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자기(自暴自棄)가 아니라 7전8기(七顚八起)를 선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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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호님은 중부지방해양경찰서에서 2019년 6월 정년퇴직하셨습니다. 퇴직 후 급작스런 변화들로 인해 적응기간이 다소 필요했으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여러 문들을 두드리셨습니다. 수차례 낙방의 고배를 마신 후, 결국 가장 잘 아시고 가장 좋아하는 해양안전 관련 일을 하게 되셨습니다. 여기 칠전팔기로 거듭나 장차 전국 최강 민해대 강사를 꿈꾸고 계신 조범호님의 생생한 도전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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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의 찾아온 변화들
2019년 6월 말 40년이라는 긴 공무원 생활을 무탈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이제는 구시대 용어가 된 ‘통신축선상 대기’와 같이 언제든 전화를 받을 수 있도록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이 마음 편히 쉬면서 전국을 여행하거나 동창회나 동호회를 다니면서 사람들과 소주 한 잔 나누며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면서 나이 들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퇴직 후 두 가지 현실을 직면하자 3개월 만에 이런 안일한 생각이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우선은 건강보험 자격이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서 연금수입에서 지출 부담이 크게 증가한 것이죠. 그리고 사실은 이 부분이 더 중요한 데, 의료기술과 개인보건위생의 발전으로 공무원으로 살아왔던 40년 기간 만큼이나 운이 나쁘면 앞으로 40년 즉 100세까지 살 수도 있다는 전문가의 말씀을 들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놓여있는 인생 2막을 위해서 직업을 갖거나 어떤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지낸다면 그야말로 살아도 사는 게 아니겠구나 생각하니 일종의 위기의식을 갖게 되어 재취업에 도전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막연한 낙관과 기대는 위험하다
그 이후로도 약 1년 이상 내 자신의 능력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고, 어떤 준비나 노력 없이 다 잘될 거라는 믿음으로 그저 상황을 낙관하며 지냈던 것 같습니다. 퇴직과 함께 찾아온 변화나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막연히 ‘좋아 질 거야’ ‘잘 되겠지’라고 착각한 거지요. 처음에는 체력에 자신이 있기도 하고 건강관리도 할 겸 평행봉과 60대 조기축구클럽에 속해서 강한 체력을 과시하기도 했으나, 준비운동을 하다 인대부상을 입기도 했고, 학교당직전담실무원에 여섯 번이나 도전했으나 ‘경력 없음’으로 번번이 낙방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나름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강하다고 자부했건만 이렇게 여지없이 무너지고 자신감을 상실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한 동안 무능과 무기력의 늪에 빠져 위태롭게 지낸 것 같았습니다.
감사하게도 이런 늪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해양경찰퇴직지원센터에서 도움의 손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양 센터장님께서 다양한 취업정보를 보내주시면서 차츰 재취업에 대한 도전정신과 용기를 가지게 되어습니다. 해군과 해경에서 반평생 몸담고 지낸 탓인 지 여러 정보 중에 해양관련 일자리 정보를 접하면 가슴이 요동치곤 했습니다. 센터에서는 해양안전협회 주관 해양안전교육강사 양성과정 교육 정보를 제공해주어 두 주간의 교육 수료 후 해양안전교육 강사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향후 연수구청 주관 청소년 해양안전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연수구청에 청소년 안전교육관련 재능기부도 신청하도록 권유해주었습니다. 코로나 상황 발생과 장기화로 제대로 활동을 하지는 못해서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2021년 3월, 칠전팔기(七顚八起)로 거듭나다
일하고자 하는 의욕은 넘쳤으나 번번이 취업성공의 벽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짐에 따라 초조함과 불안감이 엄습하여왔으나, 그럴 때마다 퇴직지원센터에서 다시금 도전해볼 채용정보를 전해줬습니다. 21년 3월 초 한국해양구조협회 주관의 민간해양구조대 교육훈련강사 모집공고를 전해줘서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서류를 준비했습니다. 예전에 다른 곳에 지원했을 때처럼 양 센터장님께서 지원 서류 중 까다로운 부분인 자기소개서 작성에 도움을 주셨고, 이후 실기평가와 면접관련 노하우를 알려주셨습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집체교육이 안되어 대신 Zoom 화상으로 [구직기술 특강]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서류 합격 후, 신체 및 체력검사는 물론이고, 여수 해양경찰교육원에서 5일간 합숙훈련을 받고 강의발표, 구술문답 등 수 차례 평가를 치른 후 좋은 성적으로 최종합격했습니다.
그렇게 작년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그리고 올해 5월부터 현재까지 중부지방해경청 소속(4개 광역 지부/ 4개 해경서 관할 파출소별)의 민간해양구조대원들에게 해양안전관리 및 구조관련 출장 현장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집체교육이 불가하여 실적이 저조했던 적도 있으나, 구조협회지부와 해경서 실무자들의 지원에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소기의 교육 목표를 달성해가고 있습니다.
전국 최강 민해대 전임강사를 꿈꾸며
저는 2년차 민해대 강사(‘민해대’가 마치 무슨 대학이름 같기도 합니다만, 민간해양구조대의 약자입니다)로서 제 2의 인생을 활기차게 보내고 있습니다. 부족한 능력의 강사지만 다행히 전국 지역 지방청별로 10여 명의 강사들과 사전 강사교육을 통해 자료도 교류하고 있어 제 힘만으로는 역부족인 강의 자료 제작에 도움도 받고 강의스킬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혼자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갈 수 있다’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귀한 경험도 하고 있습니다.
해군과 해경에서 중간관리자로 다양한 교육훈련을 진행하고 교관 직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으나, 전문적인 강사로서의 역량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여러 업무들로 책과 거리를 두었다면 이제는 매일 매일 시간을 내어 책을 들여다보고,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을 축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사의 자신감은 충분한 강의 연구와 연습에 비례한다고 하니, 아직까지는 경력이 짧은 풋내기 강사지만, 하루하루 보고 배우고 익히고 연구해서 올해보다 내년에는 더 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가까운 미래에는 경험과 역량을 두루 겸비한 전국 최강의 강사가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다만 나이에서 오는 체력적 한계로 적절한 휴식과 평정심을 유지하기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자주 기억하고 지냅니다.
다시금 제가 제 2의 인생에 도전하도록 기회와 용기를 주신 퇴직지원센터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그 보답을 하는 의미로 대한민국 해양안전을 위해 역량있는 해양구조협회 전문강사로 전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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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신호님의 댓글
김신호 작성일
중부권 민간해양구조대 강사로 열심히 활동하시는
조범호 선배님을 응원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해경퇴직지원센터님의 댓글
해경퇴직지원센터 작성일조범호님. 끝까지 부딪혀 보는 모습 많이 배웁니다. 멋지십니다^^
퇴직지원센터(부산 자문관)님의 댓글
퇴직지원센터(부산 자문관) 작성일인생 2막 활발한 활동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