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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노년] ① 고립된 섬에 갇히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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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243회 작성일 24-08-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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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관광연구원 '고령층 문화누림 분석 및 정책방안 연구'
"문화예술 활동과 여가 활동이 노년층의 삶의 질을 높여"

[뉴스포스트=강대호 기자]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한국의 고령자들이 바라는 노년의 삶은 무엇일까? 건강한 노년을 꿈꾸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행복한 말년을 꿈꾸지 않을까. 

하지만 행복을 느끼게 하는 조건은 다양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해 말에 발표한 <고령층 문화누림 분석 및 정책방안 연구>에서 고령자의 활발한 사회 활동이 노년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거나 문화예술 활동 및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횟수가 많은 고령자일수록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 08. 07) 서울 종로 탑골공원. 이번 여름처럼 폭염이 이어져도 공원 그늘을 찾는 게 여가 활동의 전부인 고령층이 많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2024. 08. 07) 서울 종로 탑골공원. 이번 여름처럼 폭염이 이어져도 공원 그늘을 찾는 게 여가 활동의 전부인 고령층이 많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복지에 집중하는 한국의 노인정책

한국은 총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눈앞에 다가왔다.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는 대표적인 나라가 되고 있다.

그래서 한국 정부는 「노인복지법」, 「고령자고용촉진법」, 「저출산·고령화사회기본법」 등 관련 법령을 제정하거나 정비해 관련 정책과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고령자 관련 정책이나 지원사업 등을 살펴보면 주로 의료·돌봄, 주거, 고용·일자리, 고령친화 기술 연계 사회서비스 등 주로 노인복지와 관련한 사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고령자를 위한 여가 문화 프로그램 관련 사업과 문화예술 교육 등을 수행하고 있지만 복지부가 노인을 위한 주무 부처처럼 되고 있다.

복지에 집중하는 정책이 노년의 삶에 도움은 되겠지만 역동성을 자랑했던 한국이 초고령사회가 된 후에도 그러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역동성이 여전한 초고령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인 세대가 다른 세대로부터 배제되거나 고립되어 그들만의 섬에 갇히지 않는 사회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이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자들은 <고령층 문화누림 분석 및 정책방안 연구>를 통해 고령자에게 문화예술 활동 향유와 여가 생활에 관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봤다.

고령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예술 활동과 여가생활

위 연구는 ‘2022 국민여가활동조사’, ‘2022 문화예술활동조사’, ‘고령화연구패널조사(2008~2020)’ 등의 자료들을 분석해 고령자들의 문화예술 활동 향유와 행복 수준의 관계를 밝힌 결과다.

이 연구에 따르면, 고령자의 문화예술 활동 향유 수준이 고령자 개인의 나이, 성별, 가구소득, 지역 규모,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예를 들면, 다른 고령자 집단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고 연령이 낮은 대도시에 거주하는 남성 집단이 여가 활동 참여율이 높았고, 좋은 건강 상태로 경제활동을 하며 대도시에 거주하는 여성 집단이 문화예술 활동 분야에 참여한 경험률이 높았다.

연구자들은 이런 활동이나 경험이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고 분석했다. 고령자 중 문화예술 활동이나 스포츠 경기 관람 횟수가 많을수록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고, 여행이나 관광, 나들이 경험 횟수가 많고 자원봉사 활동 참여 시간이 높은 집단도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

고령층이 문화시설을 방문하는 이유와 목적이 다른 세대와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는 흥미로운 분석도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2022 국립현대미술관 애호도 조사’를 인용했는데, 국립현대미술관 방문자 중 잠재적 고령층인 55~59세의 경우 모임이나 약속(7.6%), 문화 행사나 교육프로그램 참여를 이유로 국립현대미술관을 방문(6.8%)한다는 비율이 높았고, SNS를 이용하거나(3.0%) 사진을 찍기 위한 목적(2.4%)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들은 국립현대미술관을 SNS 이용이나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한 비중이 훨씬 높았다. 중장년 세대 이후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접근법이 달라야 함을 보여주는 분석이다.

고령층의 문화예술 활동 향유를 위한 정책 방안 

<고령층 문화누림 분석 및 정책방안 연구>에는 현상 분석과 함께 관련 정책 방안과 지원 방향도 담겨 있다. 우선 고령자를 상황에 따라 세분해 정책 방안을 4단계로 제시했다. 

첫 단계는, 여가 활동 경험이 부족하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고령층에게 교육프로그램이나 일자리 제공을 통한 경제적 지원 방안이고, 두 번째 단계는, 여가 활동 관련해 교육받았고 문화예술 향유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고령자들을 위해 그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인프라 지원 방안이다. 

세 번째 단계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렵지만, 문화예술 향유를 통해 치료나 사회적 관계가 확대될 수 있는 집단을 지원하는 방안이고, 마지막 단계는 문화예술 활동 및 여가 활동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제공하는 방안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고령 친화 여가 시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봤다. 또한 관련 플랫폼과 인력을 양성하고, 관련 상품 개발과 서비스 활성화를 지원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2024. 08. 07) 서울 종로 탑골공원. 이번 여름처럼 폭염이 이어져도 공원 그늘을 찾는 게 여가 활동의 전부인 고령층이 많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2024. 08. 07) 서울 종로 탑골공원. 이번 여름처럼 폭염이 이어져도 공원 그늘을 찾는 게 여가 활동의 전부인 고령층이 많다.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여가 활동은 시간과 비용의 합작품이다. 노년층은 다른 세대와 비교해 시간이 많은 편이니 비용 감당 수준으로 여가 활동 여부와 그 분야가 정해진다. 위 연구에서 인용한 통계에도 표본의 35.2%가 ‘가격이 비싸서’ 구매 의향이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즉, 문화 활동 향유나 여가 활동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노년층에게 일상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오르지 못할 나무일지도 모른다. 이번 여름처럼 폭염이 이어져도 공원의 그늘에서 태양을 피하는 게 여가 활동의 전부인 노인들도 있는 현실이다.

이런 면에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연구자들이 <고령층 문화누림 분석 및 정책방안 연구>에서 단계별 방안을 제시한 건 시사점이 있다. 다만 실제 정책에 반영하고 지원사업으로 실현하는 게 언제나 관건이었다. 

기사출처 :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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