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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니어] 취미가 밥 먹여주는 세상이 왔다...하비프러너 이춘재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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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5-07-0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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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김현정 기자] “재주 많은 놈이 밥 굶는다.” 옛날에는 이 말로 한 우물만 파야 한다고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투잡, 쓰리잡은 물론, 재주 많은 사람이 더 주목받는 세상이다. 퇴직 후 막막함 속에서 시작한 취미가 어느덧 30가지. ‘취미부자’ 이춘재 강사(64)가 그 주인공이다. 처음엔 그저 즐기려고 시작했는데, 어느새 그 취미들이 일로 이어졌고, 인생 2막의 밥벌이가 되었다.

그는 이제 모두가 꿈꾸는 워라밸을 누리며, 풍성하고 자유로운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퇴직 후에 어떻게 살지?>는 그의 삶을 담은 책 제목이자,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기도 하다. 그는 ‘춘재처럼 도전해봐!’라고 당당히 말한다. 퇴직 이후의 일과 여가, 그만의 해답을 들어보았다.

삼성전자, 30년간 그를 받쳐준 거대한 산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 중 하나인 삼성전자. 그에게는 30년간 몸담은 직장이자 든든한 빽이었다.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삼성전자에서 소매유통 전문가로 자리잡았다. 젊음을 불태우며 앞만 보며 달렸다. 베이비부머 1세대인 그는 그 당시 다들 그렇듯 첫 직장을 평생직장이라 여겼다.

동기들처럼 초고속 승진을 하며 승승장구하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퇴직을 준비한 것도 아니었다. 부장 10년차 되던 해, 조직개편 소식이 들려왔다. 그는 임원 승진을 앞두고 있었다. ‘올해는 되겠지?’하고 은근히 기대하며 찾아보았지만, 그의 이름은 끝내 없었다. 평생직장이라 안심하고 있다 제대로 뒷통수를 맞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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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서 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사진=이춘재 제공


머리로는 “조직에서는 흔한 일”이라며 애써 이해하려 했지만, 마음은 달랐다. 서운함과 불안, 그리고 막막함이 뒤섞인 감정이 올라왔다. 충격도 잠시, 곧 정신을 다잡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든 버텨보기로 했다. 전문영역인 소매영업을 살려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그렇게 1년을 버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의 시선에 예민해지고, 존재는 점점 위축됐다.

결정적인 퇴직의 계기는 따로 있었다. 취준생 딸의 반복된 취업 실패였다. 그의 자리를 되돌아보게 했고, 이제는 후배들에게, 젊은 청년들에게 자리를 물려줄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고집스럽게 자리를 지키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눈칫밥 1년에 종지부를 찍고 2015년 10월, 그는 삼성전자라는 거대한 산에서 조용히 내려왔다.

퇴직 후, 그를 다시 일으킨 또 다른 산

직장을 떠난 다음 날, 그는 그냥 ‘이춘재’였다. 명함도, 직함도 없었다. 습관처럼 눈뜨자마자 확인한 휴대폰엔 전화도, 메일도 없었다. 준비 없는 퇴직은 매일매일 충격이었다. 삼시세끼 집밥을 먹는 ‘삼식이’ 생활도 불편했다. 회사에서 눈칫밥 먹던 시절보다, 가족 안에서의 시선이 더 부담스러웠다. 결국 그는 집 밖으로 나섰다. 공원을 걷고, 산을 올랐다.

어느 날, 산 정상에서 ‘100대 명산’ 플래카드를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을 보고 마음이 움직였다. “이거다.” 그는 당장 100대 명산 리스트를 뽑아들고 산행을 시작했다. 청계산, 관악산, 북한산부터 하나씩. 매주 한 번씩, 꼬박 2년 동안 산을 찾았다. 결국 100개의 산을 정복했다. 퇴직 후의 공허한 시간, 그를 다시 살게 만든 건 바로 ‘산’이었다. 매일은 아니어도 매주 오를 산이 있다는 것, 도전할 목표가 생겼다는 것. 그것이 무너졌던 마음을 조금씩 일으켜 세웠다.
 


인생 2막은 워라밸...삶의 균형을 찾다

퇴직 후, 그는 과거의 경력을 살려 두 번의 재취업에 도전했다. 그러나 둘 다 2주 만에, 석 달 만에 나왔다. 이유는 단순했다. 스트레스였다. 인생 2막에서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고 싶었다. 삼성전자 시절, 지난 30년 동안 워라밸은 사치였다. 그런데 회사를 다시 다녀보니 깨달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돈도, 직함도 아닌 ‘삶의 균형’이었다.

‘과연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 떠오른 것은 바로 강사였다. 삼성전자에서 사내 강의 경험이 있었는데, 자신도 뿌듯하고 사내 반응도 좋았다. 퇴직 후에 출간된 두 권의 책은 강사로 나아가는 시발점이 되어주었다. 하나는 후배들을 위해 만든 업무 매뉴얼이자 영업 현장 노하우를 담은 <그 매장은 어떻게 매출을 두 배로 올렸나>. 다른 하나는 퇴직자들에게 전하는 현실적인 조언을 담은 <퇴직 후에 어떻게 살지?>였다. 이 책들을 기반으로 그는 마케팅과 창업 분야 전문 강사로 데뷔했다. 물 만난 고기처럼 활력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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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강사로의 출발점이 되어준 책 발간. 사진=이춘재 제공


사실 퇴직하고 그는 구직보다도 여가에 더 많은 시간을 들였다. 워라밸을 삶의 중심에 놓고, 취미를 계획적으로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판소리를 배웠고, 이어서 장구, 서예, 문인화로 이어졌다. 시간표는 마치 학교 다니는 학생처럼 꽉 차게 되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무언가를 배우고 익혔다. 하지만 그 스케줄은 ‘바쁨’이 아니라 ‘균형’이었다. 그는 그렇게 인생 2막의 가치, 워라밸을 놓치지 않으며 하루하루를 채워갔다.

서랍 속에 접어둔 꿈, 다시 꺼내들다

그의 첫 취미는 무엇일까. 그림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학창시절 학교 대표로 그림대회에 나갈 만큼 소질도 있었다. 예술 쪽에 재능을 타고 났지만 9남매 속에서 자란 그는 꿈을 키울 수가 없었다. 그 시절 누구나 다 그렇듯 자신의 꿈 대신 가족의 생계를 먼저 생각해야했다. 예술에 대한 갈망은 그렇게 서랍 속에 조용히 접어두었다.

퇴직 전에도 그림은 서랍 속에 넣어둔 꿈을 꺼내보듯 꾸준히 그려왔다. 그러다 퇴직 후, 본격적으로 그림을 다시 꺼내들었다. 펜, 연필, 붓, 파스텔, 물감 등. 여러 재료를 넘나들며 마음껏 그려나갔다. 몇 년 전부터는 어반스케치에 푹 빠져 있다. 또 하나의 취미인 여행과도 찰떡궁합이다. 도시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여행지에서 본 풍경을 그 자리에서 그림으로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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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가장 오래된 취미인 그림은 어린 시절 꿈이었다. 펜으로 그린 송광사의 풍경. 사진=이춘재 제공


그림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그에게 자신감을 회복시켜주기도 했다. 직장생활 내내, 늘 친구들에게 한 발 뒤처진다는 느낌에 자신감이 없었던 그였다. 어느 연말, 친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직접 펜 드로잉으로 그린 그림이 들어간 탁상달력을 만들었다. 그저 고맙다는 인사만 들어도 충분하다 생각했다. 그러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100부만 더 찍어줄 수 있어?” “50부만 만들어줘.” 주문이 쏟아졌다.

그림 외에도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취미를 ‘나눔’의 방식으로 전한다. 직접 판 도장을 선물하거나, 무더웠던 여름엔 서예로 좋은 글귀를 써 넣은 부채를 만들어 건네기도 했다. 그에게 취미란 단지 시간을 때우는 도구가 아니다. 삶의 원천이자 기쁨의 근원, 세상과 연결되는 창구가 되고 있다.

취미철학...가볍게, 꾸준히 그리고 가지치기

퇴직하고 돈보다는 여가를 즐기며 사는 그에게 친구들은 만나면 다들 “대단하다, 대단하다.”라며 “춘재처럼 살고 싶다.”라고 한다. ‘취미부자’라는 별명도 친구들이 붙여준 것이다. 직장생활 동안 스스로를 ‘루저’라 여기며 친구들을 부러워하던 그가, 이제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인생 2막의 롤 모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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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그의 삶을 채운 취미활동 리스트. 사진=이춘재 제공 


그가 이렇게 ‘취미부자’가 될 수 있었던 데는 분명한 그만의 취미 철학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먼저 알아보는 것. 자신의 성향과 적성에 맞는 취미를 찾는 것이 첫걸음이다. 그래야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 그는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면 최소한 6개월은 꾸준히 해보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꾸준히 배우고 연습했는데도 실력이 늘지 않으면 흥미도 떨어지는 법. 그렇다면 그는 자신에게 안 맞는 취미라 보고 과감히 접었다. 그에게도 맞지 않았던 취미가 있다. 시니어모델, 영화배우, 래퍼 도전은 단 한 번의 경험으로 만족했다.

중년 남녀의 키오스크 에피소드를 주제로 하는 웹드라마에 출연


두 번째 원칙은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다. 첫발은 부담 없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취미는 동네 주민센터의 문화교실에서 시작했다. 맛보기로 접근하기에 가장 적당한 공간이다. 다음은 루틴화. 실력을 키우려면 습관처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주일 2~3회, 정해진 시간에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실력이 붙는다. 그러면 취미는 어느새 삶의 일부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가지치기다. 한 가지 취미를 하다보면 유사한 활동으로 확장된다. 예컨대, 서예를 하다가 마지막 낙관 작업이 필요해 전각을 배우고, 붓으로 글씨를 쓰면 한글 서예, 조금 더 자유롭게 쓰면 캘리그라피, 여기에 그림을 더하면 문인화가 되는 식이다. 흥미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취미가 늘어나니까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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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파서 지인들에게 선물해준 도장들. 사진=이춘재 제공


지속 가능한 취미를 위한 그만의 비법

퇴직 후에는 시간이 자유롭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내 의지대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통제가 따로 없으니 게을러질 수도 있다. 그래서 그는 취미생활도 엄격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홈트레이닝을 매일 하며 3개월간 꾸준히 이어갔다. 하지만 어느 날 흐트러지자, 다시 시작하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다 그만의 관리법을 터득했다. 시각화하는 것이다. 운동계획표를 만들고, 세로에는 날짜를 적고 가로에는 운동종목을 적었다. 그리고 그 표를 운동기구 앞에 딱 붙여놓았다. 매일 운동을 하고나면 동그라미로 체크를 했다. 빈칸이 생기면 왠지 찜찜해서, 다음날엔 반드시 채우고 싶어졌다.

100대 명산에 도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책상 앞에 전국 산 지도를 붙여두고, 산을 정복할 때마다 하나씩 스티커를 붙여나갔다. 50개 정도 붙이고 나니 ‘어서 빨리 100개를 완성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절로 솟아났다. 서예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천자문을 다 적어 거실과 방 곳곳에 붙여두기도 했다. 이렇게 자신의 결과물을 눈에 보이도록 한 것이, 그에게 강한 자극이자 꾸준함을 이어주는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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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문을 적어서 집안 곳곳에 붙여두었다. 사진=이춘재 제공


반대로 그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차단하는 시각도 있다. 바로 TV 시청이다. 그는 TV를 보지 않는다. 뉴스도 이동하면서 휴대폰으로 확인한다. 눈이 피로하지 않아서일까 그는 새벽 3~4시면 자연스럽게 눈이 떠진다. 그러면 바로 먹을 갈고 붓을 든다. 취미를 일상 속에 정착시키기 위해 시각화로 동기부여를 만들고, 불필요한 자극은 줄이는 것. 이것이 그만의 지속 가능한 취미 습관이다.

짬뽕 콘텐츠로 하비프러너를 꿈꾸다

이제 그에게 취미는 단순한 여가를 넘어서고 있다. 강의 분야도 바뀌었다. 처음에는 경력을 살려 마케팅과 창업 분야가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여가 분야의 전문가로 불리고 있다. 이 모든 변화는, 취미가 만들어낸 나비효과다.

그렇다고 그는 여기에 안주하거나 들뜨지 않는다.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하비프러너(Hobby-preneur).’ ‘취미’로 창업을 하거나 직업을 삼는 사람을 뜻한다. 그저 취미로 즐기다 SNS에 올렸을 뿐인데 전 세계 어디든 소통할 수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 취미는 더 이상 혼자만의 놀이가 아니다. SNS를 통해 강좌로 이어지고, 상품으로도 연결된다. 이제는 취미가 돈을 벌어주는 세상이 되었다. 그가 하비프러너에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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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최종목표는 여행작가. 꾸준히 여행일기를 블로그에 기재하고 있다. 사진=이춘재 제공


그도 직업으로 삼고 싶은 취미가 있다. 가장 오래된 그림이다. 하지만 취미부자인 그는 하나에 머무르지 않는다. 융합의 시대, 그는 자신이 가진 다양한 취미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확장할지 고민한다. 그리고 그가 해답으로 내놓은 것은 바로 ‘짬뽕 콘텐츠.’ 그림, 글쓰기, 여행, 사진. 이 모든 것을 엮어 그는 ‘그림이 있는 여행에세이’를 구상하고 있다. 그가 꿈꾸는 최종목표는 여행작가다. 취미는 그의 삶을 바꿨고, 미래를 만들어주고 있다.

퇴직 후에 그는 잠시 길을 잃었다. 그러나 곧 자신만의 길을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취미’였다. 처음엔 그저 즐기기 위해 시작했던 일들이, 이제는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은 인생 2막을 취미로 시작한 것”이라는 그의 말은 그래서 더 깊이 다가온다.

올해로 인생 2막 10년. 여전히 30가지 넘는 취미가 그의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어떤 건 일이 되었고, 어떤 건 나눔이 되었으며, 또 어떤 건 새로운 도전의 문을 열어주었다. 그는 말한다. 그의 황금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그는 여전히 배우고 시작하며 꿈꾼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사람, 이춘재. 그의 다음 무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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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를 겸하면서 여행지의 풍경을 담아내는 어반스케치. 사진=이춘재 제공



기사 출처 : 이모작뉴스, 김현정 기자, 202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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