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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풍성한 인생 2막 도전기: 일과 재미, 그리고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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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526회 작성일 21-07-3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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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견님은 20194월 말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서 경정으로 명예퇴직하시고,

20217월 현재 제주시에서 행정사사무소를 운영하시면서 수 년 째 사회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계시며,

2020년 1월부터는 정식 사회복지사로써 그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계십니다. 

여기 고보견님의 아름다운 인생 2, 바다에 새긴 발자국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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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하고 나면 무엇을 해야 할까?'


퇴직을 앞둔 후배님들에게는 참 고민이 많은 시간일 것 같습니다.

학교공부를 예습하듯 퇴직을 예습할 수만 있다면 참 좋았을 텐데, 충분한 준비 없이 퇴직하여 인생 2막의 강풍을 정면으로 맞아 좌충우돌했던 

선배의 솔직한 이야기가 후배님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봅니다.


이제는 편히 쉬고 싶은 마음에 해양경찰로서 긴 세월을 뒤로 하고 제복을 벗게 됩니다. 무사히 퇴직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하며, 함께 근무해 온 동료들과 선후배들의 환송을 받으며, 옛 유행가 가사처럼 '미운 정 고운 정을 남기고 떠나' 다니던 길 따라 집으로 돌아오게 되지요.

퇴근이 아닌 퇴직을 하고 돌아온 집에서 며칠간은 푹 쉽니다. 정말 꿈에 그리던 휴식입니다. 분신과도 같았던 핸드폰도 잠시 멀리하고 온전히 쉬고자 하지만 평생의 습관이라 쉽게 고쳐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는 건강관리를 제대로 해야겠다싶어 산이나 올레길 완주를 목표로 비가 오나 바람 불어도 고구마와 물 한 병 정도 담은 배낭 하나 메고 혼자서 다녀보기도 합니다. 머지않아 목표를 달성하면 다음에는 또 무엇을 도전할까 생각은 또 생각으로 이어집니다만, 그것 또한 만만치 않은 중장년 생활입니다.


몇 달을 쉬고 나면 무료하게 집에서 지내는 것이 무척이나 힘이 들기 시작합니다. 평생 일만 하느라 노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배우지 못했기에, 

놀 줄도 모르고 잘 놀지도 못해서 노는 것도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요. 다시 뭐라도 일을 해야겠구나 생각하고, 연금이 있으니 작은 보수라도 매일 출근할 수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하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매년 쏟아져 나오는 55년생부터 63년생까지 태어난 약 73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의 거친 인파 속으로 들어가 내 자리를 찾아야 하니까요.


최근 몇 년 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급증으로 정부차원에서도 그들을 위한 재취업 대책의 필요성을 느껴서 중장년 일자리 취업 교유고가 일자리 창출 등 방안들을 내놓고 있지만,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성과는 그다지 좋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때문에 60세 넘은 퇴직자를 위한 일자리는 근로조건이 만족스러울 수 없지요. 사실 그런 1년 미만의 기간제 일자리조차 기본적으로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치열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합격해야 얻을 수 있는 어려운 자리입니다. 해마다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다시 지원 서류를 내고 면접을 보러 다녀야 하는 서글픈 시대에 살고 있는 거지요.


작년에 한 연구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세대의 취업 성공률이 13전 1승이라고 합니다. 고학력·고숙련 인구지만 베이비부머의 취업기는 고난의 연속이라는 기사였습니다. 재취업에 성공해도 새로운 일터에서 2년을 채우지 못하는 비율이 거의 70% 가까이 된다고 하니 불안한 고용안전성이 사실 더 큰 문제인 것이죠. '중·장년 채용수요 부족' 에다가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나이를 중시하는 사회풍토' 가 있어 우리 60세 넘은 퇴직자들은 일하고 싶어도 그런 기회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시대적 변화를 인식해서인지 요즘 후배들은 퇴직 전에 나름의 관심분야에 대한 여러 종류의 자격증도 도전하고 있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퇴직 후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100세 인생을 보내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일과 취미, 돈이 있어야 합니다. 꼭 얼마라기보다는 스스로 만족할만한 정도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 직장은 꼭 정년까지 채워야 하는지에 대해서 찬반양론이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이것에 대한 저의 소년은 '굳이 정년을 다 채울 필요는 없다' 라는 것입니다. 안정된 직장에서 조기 퇴직하는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닙니다. 자녀 학비와 결혼 문제 등 금전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쉽사리 결정내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60세 퇴직하고 나면 일을 하고 싶어도 받아주는 곳이 없기 때문에 조기 퇴직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퇴직 후에도 자녀, 손자녀들에게 용돈이라도 줘야하는 등 지출이 지속적으로 되는 시기라는 것, 거기에 건강관리에도 비용이 들어가는 시기라는 것. 연금만으로는 그 모든 것을 충당할 수가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입니다.


창업 도전과 준비 그리고 현재


베이비부머 세대가 본격적으로 퇴직하면서 은퇴대란이 시작되었고, 이들 대부분은 변변한 노후대책 없이 나름대로 창업을 시도합니다. 창업이 쉽지 않은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달리 준비한 것도 없어서 퇴직금과 약간의 여유자금으로 프렌차이즈 창업이나 음식점, 다단계 업체에 무턱대로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청년 창업과 달리 시니어 창업은 보다 어렵습니다.우리와 같은 경찰공무원이 해왔던 일과 전혀 다른 성질의 일일 수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많기 때문이죠. 보다 철저한 준비와 성공하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지요. 통계청 자료나 언론보도에서 잘 나타나듯 자영업 창업자의 90% 이상은 성공하지 못하고 폐업한다고 하니, 준비하지 않은 창업은 재앙 그 자체라는 겁니다.


인생 2막은 '또 다른 꿈을 꾸어보자' 라고 맘먹고, 내 고향 제주도에 행정사업을 위해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준비를 했습니다. 해경 재직 시절 유관 경력이 있지만, 부족한 능력을 보충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교육을 수료하고, 자격증을 취득했지요. 내 고향이고, 하던 일이라서 진입장벽이 낮긴 했지만, 개업을 준비하고 개업초기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행정사의 광범위한 업무 중에서 저의 조건과 능력에 맞는 분야를 선택하고 그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누구나 현실에 부딪친 어깨에 무거운 짐을 내려드립니다. 항상 생각하고 모든 분들의 고민을 함께 풀어주도록 하겠습니다" 라는 모토로 행정사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교적 안정적인 기반을 두고, 취미나 다른 사회공헌 활동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니 나름 인생 2막을 잘 꾸려가고 있는 거겠지요.


창업에 대한 꿈이 있다면, 창업에 필요한 충분한 지식을 쌓고 밑그림을 그려놓으세요. 또 그 분야에 경험 있는 인생선배들의 조언도 빠뜨리지 않고 들어두면 좋습니다. 수십 년 동안 해경조직의 울타리 안에서 살다 그 울타리 바깥으로 밀려 나왔을 때의 막막함을 저를 비롯한 선배들도 이미 경험했고, 조급함으로 창업을 생각하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겠지요. 그러나 철저하게 준비하고 체계적인 사업전략을 수립한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면 위험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겁니다. 가급적이면 여러분의 전문 지식을 나눌 수 있는 창업을 정말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 다른 도전 : 사회복지사 -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사회공헌 활동


저는 퇴직하기 전부터 한라곰누리 적십자봉사회에서 회원들과 두 달에 한 번씩 둘째 주 토요일에 제주장애인요양원을 찾아 재능기부(색스폰 연주)와 노력봉사를 수년 간 해왔습니다. 그 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사회복지사' 공부에 도전했습니다. 행정사업을 병행하면서 무더운 여름 인터넷 강의를 듣고 과제물도 내고, 실습과정을 모두 마치고, 드디어 2021년 1월 15일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받으니 너무나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이제부터는 정식으로 사회복지사로서의 자격을 정식으로 갖추고, 더더욱 마음과 언행을 고루 조심하면서 제주 사회복지 운영요원으로 활동하게 되었지요.


인생 2막은 여러분이 관심있고,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의 일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아직까지 그것을 잘 모르겠다면 현직에 있을 때 시간을 할애하여 취미생활을 한두 가지 배워보는 것도 좋아요. 특히나 100세 시대 미래 유망 직업은 실버산업이라고 하니 마술쇼, 노래강사, 서예, 악기, 실버댄스 등 여러 가지 중 자기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여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분야의 교육을 받아 자격증과 경력이 있으면 취미활동도 하며 용돈도 벌 수 있는 재능기부형 일자리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은퇴를 앞둔 여러분에게


퇴직 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 과거를 돌아보니, 35년 해경조직에 몸담았던 일들 가령, 승진인사나 계급투쟁에 앞장섰던 모든 게 다 부질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는 과거의 자존심이나 명함 등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만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흔히 말하는 자연인입니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변하지 않은 자연은 없지요. 자연을 받아들이고 닮아가는 삶을 살아야하죠. 자연의 시간표대로 순리대로 살면 뭔가 부족한 것 같고 뒤쳐진 것처럼 느낄 수도 있습니다. 퇴직 후에는 더 이상 무언가를 소유하고 성취하는 시기가 아니라 버리고 나누는 시기가 되어야 순리대로 사는 겁니다. 순리대로 살면 삶의 질이 바뀝니다.


은퇴 후 가장 멋진 삶은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겸한 자기계발과 지식을 이웃 및 지역사회에 나누면서 약간의 소득을 얻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60세 이 후의 미래는 지금의 여러분이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어떤 그림으로 인생 2막을 채워넣을 지 고민 또 고민하고, 그 밑그림을 하나 둘 그려넣고, 실행에 옮기다 보면, 퇴직 후가 두려움과 막연함이 아니라 어떤 기대감과 설레임을 갖고 맞이하시게 될 것입니다. 후배님들의 인생 2막도 멋지게 펼쳐지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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