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 면접, 일하려는 '젊은 노인'들 줄 섰다
페이지 정보
본문
내년 일자리 사업 참여자 현장, 1백여명 '열기'... 단순한 일자리 탈피하잔 주장도
지난 24일 오전 서울 금천구 시흥5동 '공동체X경제 통합지원센터' 1층은 1백 여명의 노인들로 붐볐다. 실내는 바깥 추위와 달리 이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여러 테이블에 자리한 이들은 내년 노인일자리 참여자들로 사전에 알려준 일정에 따라 면접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 면접 시간보다 일찍 와 대기했다.
테이블에 앉은 여섯 명 대기자들은 면접에 앞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면접을 마친 사람들에게 분위기를 물어보기도 했다.
또 다른 대기자 테이블에 자리한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참여열정이 더 뜨겁게 느껴졌다. 이들은 몇 년간 자원봉사와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고 자랑했다.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 면접 참가자는 백발의 꽁지머리와 청바지까지 입어 눈길을 끌었다. 나이를 잊고 한껏 개성을 연출한 '신노년'의 모습이다.
이날 면접은 12월 초 노인일자리 참가 서류신청 접수에 이어 2차 관문이었다. 면접을 본 참가자들은 질문이 대부분 평이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서 통과되면 이르면 내년 초부터 각자 일자리 현장에 배치돼 일하게 된다.
이날 면접을 진행한 금천시니어클럽 관계자들은 참여자들의 자세와 의지, 나아가 건강상태를 주로 물었다.
또한 기존 참여자들에게는 종전 일자리가 아닌 다른 일자리도 수행 가능한지 여부를 묻기도 했다. 일하는 시간과 장소가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인일자리 참가자들은 대다수 연령이 60대 이상이었지만, 외관상 대부분 체력은 물론 정신력에서도 젊은 노인과 다름 없었다.
"노년기 고급인력을 더 잘 활용했으면"
올해 처음 노인일자리에 신청했다는 60대 후반의 한 남성은, 또래 친구들 대부분 여유가 있는 반면에 자신은 노후준비가 덜 돼 있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신청했다고 말했다.
면접을 본 70대 남성은 "내년에도 계속 일하고 싶은데 결과를 모르지만 합격하면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면접을 마친 한 여성은 "주어진 일이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는데 몇 년째 동일한 업무를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는 듯한 사람들이 일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참여자들에게 보수교육과 일자리 교육이 더 강화됐으면 한다는 뜻이다.
또 다른 60대 중반의 면접자는 "이제 노인일자리사업도, 고급인력을 더 잘 활용하는 차원의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제 노인들도 현재의 난도가 낮은 공익활동과 단순한 일자리 위주에서 벗어나 경제성장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는 집단이 됐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특히 올해 은퇴를 시작한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들이 공감하는 대목이다.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학력과 스펙을 지닌 세대로 AI와 로봇 같은 첨단기술 분야 진출에 거부감이 적다는 중론이다.
따라서 초고령사회와 출산율 저하로 경제활동인구 부족이 심각한데 2차 베이비부머 고급인력의 경험과 레퍼런스를 활용하는 노인일자리 사업 발굴은 이제 목전의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날 면접자들은 처음 일자리에 도전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올해 일자리사업에 참여한 사람들로 보였다. 이들에겐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내년에도 일할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한편 금천구는 내년 일자리에 올해보다 117명이 늘어난 1622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금천시니어클럽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노인일자리 기회가 참여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필자도 면접 대열에 끼었다. 3명과 함께 집단면접을 봤는데 다른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열정에 새삼 놀랐다.
노인일자리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 참가자는 "올해 처음 공공화장실 몰래카메라 모니터링 사업에 참여했었는데, 이를 통해 내가 사회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책임지고 있다는 보람과 사명감을 느꼈다"고 당당하게 답했다.
기사출처 : 오마이뉴스, 이혁진 기자, 2024.12.30
해양경찰퇴직지원센터 보도자료의 저작권은 해당언론사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링크
- 이전글‘경비원 월급 받는다고’ 노령연금 깎는다…감액제 폐지 논의 제자리 24.12.31
- 다음글계속고용 방안 기업이 선택하게 했더니…일본 기업 67% ‘재고용’ 쏠림 24.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