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 돌봄교사, 봉급 100만 원에도 행복한 이유
페이지 정보

본문
[퇴직 후 새 인생 개척 소시민 이야기] 지역아동센터 돌봄교사 이선숙 선생님
◈ 2023년 6월말 직장 퇴직
◈ 2024 년 3월 부천시 ○○ 지역아동센터 취업(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
◈ 자격‧면허 : 사회복지사 2급(2010년)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초·중학생들을 보호·교육하는 아동복지시설인 '지역아동센터'가 전국에 4230개가 넘는다. 센터에서 학생들을 보호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는 돌봄교사나 생활복지사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은퇴 10년 전부터 지역아동센터와 인연을 맺고 후원과 봉사활동을 계속해오다 퇴직 후 돌봄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선숙(62) 선생님을 지난 12월말 만났다.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하고 싶다면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므로 최소 퇴직 5년 전부터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 은퇴 후 소감 한 말씀 부탁합니다.
"은퇴 후 1년 동안은 최고로 안정되고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며 시간의 자유로움을 즐길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계속해서 몇십 년 간 지금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생각하니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다만 몇 년이라도 남을 위해 좀 더 보람되고, 생산적인 일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지난 10여 년간 지속적으로 후원해오던 지역아동센터에서 돌봄교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지역아동센터에서 오후 4시간 근무하면서 초등학생들의 공부지도를 하고 있어요. 매일 오전에는 개인적인 일정을 마치고 오후에 출근합니다. 여유롭게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것과 원하던 일이기에 스트레스 없이 일하면서도 약간의 용돈이 생기고, 4대 보험도 해결해주는 직장이 있음에 매일 기쁘고 감사할 뿐입니다."


- 지역아동센터는 어떤 곳인가요?
"아동복지법에서는 지역아동센터를 지역사회 아동의 보호ㆍ교육, 건전한 놀이와 오락의 제공,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연계 등 아동의 건전 육성을 위하여 종합적인 아동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지역아동센터는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보호하고 교육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맞벌이 부부가 증가함에 따라 초등학생, 중학생 자녀들의 방과 후 돌봄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 수도 증가했고, 그 역할 또한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요.
우리 센터는 센터장님 포함 직원 6명과 학생 33명, 총 39명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센터장님 1명, 사회복지사 3명, 돌봄교사 1명, 주방선생님 1명 등 직원이 있고, 추가로 아동복지교사 1명, 근로장학생 4명, 자원봉사자 2명이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공부 지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일을 하게 되셨나요?
"17년 전 같은 부서 직원이 온라인으로 사회복지사 자격증 공부를 하더라고요. 그걸 보고 젊어서부터 아이들에 대한 봉사를 꿈꿔오던 제가 은퇴설계로 사회복지사를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사이버대학에 편입했어요. 실습장소를 물색하다가 '지역아동센터'에 관해 처음 알게 되었고, 직장에서 가까운 센터에 오후 연가를 낸다든가 주말을 이용해서 실습했어요. 센터장님이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아이들이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고, 퇴직 후 저도 센터를 직접 운영해 보고 싶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교사로 봉사하는 것으로 전환하게 되었어요.
지역아동센터의 정보를 받으며 계속해서 연을 맺기 위해 후원을 지속적으로 했고, 제 직장 퇴직일이 가까워지면서 후원금액도 증액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역아동센터와의 인연을 계속해 가다가 돌봄교사 자리가 하나 생긴 것을 알게 되었고, 퇴직 후 나이가 많아도 채용 가능한지 등 여러 자격조건을 알아보면서 채용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 지금 하시는 일은 어떤 일인지 소개해 주세요.
"지역아동센터 내에는 사회복지사, 생활복지사, 아동복지사, 돌봄교사가 근무하는데 저는 아동들의 공부 지도를 전담하는 '돌봄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방과 후 센터에 오면 일정 시간 동안 일정 분량의 공부를 하도록 지도하는데 학생들이 문제(주로 수학)를 풀면서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설명해주고, 규칙을 정해서 영어 단어도 외우도록 지도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 돌봄교사를 하시면서 어떤 보람이 있었나요?
"센터에 올 수 있는 학생들의 조건이 전에는 주로 한부모, 조부모, 이주민 자녀였는데, 지금은 양부모 모두 일하는 조건이면 소득과 관계없이 센터에 들어올 수 있어요.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자녀들이 많아요. 이 중에서 부모의 무관심으로 초등학교 2학년인데도 불구하고 한글을 전혀 모르는 학생이 있어요.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붙들고 한글을 꾸준히 가르쳐서 자음, 모음 등 기초 공부를 완료하고 응용하는 단계를 공부하는 과정에 있어요. 5학년생이 간단한 기초 수학문제 푸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빨리 푸는 방법 등 공부하는 요령도 알려줬더니 많이 좋아졌어요. 또 1학년생이 한글 철자를 거꾸로 쓰고 있어서 바르게 쓰도록 쫓아다니며 올바른 글쓰기 법을 알려줘서 제대로 쓰게 하는 것 등 아이들이 특별한 반항 없이 잘 따라와 주고 변화되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 월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요?
"센터의 살림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어요. 매일 4시간 근무로 월급은 주·월차 수당까지 포함해서 백만 원이 조금 넘는데, 4대 보험 공제하면 98만 원 정도 돼요."
- 은퇴 후 가족 월평균 생활비는 얼마인가요?
"은퇴했어도 여전히 만나는 사람은 그대로이고 경조사비도 많고 또 의외의 경비도 많아서 퇴직 전 생활비와 큰 차이가 없더라고요. 문화생활과 여행경비까지 포함하면 월평균 생활비는 6백만 원 이상 지출하는 것 같아요."
- 이 직종의 전망과 앞으로 언제까지 근무하실 계획이신가요?
"출생률 향상을 위한 국가적 노력이 계속되는 한, 아동에 대한 지원 역시 꾸준하게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경기도청의 돌봄교사 예산 지원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이나, 센터에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실습 오는 젊은 분들이 돌봄교사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아요. 직장 내에서 서열이 가장 낮은 제가 나이가 가장 많아서 미안한 맘이 있기도 해요. 그들에게 도움 되고 필요한 일원이 되려고 최선을 다하며 향후 몇 년간 더 다닐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돌봄교사 일을 하고 싶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돌봄교사는 특별한 자격증이 필요한 직업은 아니지만,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다면 도움이 돼요. 지역아동센터 돌봄교사에 관심이 있다면,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실습을 통해 인연을 맺거나, 주말이나 주중 오후 1회 정도 지속적인 자원봉사로 인연을 맺고 후원하는 등 좋은 관계를 이어가며 정보를 얻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은퇴 후 평소 인생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현실 조언이 있다면?
"많은 자격증이 있어도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자리는 60세 이후에는 취업이 어렵기에 계속해서 더 일하고 싶으시면 본인이 하고 싶거나 가능성 있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정보를 얻는 등 최소 퇴직 5년 전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퇴직하고 보니 직장 다니면서 운동 등 건강관리 못한 것이 지금에 와서 몸에 나타나고 있어요. 건강하지 않으면 기회가 와도 잡을 수가 없으니, 건강관리에 우선적으로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그간 본인과 가정을 위해 반평생 경제활동을 했다면 퇴직 후에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경제활동을 실행한다면 마음의 풍요로움과 행복이 가득한 삶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날마다 일어나는 소소한 행복과 기쁨은 은퇴 후 저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기사출처 : 오마이뉴스, 김부규 기자, 2025.01.13
해양경찰퇴직지원센터 보도자료의 저작권은 해당언론사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링크
- 이전글35년 공직 마치고 '간호학 도전'….81학번 퇴직공무원 '새내기' 된 사연 25.03.05
- 다음글'투잡' 뛰는 직장인들...부수입만 2천만원 넘는 월급쟁이 80만명 25.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