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 칼럼] 모든 직업은 '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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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대성] 6·25 전쟁 후 대한민국은 헐벗고 굶주려도 조국 근대화와 새마을운동이라는 구호아래 온 국민이 하나가 된 적이 있다. 6·25 전쟁 후 1953년 당시 1인당 GNI(국민총소득)가 67달러밖에 되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간혹 여기저기에서 ‘헝그리 정신’이라는 얘기가 들리는데 이 모두의 근원이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그리고 피난과 보릿고개가 근원이며 송구(소나무 껍질 속에 있는 얇은 막)와 시냇물로 허기를 채우며 마지못해 목숨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절박했던 이유은 자식 걱정과 나라의 번성 때문이었다.
정부 또한 1964년에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전문대학의 시초인 실업고등 전문학교를 시작으로 1972년에 개교한 한국방송통신대학은 이러한 시대적 부응과 고단한 민초의 삶에서 고등교육자 및 사회교육 확대를 통해 모든 국민이 잘 배워서 힘들어도 돕고 살자는 특단의 조치였다.
그러나 음지 또한 만만치 않다. 양극화와 경쟁 중심의 사회라는 거대한 그늘은 저출산 고령화와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최악의 오명을 가져왔다.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 가치와 시대가 요구하는 수요공급상의 노동인력 준비와 공급시기를 놓친 결과 특정 학교와 학과에 집중된 대학입시, ‘사’ 자가 있는 직업에 대한 지나친 몰입, 개인의 적성은 무시되고 소득이 높은 직업에만 관심을 두는 불행한 사회가 돼버렸다.
힘들었던 과거 배고파 보니 서로 간에 갑을이 어디에 있겠는가? 모두가 가난한 시절 보리죽 나눠 먹고 감자씨 나눠주던 예기가 이제 까마득한 옛날이야기가 된 듯하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한다. 현재의 직업은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이자 휴전국인 한국에서 가난한 이웃의 도움과 국민의 피·땀을 먹고 성장한 결과물이라는 것을.
최근 의정간의 갈등으로 사회가 피곤하다. 의사는 환자의 치료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노동을 하는 사람이다. 현재의 갈등은 나름의 이유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국민과 고객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의사·정치인·대통령은 갑이 아닌 을이다. 이유는 고객과 국민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느 단체이든 어떤 직업을 막론하고 현재의 의정간의 갈등처럼 장기간 문제가 생기면 대한민국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직업의 가치는 해당 역할의 순기능에 있으며 어느 직업을 막론하고 해당 직업인이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고객으로부터의 진심 어린 감사가 필요하다. 지금도 어느 곳에서 일하는 우리 주위의 평범한 직업인들이 전문직보다 처우는 작을 수 있으나 국가와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은 부족함이 없다.
오늘도 DMZ에서, 흉기들 든 사람과 마주한 현장에서, 조용할 날 없는 화마 속에서 우리 주위의 사람들은 ‘을’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국민들이 이 분들을 존경하는 이유는 하나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직업적 역할에 충실함은 물론 국민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처세를 한다는 점이다. 바로 이러한 모습이 아프리카 55개국 전체 GDP와 비슷한 한국이 세계인에게 비쳐야 할 모습이며 처세이다.
기사 출처 : 뉴스포스트, 이대성 칼럼니스트,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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