌딩에서 경비 일을 하시는 분과 말문을 트고 인사를 하면서 친분을 쌓았지만, 인터뷰에는 난색을 보이셨다. 그러나 가까운 지인의 지인으로부터 인터뷰 기회를 어렵게 잡았다. 육군에서 이른 시기에 전역하신 이상우씨(54). 다부지고 군인다운 풍모는 그대로였다. 아파트 크기에 따라 근무환경이 다르겠지만, 겸손한 자세로 인사 잘하는 것부터 강조하신다.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자. -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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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실에서 근무 중인 이상우 씨 


- 퇴직 후 소감 한 말씀 해주세요.

"군 전역 후 민간 사회에 나와서 처음 한 일은 주유소 알바였어요. 일단 취업을 위해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어둔 상태에서 3개월 정도 했어요. 저는 '민간 사회는 인정사정없다.'라는 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어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군대는 인정상 개인 사정을 참작해주는 융통성이라는 게 있었는데, 민간 사회는 자기 일이 아니면 관여하지 않는 등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적다는 거예요. 민간 사회에 나와서 취직하고 보니까 회사 윗사람들이 개인 사정 봐주지 않더라는 거죠. 자연스럽게 우리도 그걸 보고 배우게 되었어요. 그게 좀 아쉽더라고요. 우리 일이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일이 아니니까 3개월 또는 6개월 만에 교체되는 경우도 있어요. 언제든 해고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늘 따라다녀요. 민간 사회는 진짜 생존 경쟁이 치열해요. 공무원이나 대기업에서는 잘못하면 징계를 내리지만, 중소기업에서는 그냥 잘라버려요.
   
그리고 아파트 일에서 시설 담당하는 사람들은 아파트 주민 집에 들어가서 필요하면 수도꼭지도 고쳐주고 화장실 수리도 해주잖아요. 보안경비는 그냥 앉아서 인사만 하고 CCTV나 보고 있으니까 주민 입장에서는 보안경비보다 시설담당자들을 더 인정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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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경비원 근로계약기간 현황을 차트로 시각화한 것. 최근 아파트 경비원 채용 시 쪼개기식 근로계약이 성행하는 등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문제가 되고 있다(자료 출처: 충남노동권익센터) 


- 아파트 보안경비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일을 하게 되셨나요?
 

"가장 중요한 일은 아파트에서는 입주민의 안전입니다. 도난, 화재 등 다양한 위험 발생을 방지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하루 24시간 일하고 다음 날 24시간 쉬는 형태로 일하고 있어요. 기본 업무와 더불어 입주민과 인사를 나누며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해요. 우리 아파트에는 외국인들이 많아요. 대략 30% 정도 될 거예요. 외국어에 능통하지 않으니까 스마트폰 통역 앱을 통해서 대화해요. 이분들에게는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해요. 특히 입주민이 새로 이사 왔을 때 시설물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문의하시면 답변하고 친절하게 그리고 상세하게 알려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파트 공용부분의 유지·보수 및 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시설 분야 직원들은 대부분 70대까지 다녀요. 보안경비 분야도 힘든 일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건강만 허락한다면 70대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지요. 일도 잘해야 하겠지만, 오래 근무할 수 있는 비결은 인사를 잘해야 한다는 거예요. 주민들과 친숙하게 잘 지낼 수 있는 인간적인 관계 형성만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에요. 물론 다른 사회생활도 마찬가지지만 싹싹하고 사람들과 잘 친해질 수 있는 친화력이 있는 사람이 잘 되더라고요."

 

-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일을 하게 되셨나요?

"군에서 전역하기 전에 퇴직 교육을 받을 기회를 줘요.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배우거나 귀농, 사회복지 등 여러 분야가 있어요. 저는 기술을 배우는 쪽보다는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하는 걸 좋아해서 보안경비 쪽을 선택했어요. 일정한 교육을 받은 후 전역했더니 선배 중에 직업소개소를 운영하시는 분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분의 도움으로 아파트 보안경비 일을 하게 되었어요. 일반인은 3일간 보안경비 교육을 받아야 해요. (일반경비원 신임교육 - 하루 8시간 3일 과정. 총 24시간. 실무 10과목 이수 후 평가시험에서 60점 이상 득점해야 이수증 취득)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었어요. 바닥이니까 우리는 밑바닥이라고 생각해요. 여기보다 더 높이 올라갈 데도 없고 여기 이 바닥에서 나가면 갈 데가 없어요. 보안경비업에서는 여기가 그래도 근무환경이 꽤 좋은 편인데 여기보다 더 좋은 곳도 많지만, 그리로 갈 수가 없어요. 옥수동에 있는 아파트는 평균 100평이 넘어요. 경쟁이 너무 치열해요. 좋은 곳은 자리가 쉽게 나오질 않아요. 우리는 통상 3개월 계약직이 대부분이에요. 3개월 단위로 계약을 계속 갱신하는 거예요."  


- 다른 아파트와 비교하면 근무환경이 어떤가요?

"여기는 고급 아파트라서 일단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으니까 직원들이 손이 덜 가요. 근무환경이 좋은 거죠. 그리고 주민들이 일에 대한 간섭이 거의 없어요. 대신에 주민들이 우리한테 과일 등 먹을 걸 많이 챙겨 주세요. 너무 많아서 집에 갖고 가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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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사람이 있으면 어떤 준비를 미리 하면 좋을까요?

"가장 먼저 일반경비원 신임교육을 받고 이수증을 취득해야 해요. 취업 전문업체에서 교육받으면 돼요. 요즘엔 워낙 퇴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정말 성실하고 인간적이지 못하면 적응하기 힘들어요. 사람을, 주민들을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해야 해요. 어떻게 보면 감정노동인 거죠. 그리고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등을 해요. 내가 힘들어도 입주민이 다가와 도움을 요청했을 때 먼저 일을 도와드리는 자세가 필요해요. 그런 마음가짐이 최우선이에요.

일단 보안경비 일을 시작하면 일도 중요하지만, 직장 내 사람들 특히 윗사람들과의 관계도 굉장히 중요해요. 그 사람들이 나를 데려다 쓰는 거잖아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죠. 그 윗사람들이 다른 데 더 좋은 곳으로 가게 될 때 나를 데려갈 수 있을 정도로 인간관계를 형성해 놓는 게 중요해요."

- 재직 중 힘든 일이 있으셨다면?

"처음 이 아파트에서 6개월 근무하다가 퇴사했었어요. 책임자가 자기가 아는 사람을 입사시키려고 저를 해고한 거예요. 갈등이 좀 있었지요. 나중에 진실이 밝혀졌지만, 몇 개월 후에 다시 오라고 했는데 안 갔어요. 퇴사 2년 후에 다시 입사했지요. 퇴사 후에 충북 진천에서 산불감시원으로 1년 근무하고, 또 다른 일 좀 하다 보니까 어느새 2년의 세월이 흘러버렸어요. 여기서는 잘잘못을 정확히 따져야 할 때가 있어요. 내가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은 징계가 아니라 퇴사를 의미해요. 그래서 신중해야 하고 정말 원칙주의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어요." 


- 이 직종만의 매력은 뭔가요?

"매력이라고 하면 길게는 80세까지 일할 수 있다는 거예요. 건강하면 계속 일할 수 있어요. 입주민들과 원만한 관계 속에서 행복한 직장생활을 만들어 갈 수 있어요. 또 한 가지, 입주민이 어떤 부탁을 했을 때 잘 처리해주면 크든 작든 감사의 표시를 해요. 그게 보람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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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안경비 근무 위치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제가 군시절에 틈틈이 공부해서 취득한 상담사 자격증이 있어요. 주민 중에 가정적으로 애로사항이 있는 사람에게 상담해준 적도 있었고 모 사모님한테도 부부관계를 상담해준 적도 있었어요. 제가 오며 가며 인사를 늘 잘했었는데 한 번은 모 기업 이사님이 저보고 그동안 잘해줘서 고맙다며 식사 같이하자고 했을 때가 가장 보람이 있었어요."

- 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요?

"많다고 하면 많고 적다고 하면 적은 거지만, 한 달 봉급으로 287만 원을 받고 있어요. 제 위에 있는 팀장은 저보다 조금 더 받는 수준이에요. 최저 임금보다는 조금 더 받는다고 보면 돼요. 서울 고급 대형 아파트이니까 일반 아파트보다는 많이 받는 거라고 생각해요."

- 전망은 어떨까요? 


"아직은 괜찮아요. 로봇이나 AI 등 최첨단 시스템이 나온다 해도 사람끼리 대화함으로써 소통이나 문제 해결을 순조롭게 할 수 있다고 봐요. 일부분 로봇을 쓸 수는 있어도 가장 중요한 일에는 사람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봐요. 한참 전부터 아파트 관리에 무인경비시스템이 도입되어 경비원 수가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사람은 필요하거든요. 우리 아파트도 인건비 때문에 18명에서 8명으로 줄였어요. 그렇지만 무인경비시스템이나 로봇이 100% 보안경비 일을 다 할 수는 없어요. 즉흥적인 대응에는 사람이 필요하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반드시 있어요."

-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특별한 계획보다는 이 보안경비 업무를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고 싶어요. 저는 하루 일하고 다음 날 쉬는 시스템이 좋아요. 쉬는 날에는 제가 좋아하는 테니스를 치기 위해 빠지지 않고 동네 테니스장으로 나가요. 이것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는 활동 중에 하나 지요. 건강해야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으니까요." 


기사출처: 오마이뉴스, 김부규 기자, 20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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